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권 보장을 원한다”

주거시민단체 등 주거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8.10.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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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행진 진행…요구안 청와대 전달 

3일 광화문광장에서 청년, 학생, 종교, 장애인, 주거시민단체 등은 2018년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시민들과 함께하는 ‘세입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아, 집에서 살고싶다’, ‘집은 인권이다’ 등의 다양한 행사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오체 투지와 달팽이 퍼포먼스가 결합된 <집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을 펼친 다음 청와대 앞에서 주거불평등탑을 부시고 주거권 보장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날 주거시민단체 등은 “매년 10월 첫주 월요일(올해 10월 1일)은 인간답게 살기위해 적절한 주거, 안정적인 정주의 권리 보장을 위한 지구적 책임을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World Habitat Day)이지만 주거의 상품화와 불평등이 심각한 한국에서 주거의 날을 기념하고 축하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주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이 단체들은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 보장을 더 강하게 촉구했다. 최근 집세 폭등으로 정부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전체 가구의 절반인 세입자들을 위한 정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세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와 불평등 주거 현실을 보여주는 주거 불평등 탑 쌓기 ‘아, 집에서 살고 싶다’ 등을 진행했다.

특히 성동구 행당6구역 재개발로 집을 뺏기고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컨테이너에 살고있는 도시난민 희성씨를 소개하고 누구든지 희성씨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희성씨와 가면 사진찍기’, ‘희성씨를 찾아라’ 등의 가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참가한 청년, 세입자, 종교, 빈곤, 주거 단체 참가자들은 정부 주거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제 정부에서 적절한 주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10초 점유 ‘집은 인권이다’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땅과 집을 둘러싼 탐욕에 맞서 달팽이처럼 온 몸을 땅바닥에 붙이는 오체투지와 달팽이 퍼포먼스를 펼치며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집없는 사람들의 달팽이행진’을 펼쳤다. 

청와대 앞에 도착한 후 ‘이제 그만 나가라’는 한마디에 갇혀버린 봉인된 권리, 지연된 주거권 보장을 위해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확대 △강제퇴거 금지 △청년 주거권 보장 △대학생 공공기숙사 확충 등이 담긴 참가자들의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단칸방에 사는 청년들은 매달 50만원씩 일년에 600만원 내고 18억짜리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종부세를 매년 104만원 내는 불평등한 주거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망치로 주거불평등 탑을 깨뜨리며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기자회견 진행 개요

2018 세계 주거의 날, 집 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 
 ‘집은 인권이다’ 
 
□ 일시 및 장소 : 2018. 10. 3.(수) 오후 1시-3시,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 청와대 분수대 
 
□ 행사진행 순서
 
1부 (13시~14시00분) :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동상 인근 
     < 사전행사 > 13:00~13:40
‘세입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  : 광화문에서 다양한 시민 의견을 기록
‘아’ 집에서 살고싶다’ : 주거불평등 탑 쌓기 퍼포먼스 
‘희성씨를 찾아라’ : 도시난민 희성씨 찾기, 희성씨와 가면 사진찍기 등 
    < 기자회견 > 13:40~14:00 :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동상 앞
2018 세계 주거의 날 <우리는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 보장을 원한다>
사회 : 이원호 집행위원장(빈곤사회연대)
발언 : 혜찬스님(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이동현 상임활동가(홈리스행동), 민달팽이유니온, 전국세입자협회
참가자 2018 세계주거의날 선언문 낭독
‘집은 인권이다’ : 10초 점유 퍼포먼스  
2부 (14시00분~15시) 광화문 ~ 청와대  
       - 집 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 <집은 인권이다> (오체투지, 퍼포먼스)
3부 (15시~15시10분) 청와대 분수대 
-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 시민들의 발언 
-  주거불평등 탑 깨뜨리기 퍼포먼스 
 
□ 참여단체 : 1017빈곤철폐의날조직위원회, 나눔과미래, 노들장애인야학, 녹색당, 동자동사랑방,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달팽이유니온, 빈곤사회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전철연, 민주노련),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서울세입자협회,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우리미래, 전국세입자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걱정없는세상, 참여연대, 천주교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한국도시연구소, 한국주민운동교육원, 홈리스행동, 주거권네트워크
 
▣ 기자회견문 

2018 세계 주거의날
“우리는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 보장을 원한다.”

우리는 언제쯤 ‘살만한 집’에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쫓겨나고 내몰릴 걱정 없이, 우리의 삶과 생존의 공간에 머물 수 있을까?

우리에게 집은 살만한 ‘집’이 아니라 삶을 짓누르는 ‘짐’이 된지 오래다. 집이 ‘사는 곳’에서 부동산 상품 ‘사는 것’ 이 되면서, 주거는 권리로 인정되지 않는다. 공인중개사무소 유리벽에 붙은 주택 상품과 주식 거래 처럼 주간단위로 발표되는 주택 가격 동향은 지금 시기를 잡으라고 우리를 유혹하고 불안을 부추긴다. 주택은 더 이상 청년세대나 서민들이 소유할 수도 안정적으로 점유할 수도 없는 재화가 되었다. 우리에게 주거권은 ‘이제 그만 나가라’는 한마디에 갇혀버린 봉인된 권리이다. 

