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한반도 대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별법에는 각종 개발 인허가 법률의 ‘의제 처리’와 운하사업자에게 운하 예정지 국유재산의 무상 귀속과 수의계약 양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가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대운하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수자원을 활용한 물자의 수송 및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교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5월 ‘경부운하 재검토 중간보고’를 통해 경제적 환경적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과 비교할 때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건교부가 추진하려는 특별법의 내용을 보면 골재채취법, 공유수면매립법,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군사기지및군사시설보호법 등 국토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보전을 위해 사회적으로 합의해 쌓아놓은 법적 검증절차 20여개를 ‘의제처리’(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를 특별법으로 일괄처리 하는 것)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한 대운하 사업을 시행하게 될 거대건설업체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운하사업시행자가 새로 공공시설을 설치할 경우 국유재산법이나 지방재정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귀속한다는 것이다. 국공유 재산 처분에 있어서도 운하 예정지안의 국가나 지자체 소유재산은 사업시행자에게 수의계약으로 양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수십조원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한 판단이 불과 6개월 만에 바뀔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며 “현재 운하사업은 사회적 합의는 고사하고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진행된 바 없는 사안으로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특별법을 운운하는 것은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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