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경제지 언론인 지원 과다 집중

재벌 언론재단의 지원사업이 조중동 등 주류언론에 집중돼 기자들의 재교육 기회제공과 전문성 강화라는 취지와는 달리 재벌들에게 유리한 언론환경 조성 수단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대 재벌의 광고비 비중이 지난 2005년 분석보다는 소폭 하락하였음에도 전체 광고시장의 20%내외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4대 재벌의 언론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27일 삼성언론재단, LG상남언론재단의 언론인 수혜자, 삼성 등 4대 재벌의 매체별 광고비 지출 등을 분석한 ‘재벌의 언론지배에 대한 2차 보고서-재벌의 시대, 기로에 선 한국언론’을 발표했다.

2005년에 이어 두번째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05년 X파일 사건 직후에도 이와 유사한 언론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재벌의 광고 과점을 통한 언론 영향력 행사와 계열 언론재단을 통한 우군확보 관행은 그 당시 보고서에서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로 여전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삼성&LG상남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은 언론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조선, 중앙, 동아, 매경, 한경 등 소위 메이저 신문와 주요경제지 또는 지상파 3사 소속이었다. 이들의 비중은 삼성언론재단이 48.1%, LG상남언론재단이 46.1%였다.

삼성언론재단의 경우 중앙일보가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LG상남언론재단은 조선일보가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지역일간지의 경우 지원자를 모두 합쳐도 삼성언론재단이 6명, LG상남언론재단은 8명에 그쳤다.

해외연수 지원에서 시장점유률 상위 언론의 비중은 더 높았다. 11년 동안 삼성언론재단 해외연수 지원자 가운데 메이저신문, 주요경제지, 방송 3사 언론인은 77명으로 전체 지원자의 49.7%에 이르렀다. LG상남언론재단도 이들 언론사 소속이 57명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해외연수 지원도 집중

경제개혁연대는 “해외연수기회가 적고 재정취약으로 기자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방과 소규모 언론사보다 재정 여력이 있는 ‘주류언론’ 소속 언론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기자들은 선호하는 재벌 계열 언론재단의 성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어 “재벌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에 의해 지원받는 것인 만큼 KBS나 MBC처럼 ‘주류언론’의 언론재단 수혜 기자들이 자사 해외연수 중복 금지 윤리강령을 제정하는 등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6년 기준으로 방송, 신문, 잡지 광고비 총액 4조6천억원 가운데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천634억원으로 5.7%, 범LG(LG, GS)그룹은 2천458억원으로 5.3%를 차지해 두 그룹이 전체 광고시장의 11%를 점유했다.

범현대그룹은 점유율이 4.4%, SK그룹은 3.9%로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4대 그룹이 지출한 광고비는 8천958억원으로 전체 19.4%에 이르렀다.

“언론자유 침해 우려”

20%대에 이르는 4대 그룹의 광고시장 점유률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광고비 비중이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비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고를 매개로 한 4대 재벌의 대언론은 영향력은 막강하다”며 “경향, 한겨레 등 비판언론에 대한 광고거부 등 재벌의 언론 길들이기는 개별언론사에게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어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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