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향후 5년 정책 향방이 인수위 활동이 종반을 넘어서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개혁진보 진영은 각 분야 정책을 전망하며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www.eplatform.or.kr)은 최근 ‘이명박 정부 5년 쟁점과 전망’을 발표했다. /편집자

‘금융화 저지’ 진보 최우선 과제로
[금융] 금융-신자유주의의 핵심동력 관심 필요

이명박 당선인의 금융정책 키워드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금융회사로 바꿔야한다”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이익창출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금융기관의 산업적 성격을 전면에 부상시킴으로써 향후 금융정책 추진과정에서 금융의 공공재적 성격과 기능을 강조하는 진보진영과의 힘겨루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적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금융을 산업적 관점으로만 접근하려는 시도는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화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 당선자가 정치 사회적 여건 상 더 큰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자본의 입장 적극 대변

이명박 당선자 금융정책의 주요 원칙 및 방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네거티브시스템 도입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민간시장 확대를 위하여 국책금융기관의 민영화를 조기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의 세부 내용은 열거주의 방식(포지티브 방식)의 금융감독 체계를 포괄주의 방식(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함으로써 금융관련 각종 규제를 철폐함과 동시에 금산분리 정책을 완화하여 산업자본(비금융자본)의 은행진출을 단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금융부분으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을 도모하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민간시장 확대를 위한 자율화의 주된 내용은 국책은행 민영화를 통하여 국책은행과 민간 은행의 중복 영역을 폐지함으로써 금융시장 확대와 금융 빅뱅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규제완화와 국책은행 민영화

결국 신자유주의 금융화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현 시점에서 사회적 동의를 논리적으로 조직해 낼 수 있는 몇 가지 현안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교적 쉽게 시민사회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금융부분 현안에는 금산분리 및 국책은행의 민영화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완화, 헤지펀드 허용 문제 등으로 판단된다.

삼성 비자금 사건도 금산분리 완화 반대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 비자금의 차명계좌 운용을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도와준 사례를 통하여 금산분리 원칙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대재벌이 은행을 마음대로 조정할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한진 새사연 진보금융네트워크 준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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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 포퓰리즘 공존
[민주주의] 민주주의-진보, 충분한 자기반성 기회

정책은 기본적으로 정치적으로 관철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작고 효율적인 친기업적 정부를 지향하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정치’는 과연 어떠한 형식을 띠게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첫째, 이명박 정권은 한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권력구조를 확립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이명박 집권 5년 동안 정치는 지속적인 탈정치화의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재벌 CEO 출신답게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정치 과잉이 정치위기를 초래했다는 진단 하에 ‘여의도 정치 청산’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정당정치 근간 위협할 수도

셋째,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제왕적 대통령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그 결과 정당정치가 후퇴하여 전문가 통치가 전면화될 것이다. 이미 인수위원회는 국정조정기능을 내각으로부터 청와대 비서실로 이관하여 청와대의 역할을 강화하는 구상을 내세웠다. 이는 재상정치보다는 육조직계제를 선호하는 이명박의 통치스타일과 결합하여 제왕적 대통령의 지배를 부활시킬 것이다. 노무현 정권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관료주도형 행정과 정치가 온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이명박 정권에서는 단기적 실적 위주의 정책이 정치과정을 지배할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사회의 민주화가 완성되었다는 암묵적 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다섯째,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신보수주의적 정치관이 전면화 될 것이다. 또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사회를 87년 체제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17대 대선은 분명 정권교체이다. 그러나 97년 체제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는 신자유주의적 정권 간의 권력 승계로 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관한한 그 속도와 관철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었던 데 불과한 기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태내에서 탄생한 것이다.

제왕적 정치, 전문가 정치가

그러므로 진보세력의 입장에서는 민주평화개혁세력이라 불리는 중도우파세력과 확실히 단절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확보할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리 낙담할 이유가 없다. 지난 잃어버린 10년이 5년 더 연장되었고, 진보세력이 아직 독자적인 수권 능력이 없다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충분한 자기반성이 필요할 뿐이다.

엄관용 새사연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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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거점 만들어야 한다
[농업] 국민과 함께하는 노력 모색

연일 뉴스의 중심이 대통령직 인수위에 모아지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정부조직을 15부 2처로 개편 할 것이라고 하는데 농림부는 해수부와 통합해 농수산해양부로 개편할 모양이다.
농업분야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의 농업정책을 국내적으로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2008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에 ‘농업경영체 등록제’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농가별로 농지이용 정보와 축산현황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농가를 관리하는 제도다. 원래는 농가등록제라는 명칭으로 추진이 예정돼있었는데 농민들이 반발하니까 농업경영체 등록제로 이름을 바꾸어 시행하려는 것이다. 소위 농민 개별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다.

