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바우처 제도

이버들_에코에너지 [35] 이버들l승인2008.01.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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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TV를 틀었을 때, 안도현 시인이 출연한 TV 광고를 볼 수 있었다. 시인의 광고 출연이 낯설었지만 시인이 직접 읽어주는 시 구절이 운치 있게 들려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함부로 차지 마라’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시 구절은 인스턴트 연애법이 난무하는 요즘 세태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듯 하다. 가슴으로 상대를 대하기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와 흥미로 쉽게 선택했다가 쉽게 버리는 인스턴트 연애에는 사랑이라는 진정성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탄’이라는 구절이 들어가서일까. 안도현 시인의 시 구절을 들으면,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가 생각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살을 에는듯한 추위 속에 겹겹이 쌓여있는 연탄재들로 가득한 골목길에 서서 보고픈 이를 미친 듯이 기다리는 가난한 청년의 모습이 시 구절에 녹아있다.

신경림 시인이 시를 썼던 당시의 1980년대 청년은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의 모습 속에서 취업과 경쟁으로 힘들어하는 요즘 88만원 세대의 모습도 포개져 보인다.

연탄은 가난으로 대표되곤 한다. 쾌쾌한 먼지와 연기가 고통스럽고 자주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낮은 가격에 연탄이 선택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연탄 공장도가격은 정부 고시 가격으로 묶여있어 17년 동안 단 한 차례만 가격을 상승했다. 서민연료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절반 가까이 연탄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주어 장당 평균 300원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탄 소비는 해마다 증가해 작년의 경우 190만 톤 가까이 사용되었으나 이 중 100만 톤 이상은 영세가구가 아닌 화훼농가나 식당 등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세가구 지원 목적이었던 연탄 가격 안정화 정책은 기존의 목적을 살리지 못한 채 천문학적인 세금만 쏟아 부었던 격이다.

에너지원 왜곡 개선 기대

결국 정부는 연탄 보조금을 줄이기로 잠정 결정했다. 작년 연탄 1장당 40원이 오른데 이어 올해 4월 19.6%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연탄 가격 지원의 간접 방식으로는 영세가구 지원에 한계에 있고, 오히려 에너지원의 시장질서만 왜곡되기 때문이다.

영세가구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쿠폰형태로 지원되는 바우처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간 1천200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던 연탄 보조금을 직접 지원형태로 바꾸면 절대 빈곤층뿐만 아니라 차상위 계층까지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 조정과 합의로 참여정부가 2년여 동안 공들여 마련한 바우처제도에 인수위가 숟가락만 올려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지원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와 목적에 맞도록 잘 추진되길 바란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차장

이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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