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경제 살린다’ 명목하에타자 자유 침해 모두 묵인”

“친기업적이란 명목으로 기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북돋우는 것은 좋은데 부정적인 측면까지 감싸고 도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하에 불공정 거래나 비리 등 타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까지 모두 묵인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실련 공동대표 이·취임식에서 신임 공동대표 중 한사람인 강철규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가 이명박 정부를 향해 뼈 있는 충고를 해 주목받았다. 참여정부에서 초대 부패방지위원회 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강 교수는 이날 작심한 듯 이명박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경실련

지난달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실련 공동대표 이취임식에서 제10대 신임 공동대표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강철규 서울시립대 교수, 김성남 변호사, 김용태 변호사.

강 교수는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정의는 시민의 자유 확대와 부의 확대를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 작금의 현실은 그동안 애써 이룩한 경제정의의 틀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7% 경제성도 허구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 5% 이하가 정상이라는 것이다. 7% 성장은 불가능하고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특정연도에는 가능해도 그 후 후유증이 심각해 중장기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7% 경제성장 약속은 국민을 속이거나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린다는 정략적 구호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와함께 강 교수는 “아직도 건재한 재벌의 순환출자 등에 의한 편법지배를 묵인하려 하고, 형해만 남았으나 재벌견제의 상징성이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대안도 없이 폐지하려 하고 있다”며 “산업자본의 금융지배의 길을 트려하는 금산분리의 원칙 완화 등을 추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창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교수는 “일자리 창출은 시민의 자유와 부의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하고 이는 전통산업보다는 서비스업,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전통산업의 자본집약-노동절약 투자보다는 기술혁신에 의한 신규투자에서 이뤄질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인수위의 과학기술부 폐지 등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강철규 교수를 비롯 이근식 교수(서울시립대), 김성남 변호사, 김용태 변호사가 경실련 신임 공동대표 취임식을 가졌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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