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 경찰병력 철수하라”

시민사회, 상경 항의집회 및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8.05.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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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평화의 봄날…“소성리에 가해진 거대한 인권침해를 당장 중단하라”

600일 넘게 평화를 외쳤다. ‘대결 말고 대화하라’고 외쳤고 ‘전쟁 말고 평화협정’을 외쳤다. 600일의 외침과 기다림 끝에 남북이 대화하고 북미가 대화를 하며, 평화협정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소성리에 내린 것은 평화의 꽃비가 아닌 한 겨울 칼바람 같은 계엄령이었다. 

▲ 5월 9일 소성리 경찰병력 철수를 요구하는 경찰청 앞 항의집회 모습이다. <사진=참여연대>

2017년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한 땅이 미군 땅이 되더니 수백명의 군인이 들어오고 미군은 울부짖는 주민을 조롱했다. 수천명의 경찰이 마을에 주둔하며 이장님댁과 부녀회장님댁을 사찰하고 마을의 일거수 일투족을 통제했다.

지난해 6월 그나마 촛불 들어 탄생시킨 정부가 마을에서 경찰을 대폭 축소하였으나, 올해 4월 남북이 만나기 일주일 전 또 다시 수천명의 경찰이 마을을 점령했다.

마을 주민은 대부분 70~80대 노인들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어른들에게 제복 입은 사람들은 존재 그 자체로 트라우마를 일으킨다. 더군다나 5차례에 걸친 거대한 폭력을 일으킨 이들이 24시간 마을 곳곳에 배치되어 빨간 경광봉을 흔들며 마을을 순찰하고 다니는 모습이 정상적인 시골마을의 모습입니까?

그리고 경찰버스의 공회전이 뿜어대는 배기가스는 이곳이 광화문 한복판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게 하며, 배기가스 때문에 과수에 날아 들어야할 벌, 나비가 보이지 않는다. 

아침, 저녁으로 진밭교에서부터 마을회관, 그리고 1km 정도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집 앞 모든 도로를 봉쇄하여 창살 없는 감옥이 된 이 마을에 인권이란 것이 있을까요?   

묻고 싶다. 이 마을은 잠재적 범죄소굴입니까? 북핵 핑계로 온갖 불법과 편법을 통해 주민의사 한번 묻지 않고 타국의 전략무기를 배치하면 피해 당사자 주민들은 조용히 받아 들여야 할까요?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저 사드가 빠질 때까지 우리는 경찰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잠재적 범죄마을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뜻일까요?

▲ 5월 9일 소성리 경찰병력 철수를 요구하는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의 모습이다. <사진=참여연대>

우리는 소성리에서 경찰병력을 당장 빼기를 원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내려진 계엄령과 같은 상황이 중단되기를 원한다. 한반도 평화의 봄날에 작은 마을에 가해지는 거대한 인권침해를 중지하기를 원한다. 성주 소성리, 김천, 원불교도 지난 600일과 같이 한반도의 모든 국민과 함께 서로를 얼싸 안으며 평화의 만세를 외치길 원한다. 

이런 가운데 성주, 김천 주민들은 사드 부지 공사 강행을 위한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 항의하고 특히 소성리에서 경찰병력 철수를 요구하기 위해 9일 오후 1시 경찰청 앞 항의 집회와 또 오후 2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 항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항의서한>

소성리 경찰 병력 철수를 요구합니다

지금 소성리에서는 마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경찰병력으로 인해 주민들은 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일상생활의 피해 또한 심각한 상황입니다.

줄지어 서 있는 경찰버스들의 공회전으로 인한 소음과 배기가스, 1,000여명의 경찰이 버린 오물과 쓰레기, 노상방뇨로 인한 악취로 온 마을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길을 막고 서있는 경찰들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다고 노선버스 기사가 소성리 운행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새벽녘에 경찰차의 싸이렌 소리 때문에 잠옷을 입고 뛰쳐나오는 등 바쁜 농사철이라 심신이 힘든 농민들이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지난 4월 23일 국방부가 경찰병력 3,000명을 동원하여 마을주민과 연대자들을 폭력적으로 짓밟으며 사드기지에 공사장비와 자재들을 반입한 후 공사 인부들의 출퇴근 통로 확보를 빌미 삼아 경찰이 소성리 일대를 점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국방부는 미군 관련 차량은 일체 마을회관 앞길로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또다시 경찰을 앞세워 주민들을 끌어내고 미군 공사 장비들을 통과시켰습니다.

계엄지역인 양 경찰들이 마을을 에워싸고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검문하는 상황을 우리는 언제까지 견디고 있어야 할까요? 북핵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협정이 논의되는 시점의 정세에 맞게 사드를 철거하고 소성리 마을의 평화를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 주민들을 위협하고 검문하며,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경찰병력 철수를 강력히 요구한다.

-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미군의 입장을 비호하는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2018년 5월 9일

소성리/ 노곡리/ 월명리 주민 일동

사드철회평화회의(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울경대책위원회(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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