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국방옴브즈만

애초 취지 무색 심재훈l승인2007.05.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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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연천 총기사고와 논산훈련소 인분 사건은 군인권이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다는 적신호가 돼 국민 여론을 자극했다. 이에 정부는 같은 해 7월 병영생황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병영문화개선대책위원회를 구성, 각종 대책들을 제시했다. 이후 사병급여인상, 병영시설개선 등 일부 부분에서 복지가 개선됐다.

하지만 시민사회가 군인권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제도로 도입을 주장했던 국방옴부즈만은 처음 취지보다 후퇴해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군사소위원회를 신설하면서 군인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수준으로 정리됐다.

독일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방옴부즈만은 의회에 의한 군 통제제도이자 청원기관으로써 역할을 하는 제도다. 연방의회에서 과반수 이상 투표로 선출된 국방감독관을 대표로 하는 연방공화국 자체 소속 기관이며 군인 기본권 보호를 주요 임무로 수행한다.

국가고충처리위원회 관계자는 2003년 7월 참여정부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행정개혁 로드맵에서 전문 옴부즈만 제도가 제시되면서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국방 옴부즈만 제도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탄 시기는 병영문화개선대책 보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방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가 협의해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한 2005년 10월이다. 실제로 국방부가 국방옴부즈만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물증을 찾긴 힘들다.

병영문화개선대책위원회에서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위원들은 국방옴부즈만 도입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차관 등 정부위원들은 옴부즈만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식안건이 아닌 소수의견으로 보고서에 첨부돼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며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로 국방부 차관 등이 독일을 방문하는 등 타당성 검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차관의 독일 방문 등을 통한 실사작업은 이뤄졌지만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형식적인 작업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위원회 민간위원은 “국방 개혁 과제 가운데 국방부 내부에서 가장 격렬한 반대가 있었던 것이 바로 국방옴부즈만이라고 전해들었다”며 “군 강성파 등 군 일각에서 강력한 반발이 생기니까 결국 임시방편으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로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군사소위원회는 지난해 12월부터 활동에 들어가 군사관련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군인 기본권만을 다루는 전문조직이 아니고, 위원회의 결정사항이 강제성이 없는 시정권고에 머무는 한계 때문에 민원 신청이 저조한 상황이다. 임진홍 국민고충처리위원회 팀장은 “5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되었지만 영내 거주 장병 신청은 5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책위원회에서 민간인사로 활동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군 바깥에다 설치되는 것인데 국방부 내부의 모니터 시스템을 만들자는 당초 취지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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