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주인이다”

도시정비사업 ‘클린수주’의 도화선…괴정5구역 양병철 기자l승인2018.06.19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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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조합설립인가를 득하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사업(조합장 주영록)이 최근 모 시공사의 대규모 홍보인원 현장 투입 소문으로 시공사 홍보방법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의 시공사는 조합총회를 통해 조합원 과반수 이상 참석, 최다득표사가 최종 선정된다. 관련해 최근 몇몇 현장에서는 시공사가 조합원들의 표심을 사기위해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홍보요원들이 금품으로 막대한 비용을 선투입하는 불법홍보행위를 저질러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자 구속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등 사업진행에 진통을 앓고 있다.

위와 같은 불법과 금품살포 등으로 얼룩진 시공사 선정과정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괴정5구역 집행부는 주영록 조합장을 중심으로 시공사들 간의 과도한 경쟁을 사전에 차단하여 대한민국 최초로 클린수주경쟁을 실현시키고자 하고 있다.

주영록 조합장의 말에 의하면 “진심으로 사업과 조합원들을 생각한다면 시공사 홍보과정에서 발생하는 무분별한 금품 및 향응 제공 등을 절약하여 그 금액이 조합원들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자신이 이 자리(조합장)에 있는 이유이자 의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최근 개정된 법안과도 일맥상통한 얘기다. 국토부 정비사업계약업무 처리기준(제34조3항 건설업자등의 홍보)에 따르면 ‘토지 등 소유자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를 할 수 없으며 사은품, 물품, 금품,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또 부산광역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제17조-3항4항)에 따르면 ‘합동설명회 등 법으로 지정된 방법 외에 개별적인 홍보 및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안되고 이를 위반한 건설업자 등은 입찰참여자격의 박탈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이처럼 시공사의 개별적인 불법홍보를 금지하는 대신 주영록 조합장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안내문 발송, 밴드 등의 SNS 게시, 문자 전송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모든 건설사가 공정한 입찰참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조합사무실에 각 건설사의 테이블(부스)을 제공하여 공식적인 홍보활동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각 건설회사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조합사무실 내에서의 홍보내용 녹음을 통해 추후 발생하는 허위, 과장광고를 선별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조합 자체에서 ‘클린수주단’을 구성하여 위법한 홍보활동을 하는 건설회사를 즉각 선별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건설회사가 아닌 조합집행부에서 먼저 ‘클린수주’를 선포하여 이를 행동으로 적극 실천한 것은 기록에 남을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수주’는 조합원뿐만 아니라 시공사 입장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도이다.

조합원 김모씨(여·57)는 “홍보요원 한 명을 덜 쓰는 돈으로 사업검토를 더욱 면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열 명을 덜 쓰는 돈으로 더 좋은 설계사를 고용할 수 있으며, 백 명을 덜 쓰는 돈으로 더 좋은 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클린수주’를 통해 조합원들은 더 좋은 품질의 아파트에서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고 시공사 입장에서는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윈윈’(경쟁 관계에 놓인 쌍방이 모두 이기는 게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시정비사업 특성상 사업시행자인 조합 및 조합원은 비전문가집단으로 구성되어 말 한마디와 금품으로 쉽게 현혹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의 홍보요원을 투입하여 수주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가 되어 온 듯하다.

그러나 이번 괴정5구역 시공사 선정과정을 통해 주영록 조합장 및 집행부의 클린수주 계획과 의지가 잘 반영되어 기존의 묵은 관례를 타파하는 국내 최초의 ‘클린수주 프로젝트’로 기록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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