정부는 지난달 집값 폭등에 대해 8번째,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국민 98%와는 전혀 상관없는 종부세를 폭탄이라며 운운하는 보수언론의 선동에 서민들은 “차라리 종부세 좀 내 봤으면 좋겠다”라고 자조하지만 박탈감은 더 크게 느낀다. 여전히 상품이 된 주택시장에서 구매력을 갖춘 이들에 대한 부동산 정책만 있을 뿐,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세입자들과 주거권이 박탈 당한한 사람들의 권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  

매년 10월 첫주 월요일(올해 10월 1일)은 “인간답게 살기위해 적절한 주거, 안정적인 정주의 권리 보장”을 위한 지구적 책임을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 World Habitat Day”이다. 그러나 주거의 상품화와 주거불평등이 극심한 한국의 주거 현실에서, 주거의 날을 단순히 기념하고 축하할 수 없다. 2018년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우리는 상품이 아닌, 권리!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우리의 지연된 권리인 주거권 보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세입자보호를 위한 임대차보호법 전면 개정하라! 
국회는 민간임대시장에 지나친 전월세 인상을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세입자에게 임대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하는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을 미루면 안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강화가 세입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하루 빨리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2년마다 계약갱신이라는 이름으로 세입자를 합법적으로 쫓아낼 수 있는 임대차보호법은 더 이상 보호법이라 부를 수 없다.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라! 
서민들이 저렴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재고량은  전체 주택의 5%에 불과하다.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에는 여전히 부동산 적폐로 불리는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에 공공성을 일부 높여 이름만 바꾼 ‘공공지원주택’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자원을 분양주택이나 기업 특혜 임대주택에 사용할 것이 아니라,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에 사용해야 한다. 주거를 둘러싼 세대적‧계층적 갈등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취약한 주거 환경에 놓인 청년임대주택과 집 없는 사람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하라! 
정부가 발표한 9.14 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가 기존안보다 강화되기는 했지만,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심각한 자산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부족해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못지 않게 불평등의 양상이 더욱 심각한 자산, 부동산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심각한 자산불평등, 부동산불평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부동산 보유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주거급여 및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확대하라! 
이번달부터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어 주거급여 대상자가 확대될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주거급여의 포괄 범위와 보장 수준에는 한계가 있다. 주거급여는  쪽방이나 고시원의 월평균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 공급물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쪽방, 비닐하우스, 고시원 등 최저주거기준 이하의 공간에서 거주하는 이들의 주거권 보장은 가장 우선해야 할 국가의 책무이다.

선대책‧후철거, 강제퇴거 금지하라! 
우리는 용산의 아픔을 잊을 수 없다. 건물을 철거해도, 삶은 철거할 수 없다. 쫓겨날 수 없어서 버티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강제퇴거가 불법이다. 정부는 폭력적인 강제퇴거를 금지하고, 퇴거를 할 경우에는 삶과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오던 이전과 동등한 수준으로 살거나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청년 주거권을 보장하라! 
지금 시대의 청년은 지-옥-고로 대표되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턱없이 낮은 기숙사 수용률과 하늘을 찌르는 1인가구의 월세비용로 인해, 20대에 청년들에게 주거문제는 큰 장벽이 되고 있다. 힘들게 취직을 해도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세 명 중 두 명의 청년은 독립을 하지 못하고, 독립을 하더라도  주거빈곤으로 분류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젊다는 이유로, 노력하면 언제든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청년들은 주거 빈곤은 더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보여주기식이 아닌 구체적이면서도 실효성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생 공공기숙사를 확충하라! 
수많은 대학생들은 학업과 취업을 위해 대학에 왔건만, 다리펴고 편히 쉴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2017년 전국 대학생 기숙사 수용률은 21%, 수도권은 16%밖에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상당수는 민자기숙사의 형태로 학생들에게 고가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대학기숙사 확충을 시도하면 대학과 정부는 인근 임대업자들의 눈치부터 살피고 있다. 대학생들의 주거권이 먼저인가, 임대업자의 이익이 먼저인가. 문재인 정부는 주거독립을 원하는 대학생이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공공기숙사를 지금 당장 확충해야 한다. 우리는 대학생의 주거를 책임지는 사회, 임대업자의 이익보다 대학생의 주거권이 먼저인 사회를 요구한다.

오늘 우리는 “집 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권리를 위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한다. 우리의 행진은 땅과 집을 둘러싼 탐욕에 맞서 달팽이처럼 온 몸을 땅바닥에 붙이며 천천히 나아갈 것이다. 또한 우리의 행진은 우리가 확보하게 될 봉인된 권리, 지연된 주거권을 앞당기기 위해 연대의 기쁨으로 춤추고 노래하며 나아갈 것이다.‘살만한 집’에 살 권리, 주거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금 당장! 실현해야할 권리이다. 상품이 아닌 권리, 우리의 주거권을 함께 외치자!

2018년 10월 3일

2018 세계 주거의 날 “집 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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