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등뼈 혼입’ 축소·은폐

“주미대사관·농림부·청와대까지 개입” 이향미l승인2008.01.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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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위험물질(SRM)인 등뼈가 섞인 원인을 축소·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미국 정부는 ‘검역 시스템의 한계’로 주미 대사관에 보고했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작업자의 실수’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림부와 주미대사관이 미국산 쇠고기에 등뼈가 섞인 원인을 축소·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민변이 농림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소송을 통해 각종 대외비 문서가 확인되면서 이뤄졌다.

지난해 7월 29일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위험물질로 지정돼 수입이 금지된 등뼈가 발견되자 농림부는 검역중단조치를 내렸다. 농림부는 이어 지난해 8월 24일 미국 농무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작업자의 실수’(human error)이므로 높은 제재인 수입중단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8월 15일 주미 한국대사관도 “해당 작업장 고장 및 작업인부의 실수”라고 결론짓고 청와대에 대외비로 보고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8월 14일 미국 정부가 주미 한국대사관에 전달한 조사보고서 원본에 따르면, 당시 미국 농무부는 “작업장의 효과적인 관리통제 결핍이 사고의 근본원인”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또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감독국(FSIS)의 검사 때 수출품은 이미 봉인된 상태로 제출되기 때문에 외관검사로는 적발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작업장 관리통제 및 수출검역 시스템의 허점을 미국측이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농림부의 이러한 축소·은폐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민변은 “농림부는 ‘일부 상자들이 파손돼 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했으나 이는 애초 미국 측 보고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송기호 변호사는 “단순한 해석 차이가 아니라 명백한 축소·은폐로 봐야 한다”며 “한미FTA 조기 비준을 위해 미국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을 중단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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