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만큼 출범 20년을 눈앞에 두고 지난 30일 새롭게 출범한 경실련 신임 공동대표 4명의 어깨는 무겁다. 이명박 정부로의 정권 교체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경제정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출범한 경실련이기에 더욱 기대가 간다. 이명박 정부에 경제정책의 기본원칙을 유지하고, 말 그대로 합리적이고 실사구시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경실련에 있다. 그리고 이날 취임식에서 일성으로 나온 말을 기억해야 한다. 친기업적인 것은 기업의 긍정적인 면을 북돋우고 부정적인 측면을 과감히 척결하는 것이어야 하며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자유 경제를 보장하되 공정한 경쟁이 되게 하여 건강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곱씹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와함께 경실련 자체적으로 비판도 나오는 문제지만, 특정정당 국회의원 배출단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경실련이 아무리 비당파성과 비정치성을 기치로 내세운다지만 국회에 진출해 있는 의원 면면을 보면 이 말이 조금은 무색해진다. 이를 보고 일부 시민운동이 경실련을 보수단체로 오인하는 뼈 있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말 그대로 경실련은 실현가능한 합리적 대안제시, 비당파성 견지, 합법적이고 평화적 운동 전개,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형평을 동시에 이뤄 균형과 조화를 원칙으로 하려면 당면과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 시민단체 본령을 충실히 지켜왔고 앞으로 유지하려는 높은 정신이 있기에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우리는 누가 뭐라해도 경실련 본령은 경제정의에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강철규 신임 공동대표가 지적했듯이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는 등을 감시하는 등 경실련의 바로미터가 곧 경제정의여야 한다는 것이다. 되살아나려는 부동산 투기, 재벌의 반칙 출자, 정경유착 근절에 대한 감시활동을 통해 잘못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바로고침을 위해 강력한 비판과 감시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시민운동은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기업의 자유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는 완화하되, 시장의 규칙은 바로 세우는 활동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철규 공동대표가 엘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해 “기업은 100마일, 정부는 25마일, 시민단체 등은 90마일의 속도를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둘이 합치면 125마일로 시민단체를 크게 추월한다. 시민단체가 피나는 자기노력이 없으면 항상 뒷북치게 마련”이라고 한 대목이 그래서 눈길을 끈다.
이제 경실련은 4명의 신임 공동대표와 사무총장 등 새로운 조직이 꾸려졌다. 덜 성숙된 사회를 완성도 높은 사회로, 이정표 잃은 권력에 대해 방향타를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채찍을 가해야 한다. 실사구시 정신으로 경제정의와 사회정의를 위해 매진하려는 경실련의 새 진용에 거는 기대가 유난히 큰 이유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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