이번 ‘연대의 길을 묻다’는 3차 포럼 토론으로 진행된 내용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전북평화와 인권연대’라는 단체명 자체가 연대를 목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은 시간이 되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단체를 넘는 개개인 활동가들의 자기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단체간 연대에서 개인의 입장보다는 단체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것이나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단체 입장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 등의 한계에 대해서는 씁쓸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문득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다. 연대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하고 구성하고자 하는 사회와 미래와 인간의 가치로 삶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다 가치가 있고 존중해야 한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재벌이나 기득권의 특권을 존중해야 하는 것인가? 결코 그래서는 안되기 때문에 운동이 존재하고 보편적 인간의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그 물음들이 새로운 인권의 의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연대는, 특히나 내가 추구하는 연대는 인간 개개인들이 함께 살기 위해 관계 맺는 방식에서 부터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사회적 약자에게 그들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권리가 사회에서 인정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회가 미래를 향해 조금 더 보편적인 인간의 존엄과 평등, 보편적이지 않은 삶의 방식의 인정과 조화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연대는 꼭 필요한 것일까? 연대 없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
운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공동선이라 표현될 수도 있고 모두의 자유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안 되고 어느 한 단체나 조직만으로도 안 되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이 서로 차별 없고 평등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노력은 어느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상호 적인 관계와 합의와 노력 하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는 피상적인 선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절실함 그 자체일 것이다.
그래서 연대는 함께 살기 위한 관계맺기 방식이자 인간들의 삶의 양식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삶의 목적과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연대를 잘 이루기 위한 시작이지 않을까.
그것이 잘 되길 희망하는 바람 역시 그러한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확인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소통하는 것이 인간들의 기본적 관계 맺는 노력과 방식이다.
개인과 개인들의 관계맺기는 성숙한 개인주의자들 간의 관계에서만 가능한 문제일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도 단정하지 않고, 개인과 집단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드러내고 차이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 그리고 관습적이고 익숙한 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을 우리는 ‘소란한 연대, 낯선 연대’라 부른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구성되고, 실현되고 성찰되는 것 역시 관계 속에서 확인되고 성장되는 것이 아닐까. 연대는 경계 넘기다. 연대는 상대의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소통하고 당사자의 입장에서 나의 요구와 욕망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권력지양적인 방식으로 개인의 소통과 관계맺기에 대한 인간적 신뢰의 노력을 쏟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윤정아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사무국장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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