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총선 한나라당 지지 반발 확대

대통령직 인수위가 지방교부세와 고용보험기금을 노사관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데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차기정부의 ‘무파업 지상주의’ 예고하는 노사관계정책의 후퇴를 우려했다.

또 한국노총은 인수위의 기업편향적인 노동정책 발표에도 불구,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을 전폭 지지하기로 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5일 제3차 국정과제 보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사 대타협 및 노사관계 법치주의 확립’ 방안을 보고했고 지난 11일 이를 추진하겠다고 공식발표했다. 인수위는 지자체의 노사관계와 고용의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 실적별 차등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실적 평가와 공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파업은 절대 악’이라는 이명박 당선자와 인수위의 그릇된 발상을 보여주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방교부세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과 사업을 보조,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 운용되는 재정임에도 이를 노사관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이명박 당선자의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친기업적 성향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노동정책 전문인력도 없고 노동쟁의를 조정해본 경험이 전무한 지방자치단체의 여건과 실정을 고려한다면 이번 방안은 무리하고 설익는 노사관계 개입만을 남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지원 노사관리 연결 무리수

한편 과거회귀적 노동정책을 내세우는 차기정부와 밀월관계를 유지하려는 한국노총의 행보에 대해 노동계 뿐 아니라 개혁적인 시민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12일 중앙정치위원회를 열고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 예정인 한국노총 출신 후보들에 대해 공천을 추천하고 당선을 위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나라당 총선 후보에 도전하는 한국노총 출신 후보는 공천 전에 사무실 개소 등의 지원을 받는다. 공천확정 이후에는 후원금, 유세 등 유무형적인 지원을 제공받게 된다. 지금까지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한국노총 출신 인사는 김성태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이용범 한국노총 전 사무처장, 이화수 한국노총 전 경기본부 의장 등 11명에 이른다.

민주노총은 이번 결정을 강한 논조로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지난 대선에서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 정책연대에 합의하고 이 당선자 지지선언을 했지만 인수위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노동정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며 “총선을 위한 한국노총의 정책연대 재탕은 한국노총 조합원의 이름을 팔아 권력지향적인 상층 간부들의 입신양명을 위한 배신행위이자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표하겠다는 한국노총 스스로의 이율배반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정치지향 지적

이러한 한국노총의 행보에 대해 개혁적인 시민사회의 시선 또한 싸늘하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한국노총 지도부들은 노동자를 위한 노동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국회위원이 되는데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차기 정부는 노무현, 김대중 정권과 비교했을 때 반노동자적 인식이 훨씬 강한 정권이다. 이런 정부에서라도 더 많은 의원이 당선되면 노동자들을 위해 좋다는 발언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노총의 행보는 정치권력을 나눠먹거나 개인적 사익에서의 나오는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한국노총도 노조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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