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크레인 허베이스피리트호 충돌 기름유출 사고는 태안해상국립공원 전체의 존립과 피해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을 통해 일부 지표면과 수표면의 기름을 제거하긴 했지만 갯벌, 모래, 수면 밑으로 내려가 오랫동안 치유할 수 없는 지속적인 피해는 그야말로 재앙이다.

지속적인 피해… 그야말로 재앙

유조선에서 유출된 대량의 기름이 어업과 관광업 등 생태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국립공원’급 해안가를 덮친 것은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사고다. 기름유출량과 피해지역 등 비슷한 사고들과 비교해볼 때, 총 보상 및 복구비용을 합치면 이번 사고의 피해액수는 IOPC(국제유류보상기금)의 배상한도인 3천억원을 충분히 넘는다. 태안 지역의 1년 수산업 매출만 수천억원에 이르고 관광업 피해도 이에 못지않다.

환경운동연합 시민대책단

지난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를 보면 당시 실제 재산상 손해는 1천5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입증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IOPC와 보험사에 실제 청구된 어장피해 액수는 735억 정도였고, 실제 보상받은 돈은 방제비용을 합쳐 500억 수준이었다. 이 같은 보상규모는 피해주민의 소득감소분과 방제비용, 환경오염으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보상에 턱없이 부족하다. 아직 피해지역 환경복구가 완전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배상한도 3천억원 훨씬 넘어

그렇다면 이번 사고에서 완전한 보상과 완전한 복구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피해자는 ‘피해자 입장에서의 피해집계’를 통해 우선 총체적인 피해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나중에 피해 중의 일부는 IOPC펀드로든 가해자로부터든 배상받지 못하겠지만 어찌되었든 피해자들이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고 주장하는 피해가 얼마인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는 이와 같은 피해 중에서 법적으로 인정되는 피해가 IOPC펀드의 배상한도를 넘어설 수 있음을 하루빨리 인정하고 배상한도를 넘는 피해에 대해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중과실’에 대한 엄중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피해규모는 IOPC 배상한도를 넘을 것이 확실시 되며 이에 대한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서는 가해 선박회사들의 중과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물론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 제6조에 따라 “손해발생의 염려가 있음을 인식하면서 무모하게 한 행위”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몫이지만 외국의 기름유출 사고 대부분의 피해지역 법원들은 피해자인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중과실’을 매우 폭넓게 해석해왔다. 또, 피해자들은 정부에만 ‘중과실’의 입증을 맡길 것이 아니고 적극적인 증거보전절차의 진행을 통해 ‘중과실’의 입증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 정부는 IOPC펀드의 배상한도를 개의치 않고 모든 가능한 자원을 동원하여 환경의 완전한 복구에 투입하고 그 비용은 IOPC펀드나 가해자로부터 구상받아야 할 것이다. 또 피해를 키운 책임을 지고 프레스티지호 사건에서 스페인정부가 90%의 피해에 대해 선보상을 하였던 것처럼 선보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선보상을 하거나 또는 소송기간 동안의 생계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피해자들은 쉽게 IOPC펀드의 합의요구에 응해버리는 사태가 나설 수 있다.

선보상 이뤄져야

또한 법조는 기존의 해양오염사고에서 인정해주지 않았으나 IOPC배상의 범위에는 포함되는 ‘간접피해’, ‘맨손어업’, ‘고용피해’ 등도 온전히 인정해주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은 ‘3천억원 배상한도’ 나 ‘환경복구비용’ 등에 대한 잘못된 보도로 피해배상과 환경복구노력을 위축시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박경신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박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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