농업도 ‘선택과 집중’

문제는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시장과 실용' 만으로는 결코 한국 농업을 구원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참여정부의 농업정책이 실패한 것은 시장주의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시장정책이 실패한 결과다.

시민사회신문DB

이명박 정부의 '시장과 실용' 만으로는 한국 농업을 구원 할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한농연 주최 한미FTA반대 집회 모습.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없다면 농민운동은 과연 농업을 구원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농민운동의 의제가 과거 지향적이며 점차 고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젊고 새로운 방향으로의 의제전환과 실천적 연대가 없다면 농민운동은 국민적 냉소의 늪으로부터 쉽게 빠져 나 올 수 없을 것이다. 농민운동의 구호가 늘 ‘000을 반대한다!’, ‘000을 저지하자!’로 마감되는 이상 새로운 비전은 없다.

물론 2월 임시국회에서 한미FTA 국회비준을 저지하기 위해 농민운동은 헌신적으로 싸워야 한다. 딜레마다. 쉴 틈을 줘야 대열도 정비하고 평가도 하면서 미래를 설계할 텐데,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으로 농업을 압박하는 저들과의 싸움이 힘겨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농부가 밭을 탓 할 수는 없는 법이라 했으니 싸우면서 건설 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싸우면서 비전을 만들고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

미래지향적 의제 지향

농민운동이 농업을 구원하자면 농민운동의 의제와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과거 지향적, 방어적 의제에서 공세적, 미래지향적 의제로 의제의 전략적 노선 전환과 투쟁대상의 과학적 설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농민운동의 의제와 방향 전환이 도시소비자, 젊은 세대, 환경단체, 학계, 진보적 개혁적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지지와 호소력 발휘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강민수 농민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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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등급제 후 기여입학 시간문제
[교육] ‘그들만의 학교’가 온다

이명박 식 교육정책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교육 쓰나미’라며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과연 그의 일기예보는 정확할까.

이명박의 교육정책 방향은 고교 다양화, 대학입시 자율화, 영어 사교육의 공교육 흡수로 요약할 수 있다. 자율형 사립고를 100개로 대폭 늘리고 그동안 교육부가 쥐고 있던 대학입시 권한을 대학에 넘겨주겠다는 것인데 이 점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우려는 이해가 가는데 그렇다면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은 안녕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누구도 쉽게 실마리를 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에 고통 받고 국민들은 학벌의 노예로 전락했다. 2008년 올해 사교육비의 규모가 교육부 예산인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 자료도 있다. 입시보습학원의 수는 이미 3만개를 넘어 섰고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사교육비 30조원 예상

이 때문에 이명박의 교육정책을 노무현의 교육정책과 비교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연장, 확대’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현재 교육정책의 뿌리와 줄기를 점검해보면 상당히 근거가 있는 말이다.

고등교육과 초중등교육이 별개로 가는 외국과 달리 대학입시제도에 의해서 초중고 교육이 직접적으로 종속되는 우리나라에서 대입자율화는 사교육비 증가 뿐 만 아니라 교육의 근간이 뿌리 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가 고등학교도 박정희 때부터 유지되어 오던 평준화의 틀이 깨지게 되면 심각한 고등학교 입시 경쟁에 내몰릴 것이다.

한발 더 나가 보자. 대학입시자율화라는 그럴듯한 말 속에는 검은 얼굴이 숨어 있었다. 고교등급제가 그것이다. 그동안 고교등급제는 금기의 대상이었다. 오죽하면 이회창 후보도 ‘연좌제’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을까? 재작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결과에 의하면 고교등급제를 찬성하는 학생 학부모는 19%에 불과했다. 반대는 두 배가 넘었다. 학생의 53%, 학부모의 44%가 반대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길

아직은 대학도, 한나라당도 말은 못 꺼내지만 대학이 입시의 전권을 쥐고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고 나면 반도덕적인 기여입학제가 고개를 내밀 것이다. 이쯤 되면 앞으로 교육은 사회양극화의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사회는 점점 그들만의 세상이 되고 학교는 우리학교가 아니라 그들만의 학교로 탈바꿈할 것이다. 너무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큰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부디 그러지 않기를, 교육이 희망의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이원영 최순영의원 정책보좌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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