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청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여가족부와 강동구청의 사례로 본 발상의 나쁜 사례와 좋은 사례 이영일 객원칼럼위원l승인2018.09.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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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發想)이란 무엇일까.

사회 발전의 기본적 자극제가 되는 이 발상은 음악적 관점에서 보자면 음악적 곡조, 즉 악곡이 가지는 느낌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발상의 활용에 따라 조직이나 사업을 구성하는 각 영역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어느 조직에서나 발상의 전환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이 그 때문이다.

이 발상은 특히 공무원 조직에 더 요구되는 요소로서 정부나 자치단체의 발상의 방향에 따라, 그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인 아동청소년 분야에서 이 발상의 활용과 참신한 전환에 따라 그 정책 대상자의 행복과 직결될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진다.

그러한 관점에서 최근 필자의 눈에는 나쁜 발상의 사례와 훌륭한 발상의 사례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의 사례이고 또 하나는 서울 강동구청의 사례다.

여성가족부의 유체이탈 청소년관

지난 8월 31일, 여가부가 청소년전용시설인 청소년수련관 등 청소년시설을 문화체육 복합공간화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영업·입지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란다.

▲ 여성가족부는 지난 8월 31일 청소년수련시설을 청소년수련활동과 연계할 수 있는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과 함께 "복합시설"로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청소년활동 진흥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전용시설이라는 의미는 경쟁에 매몰된 과도한 입시위주의 기형적 교육환경속에서 아이들이 변변이 갈 곳이 없는 현실속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성을 지닌다. 지하철안에서 임산부를 위한 자리를 비워두자고 우리가 합의하고 지키자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좌석을 이용하는 임산부가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사회적 배려이자 합의가 아닌가.

청소년 전용시설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장점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어른들에게 청소년전용시설을 개방하는 현실적 결과를 낳기에 청소년 전용시설을 더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매진해야 할 청소년 주무부처 여가부가 오히려 청소년 전용시설을 없애는데 앞장서는 꼴이 됐다. 이것이 아동청소년적 시각에서 보면 나쁜 발상의 사례라 필자는 진단한다.

서울 강동구청의 ‘착한’ 아동청소년 전용공간 마련

그렇다면 서울 강동구청의 발상은 어떤 사례일까. 강동구는 관내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지역 어르신과 아동·청소년들의 공유시설로 함께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의 발상과는 완전 거꾸로인 발상이다. 일명‘꿈미소’프로젝트인데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정책에는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 담겨 있다.

▲ 서울 강동구가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지역 어르신과 아동·청소년들의 공유시설로 운영하는 ‘꿈미소’

강동구는 어르신들이 귀가한 오후 4시~밤 10시를 아동청소년 전용공간화했다. 여가부가 청소년시설 확충사업을 통해 시·군·구별로 평균 4개소 이상 청소년문화의집 설치를 목표로 매년 지속적으로 국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편성 지침상 시·도 자율편성 사업으로 분류되어 있어 자치단체가 표도 안되는 청소년 전용공간 마련에 인색한 상황에서 예산이 없다며 손놓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들과는 사뭇 다른 발상이다.

강동구는 시범 운영을 넘어 2022년까지 꿈미소 12개소 설치·운영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이 꿈미소 프로젝트가 정착한다면 이는 여러 가지 의미를 확보할 수 있다. 안전한 돌봄처로서의 기능과 아동·청소년 전용공간 확보라는 성과, 마을공동체의 성과라는 세가지 장점이 그것이다.

내가 강동구청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강동구청 아동정책팀 구명숙 계장은 필자와의 통화에서 “꿈미소 사업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럴만하다. 강동구 관내에는 116개소의 경로당이 있는데, 여기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쓰게끔 하겠다는 발상은 쉽게 꺼낼 수 있는 판단이 아니다. 아이들이 갈 곳도 없고 놀 곳도 변변치 않은 현실에서 나온 이 아이디어는 필자뿐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2017년 10월에 ‘서울시 자치구 10대 행정우수사례’에 선정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어른들은 말한다. 청소년이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입으로는 그렇게 떠들어대지만 정작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 투자는 너무나 인색하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갈곳이 없다. 꿈을 기르라고 하면서 그 꿈을 디자인할 마땅한 사회적 공간과 인식도 천박하기 짝이 없다. 아이들은 인터넷 공간으로 매몰되고 학원을 전전하며 오밤중까지 거리를 헤멘다. 이게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인가. 필자가 서울 강동구청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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