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수마자·얼룩새코미꾸리 등 한국고유종 위협
이명박 당선자가 추진하는 경부운하가 예정대로 건설된다면 한국고유어종인 흰수마자, 얼룩새코미꾸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58종이 사라진다는 자연생태계 피해예측 보고서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1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국민행동)은 지난 13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운하 건설로 사라질 멸종위기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반환경적 사업인 한반도 운하 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이날 ‘경부운하 건설로 인한 생태계 피해 예측 보고서’를 통해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한강과 낙동강에 주로 서식하는 수달, 삵 등 포유류 2종, 저어새, 두루미 등 조류 40종, 흰수마자, 얼룩새꼬미꾸리 등 어류 8종을 비롯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58종이 서식처를 잃고 멸종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행동은 “이들 멸종위기 생물들이 주로 서식하는 습지보호지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 천연기념물보호구역, 야생동식물보호구역, 산림유전자보호림 등 정부가 특별 관리해온 자연생태보호지역 416.3㎢(여의도 면적의 약 50배)이 훼손될 위기에 쳐해 있다”며 “서식처가 파괴되면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들도 보금자리를 잃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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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은 지난 13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운하 건설로 사라질 멸종위기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
갑문 설치는 강바닥의 흐름이 단절돼 어류의 이동통로가 사라져 개체군의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 또 갑문과 준설작업으로 강 수심이 깊어지면 우포늪 등 배후습지의 수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특히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종이 ‘민물고기’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발견되는 고유종인 흰수마자와 얼룩새코미꾸리는 낙동강 수계에만 서식하고 있다. 여울과 계류가 사라지고 강이 호소화되면 여울에서 서식하는 이들 민물고기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 우려했다. 흰수마자는 모래 여울에서 주로 살기 때문에 골재채취는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 요소다. 금강 수계와 임진강수계에서 이들이 자취를 감춘 것도 골재 채취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한강과 낙동강의 물길이 이어지면 가까운 민물고기 종 사이에 교잡이 생기거나 타입이 다른 같은 종 사이에 유전자 혼합으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온 민물고기의 고유 유전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토목공사가 한강과 낙동강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지면 토사 유출로 인해 호흡이 어려워져 집단 폐사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1만2천년 전부터 고유하게 형성된 낙동강과 한강의 생태와 역사를 단 4년만에 잃게 될 것”이라며 “운하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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