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단연 장관 내정자들의 부동산 보유 실태다. 장관후보자 15명 모두 주거 이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중 12명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데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었다. 본인과 부인 이름으로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세 채 이상 보유한 장관 후보자는 이영희, 유인촌, 박은경, 김도연, 이윤호, 이춘호 씨 등 6명이나 됐다. 이춘호 후보자는 집을 다섯 채, 유인촌, 박은경 후보자는 배우자와 함께 모두 네 채나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특히 이춘호 내정자는 자신과 큰 아들 명의로 서울, 부산, 경기, 제주, 경북 등 전국 5개 지역에 아파트, 오피스텔, 단독주택, 공장, 점포, 임야, 대지 등 40건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부동산 전국구’라는 비난이 무색할 정도다. 유인촌 내정자의 경우 아파트 2채(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종로구 수송동 로얄팰리스 스위트), 연립주택 1채(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경기도 여주 임야 및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주시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명박 대통령 초대 내각이 출발부터 심상치 않다. 검증에 검증을 거듭했다는 인사 결과가 부실투성이다.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부동산 투기 내각이라고 규정한다. 때문에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집값 안정은 물 건너갔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경실련은 현재와 같이 투기 의혹이 짙은 부동산을 너무 많이 갖고 있는 장관들로 차기 정부 초대 내각이 꾸려질 경우 부동산 대책이 대다수 국민이 아닌, 소수 투기꾼만을 위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우려했다. 경실련은 따라서 국회 인사청문회는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보유현황과 거래 과정을 엄밀히 파헤치고, 탈?불법행위로 인한 투기로 밝혀질 경우 해당 후보자들은 자진해서 물러나기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대선당시 각 대선후보들에게 1가구 1주택 협약을 제안했던 참여연대는 당시 이명박 후보가 협약에 참여하지도 않고 정책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던 점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장관 후보들까지 투기 의혹을 부를 만큼의 부동산 부자들로 구성되면서 투기 규제와 서민의 주거안정이 크게 흔들릴 것을 우려했다. 내각 다수가 부동산 부자로 짜여진다면 집 없는 서민들보다는 다주택보유자들에게 유리한 주택 정책을 펼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부동산 등 거액의 재산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질책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시절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버블 세븐’ 지역에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데다 전국 각지에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게 문제다. 27일부터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겠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특별한 연고가 없는 곳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분명 따져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소유와 거래 과정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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