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국 업무 및 현안 조사·연구는 부족, 지역구 민원문제에만 몰두

일부 속기 삭제요청, 실국장 개인신상 비방은 시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해

지난 10일, 제8대 부산광역시의회 첫 임시회가 개회되었다. 제8대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과 더불어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각 산하기관의 업무보고가 진행되었다. 제271회 임시회는 전체 47명 중 41명의 초선의원으로 구성된 제8대 부산시의회 의정활동의 첫 시험무대가 되었다. 특히 모든 상임위원장이 초선으로 구성된 만큼 원활한 회의진행과 각 상임위 위원들이 얼마나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는지 평가되는 자리이다.

이번 첫 임시회에서는 7명의 의원이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첫 시정질문에 나설 예정이며, 상임위 활동을 통해 직접 현장을 점검하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상임위별로 사전에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궁금한 점을 묻고, 업무상황 등을 점검하는 열의있는 모습도 보였다.

1. 의원 질의내용 모니터링 결과에 대한 의견

* 초선의원 각종 업무 및 현안에 대한 기초조사 및 연구는 부족

* 용어에 대한 질문, 실국의 업무범위 밖의 질의도 이어져

* 자신의 지역구 민원과 문제해결에 몰두하는 경향 짙어

* 일부 속기 삭제요청, 실국장 개인신상에 대한 비방은 시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해

하지만 부산경실련이 연인원 19명을 동원해 모든 상임위원회에 대한 방청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질의의 내용과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초선의원이 많은 이유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고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부족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각종 업무와 현안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와 연구는 기본인데 제대로 되어 있지 못했다.

상임위 질의과정에 업무를 점검하고 잘못된 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질의는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자료에 있는 현황을 다시 묻거나 경제용어, 산업용어 등 단순한 해석을 질의하기도 했다. 그리고 해당 실국의 업무가 아닌 것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도 자주 나타났다. 이는 사전에 해당 실국의 업무범위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은 것으로 의원들의 사전준비가 매우 부실했음을 보여준다.

몇몇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문제에 집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출직인 만큼 자신의 지역구 민원을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안건심의와 동떨어진 민원에 대해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였다. 특히 해양교통위원회 소관 부산시설공단 업무보고 중에 시설물의 유지, 관리가 주 업무인 부산시설공단에 자신의 지역구 교량의 관광자원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다른 질의는 하지 않고 오로지 지역구 관련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질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부분이다. 도시안전위원회 소관 서부산개발본부 업무보고에서 자신의 지역구이지만 부산구치소 이전절차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행정절차의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적절했다.

하지만 자신의 질의시간 전부를 지역구 문제에 몰두하는 것은 부적절했다. 그리고 도시안전위의 일부 의원이 자신과 다른 의원의 발언에 대한 속기를 삭제해 달라는 요청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부산경실련이 꾸준히 부산시의회 방청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동안 속기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 문제는 해당 상임위 회의록이 공개되는 결과를 지켜보도록 할 것이다.

일부 의원들의 질의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하나의 문제를 집요하게 질의하는 것도 있지만 논리적 근거에 바탕을 두지 않고 단순히 자신의 입장을 우기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또한 현실적 여건과 실국장의 답변을 듣지도 않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한다든지, 업무와 관련된 질의가 아닌 실국장 개인에 대한 비방은 시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그리고 도시안전위에서는 한 위원과 위원장 간에 다소 다툼이 발생하는 등 첫 회기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나타났다.

2. 상임위원회 회의진행 및 의사일정에 대한 의견

* 의원의 질의 순서, 시간 배정이 사전에 정해지지 않아 혼란

* 질의시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추가질의 다시 요청하는 경우 잦아

* 1시간 간격으로 배정된 회의, 충분한 질의시간 가지지 못해 개선 필요

상임위원회 운영도 여러 문제를 노출했다. 모든 상임위원장이 초선의원으로 정해지면서 회의 진행에 미숙한 부분이 나타났다. 의원들의 질의 순서와 내용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으면서 중복질의가 여럿 있었으며, 질의 순서가 없어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의원들의 질의시간이 충분히 배정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는가 하면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질의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지도 않고, 뒤에 추가질의를 다시 요청하는 등 회의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의사일정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모든 의사일정이 중요한 만큼 현장확인과 소관부서 안검심의에 대한 균형을 고려했어야 했다. 기획행정위의 경우 오후에 1시간 간격으로 3개의 부서가 배치되면서 시간이 늦어지면서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1시간 안에 한 부서의 업무보고와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다음 부서의 업무보고를 위한 회의장 정리시간을 가지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게다가 제8대 부산시의원이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인 만큼 의사일정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적 배려가 있어야 했다.

3. 기타 의견

* 상임위 위원 회의장 입장 시 공무원 기립행태 여전, 권위주의 버려야

* 좁은 공간에 배치된 많은 좌석, 시민을 위한 방청환경 개선 필요

* 공무원 불필요한 참석도 여전, 민원처리, 업무 공백 우려

이 외에도 부산시의회의 권위적인 모습은 여전했다. 상임위 위원장과 위원들이 회의장에 입장할 때 공무원, 시민들이 기립하는 권위적인 문화도 여전했다. 그리고 질의과정에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 무리하게 우기거나 공무원을 윽박지르는 행태는 갑을, 수직관계라는 생각에 기반한 것으로 의원 스스로 버려야 할 구태문화이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취임하면서 부산시의회 청사 공간을 시민에게 적극 개방하여 소통하는 열린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을 위한 방청환경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각 상임위별 방청석은 확보되었지만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좁은 공간에 많은 책상이 배치되어 옆 사람과 부딪히기도 하고, 자료를 전달하는 공무원의 이동에도 많은 불편이 있다.

그리고 필요 이상의 공무원이 안건심의에 참여하는 것도 매번 지적된 문제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필요 이상의 많은 인원이 참석해 해당 부서의 민원처리가 늦어지고 업무 공백이 생기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었다. 게다가 많은 공무원이 참석하면서 공간과 좌석이 부족해 통로에 추가로 의자를 가져다 앉는 경우도 잦았다.

4. 부산경실련 제8대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 방청 모니터링 결과 총평

* 상임위 회의 운영 권위주의 모습 버리고 회의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 강화와 의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제271회 임시회는 제8대 부산시의회에 많은 숙제를 남겼다. 시민들의 선택으로 부산의 정치권력을 바꿨지만 여전히 시민들이 접근하기에 부산시의회의 문턱은 높았다. 부산시의회는 상임위 회의 운영에 있어 권위주의적인 과거 구태를 버리고 회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정활동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기대가 높은 만큼 시민들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방법을 의회가 진중히 고민해야 한다.

의원 개개인도 각자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하며 의원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빨리 자각해야 한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민원해결사가 아니다. 부산시의원은 시민을 대신해 부산시 사업 및 예산을 승인하고, 민원이 잘 처리되도록 조례를 만들고 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한 해 약 16조 원에 달하는 부산시 및 부산시교육청 예산이 낭비되지 않는지 감시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지역구 민원과 문제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의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2018년 7월 23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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