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크레인- 허베이스피리트호 충돌 기름유출 사고' 이후 자원봉사자들로 태안이 떠들썩하다. 수백 명이 단체로 오는 팀부터 나홀로 봉사자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봉사 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다. 단체 봉사자들은 주어진 시간에 많은 양의 일을 하고 간다면 개인 봉사자들은 자신의 생각대로 차근차근 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태안 가의도에서 만난 손슬예(25)씨와 김경화(24) 씨는 중앙대 선후배 사이다. “12월 말에 TV를 통해 가의도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가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바쁜 일 다 끝내고 보니 지금이 됐네요”라는 손슬예 씨는 이미 방제복에는 기름범벅이 되었음에도 빨리 방제작업에 동참할 수 없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워했다. “한 달 전 TV에서 본 것 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지만 이곳에 살고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가 2박3일을 묵을 예정인데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작업이 별로 없으니까. 오히려 민폐를 끼칠까 조심스러워요”라며 오히려 가의도 주민들을 걱정하는 김경화 씨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의 힘

손슬예 씨는 지속적인 봉사를 하고 싶어서 법률자문봉사 일을 알아보고 있고 2월부터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화 씨는 한 번은 힘들지만 계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며 자신도 앞장서 돕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모항항에서 만난 박정훈, 김남우, 문익균(34) 씨는 서울 잠실에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선후배 사이다. 죽마고우 같은 세 사람은 신년하례식을 조금 더 뜻 깊게 보내고자 한마음 한뜻으로 태안을 찾았다. “기름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아프고 좀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 복구가 하루 빨리 되었으면 좋겠어요. 주민분들 힘내시고,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까 좌절하지 마시고 서로서로 도와서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라며 파이팅을 외쳐 보이는 세 사람은 방제작업에 몰두했다.

“또 기회되면 찾아올 것”

아이들과 함께 방제작업을 하고 있던 채정희(41) 씨는 자신의 아이와 아이의 친구들을 데리고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았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우리야 이렇게 한두 번 다녀가면 그만이지만 이곳 주민분들은 어떻게 살아가실지 걱정이네요. 어떤 아주머니께서 파도가 들어오면서 모래사장을 덮어서 그렇지 이 안에는 온통 기름투성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했어요. 이렇게 겉으로 보면 꽤 좋아진 것 같은데….”

채정희 씨는 한 군데라도 깨끗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나아진 만리포로 왔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어려운 작업은 힘들고 자잘한 기름이라도 주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왔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올게요” 라며 아이들과 함께 다시 기름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윤민노 환경운동연합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시민대책단

윤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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