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밀양송전탑 판결 재조사해야”

양승태 대법원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강정·밀양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8.06.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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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

‘거래 수단’ 삼은…“양승태 대법원을 철저히 수사하라” 

강정마을, 밀양 대책위는 8일 대법원 동문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을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명시하고 ‘거래 수단’으로 삼은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밀양 대책위는 기자회견 후 검찰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으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등은 향후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5일 법원 행정처가 공개한 내부 문건에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판결과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이 명시된 것이 확인됐다.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 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해당 판결들을 사법부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표현했다.

문건에 언급된 판결들은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밀양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는데 근거가 됐던 중요한 판결들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판결은 2012년 대법원이 원고(강정마을 주민들)가 일부 승소했던 1심, 2심 판례를 뒤엎고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파기 환송한 판결이다.

법원 행정처는 이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정부의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이 법적으로 유효함을 선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또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은 2013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한전의 주민들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인용 결정한 판결,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한 판결이다.

법원 행정처는 이를 두고 “밀양 주민과 한국전력 사이의 대립과 농성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던 상황에서 갈등의 확산 방지와 분쟁 종식에 기여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양승태 대법원이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판결을 상고 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협력 사례’로 자화자찬하고 ‘거래’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사실에 참담한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특히 “우리는 제주 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건설의 불법성을 밝히기 위해 법원을 찾았으나 ‘법관의 독립성’은 산산이 부서졌고 ‘사법 정의’는 공허한 말이 됐다”고 규탄했다.

나아가 “대법원이 정권 입맛에 맞는 판결을 사실상 ‘기획’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등은 “양승태 대법원이 협력 사례로 명시한 판결은 당시 첨예한 갈등 현안이었던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판결이었다”며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업실시계획 승인처분을 했고 1심과 2심 판결이 이를 무효라고 인정했음에도 당시 대법원은 끝내 국방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최고 사법기관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한 채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한 정부에 사실상 ‘협력’한 판결이었다”고 비판했다.

밀양 대책위는 “법원은 한전이 반대 주민들에게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은 40여일 만에 전격 인용했지만 반대 주민들이 한전의 명백한 불법 사유(환경영향평가법 위반, 헬기 소음 기준치 위반)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은 공사가 대부분 진행되도록 방치한 뒤 무려 7개월 만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건에 적시된 2건의 판결 이후로 법원은 한전의 불법 행위, 경찰의 폭력적인 공권력 행사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등은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의 공사 강행으로 수백 명의 사법 처리, 수억 원의 형사 벌금, 국가의 거액 구상금 청구, 극심한 사회적 갈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밀양 대책위 역시 이러한 판결 이후 “수십 명의 사법 처리, 거액의 벌금이 부과되었으며, 주민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밝힐 것”이라며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더불어 “사법 행정권 남용 관련 나머지 문건도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건설 관련 판결을 전면 재조사하고 다시 심판하여 의혹을 해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 <사진=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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