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지도자 교육활동

내 인생의 첫 수업[34] 김전승l승인2008.02.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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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난 서른살이었다. 광주흥사단에서 실무책임자로 일하게 된 지 두 달,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제대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위의 요구로 나는 청소년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기억하는 유네스코 청소년지도자 연수과정에 참여하였다. 14박 15일을 4차례에 나누어 진행한 이 교육은 내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지금은 교육기법이 많이 좋아져 교육을 시작할 때 일반화되어 있는 얼음깨기, 소개하기부터 참여식 교육 방법과 청소년들을 만날 때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더 나아가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일깨우게 한 장애체험활동, 공동체적 감수성을 느끼게 한 심성개발교육과 미니올림픽, 민주형과 독재형을 구분하게 해준 리더십 유형 교육과 ‘미래를 향한 전진’이라는 이름의 8km 행진 등 청소년 지도자로서의 소양교육은 2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생생히 기억나는 교육 활동이었다.

훈육 대상서 인격 주체로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장애체험과 세족식이었다. 지금은 자원봉사관련 단체나 장애인 통합교육을 할 때 많이 활용되는 프로그램이지만 당시만 해도 단순히 심성 개발 차원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필요한 정도로 인식되었다.

현장에서 청소년 지도 활동을 하다보면 성인들은 청소년을 단순히 교육의 대상으로 이해하기 쉽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청소년들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반화되었지만 당시 청소년은 훈육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20여년 전에 난 이 교육과정을 통해 우리가 만나는 청소년들을 자연스럽게 인격적 주체로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가 현장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동반자로 인식할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요즘에야 집단상담, 민주시민교육방법론, 참여식 교육 등이 일반화되고 교육 기자재가 잘 갖춰져 있어 시청각 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스킨십과 체험을 통한 교육은 일반 학교 교육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또한 청소년이나 우리가 대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주인으로 섬기는 교육을 진행한다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현장에 돌아와서 오랫동안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그 때의 신선한 충격을 간직하고 청소년들과 동반자 관계를 갖고자 노력했던 기억이 새롭다.

무성한 교육담론

요즘 교육에 대한 담론이 무성하다. 교육의 공공성에 기초한 평등성의 추구, 수월성을 통한 인재의 육성 등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학교 교육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구태의연한 교무실의 관료화된 서열구조는 교실에서도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

또 성적으로 인성을 판단하고 경쟁적인 서열화를 강요하는 못된 습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교사의 평가권을 주자는 사회적 요구는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교직의 전문성을 평가하게 할 수 없다는 주장에 밀리고 있다.

현재의 학교 구조에서 학생들이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사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적 기능을 우선 생각해야한다고 믿는다. 이런 바탕위에서 학생과 교사가 인격적 동일체가 되었을 때 우리 교육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성의 교육을

지난 20여년 전에 청소년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강의실과 운동장에서 함께 땀을 흘렸던 경기도 이천 유네스코청년원의 강사들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지금도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일깨우는 현장의 많은 지도자들을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교육이 현장성을 잃을 때 박제화된 이론과 형식적인 사제관계 만이 남을 것이라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김전승 흥사단 정책실장

김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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