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환경 참사를 낸 삼성중공업이 법원에 책임을 전면 부인하는 의견서를 제출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서산지원에 낸 의견서에서 “선박 충돌사고는 허베이 스피리트 유조선 쪽의 안일한 대응으로 발생했다”며 “삼성중공업은 예인선 선원들과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고 항해와 관련된 부분은 예인선 선원들의 독자적인 업무 범위에 속한다”고 밝혔다.

서해안 지역 주민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들의 즉각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자신들의 형사상 책임을 부인하는 행위는 수만명의 생존터전을 하루 아침에 앗아가고 수십 년이 흘러도 회복되기 힘든 환경재앙을 불러온 1차 책임자로서 지극히 비도덕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삼성의 혐의부인과 관련해 참여연대는 “풍랑주의보 예고에도 예인선 무게의 수십배가 넘는 크레인을 철사줄 2개로 끄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출항했다는 점, 충돌 1~2시간 전에 이미 유조선과 충돌에 대한 경고를 받았음에도 회항 등의 조치를 포기하고 항해를 계속한 점은 검찰 수사에서 엄연히 밝혀진 사실”이라 지목했다. 또 고용관계와 관련해서도 “삼성이 하청관계를 통해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며 “항해일정 및 계획을 정하고 선장과 선원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어 삼성의 책임은 명명백백하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도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이 지난 사과문에서 자신의 중과실을 부인했고 이번 의견서에서는 한술 더 떠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국민기만’”이라며 “‘가해자 무한 책임’을 요구하는 피해지역 주민에게 안하무인으로 일관하는 것은 도의적 책임도 포기한 일”이라며 비판했다.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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