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빛깔의 아시아가 내뿜는 힘

성공회대 ‘메인즈’ 과정 첫해를 마친 아시아 시민운동가들 김레베카l승인2008.03.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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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육, 변화하는 사회운동 위해 아시아적 협력을”
고성장 반대급부 민중 삶의 질 저하 우려 속 대안 모색


성공회대는 지난 19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NGO대학원을 설립해 국내 NGO 활동가들을 위한 석사과정을 운영해왔다. 성공회대가 교육대상을 아시아 전체의 시민사회활동가들로 넓혀 지난해 새로 개설한 1년 4학기 NGO 학위과정 메인즈(Master of Arts in Inter-Asia NGO Studies, MAINS) 과정을 최근 수료한 이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아시아의 지구화, 민주주의, 평화(필수과목), 아시아의 발전, 환경, 젠더, 종교와 문화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과목들로 이루어진 메인즈 과정은 공동주관조직인 아레나(Asian Regional Exchange for New Alternatives)가 시행 중인 ‘지역학교’(Regional School) 프로그램을 본 따 지난 여름학기에는 특별히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국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함께 참여하는 10일 동안의 숙박교육과정을 진행했다.

또 정규과정 외에 개인들의 삶을 나누는 활동 경험 나누기 워크숍(Life Experience Workshop)을 통해 여러 한국 사회운동 모임들에 동참해보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초빙교수로는 아레나 펠로우이기도 한 방글라데시 출신의 사회운동 활동가 모히유딘 아마드(Mohiuddin Ahamad) 씨가 선발되었다. 학생들은 최소 5년에서 최대 20여 년의 사회운동 경력을 가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버마, 몽고, 스리랑카,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서 온 10명과 한국 학생 2명이었다. 이들은 5·18재단 등의 후원을 통해 학비 전액과 생활비를 지원받았다.

학생들 가운데 필리핀 국제엠네스티 지부에서 활동했던 제시카 소토(Jessica Soto), 인도에서 지난 7년간 특히 거대 댐 건설 반대운동을 비롯해서 인도 내에서 다양한 풀뿌리 사회운동에 몸담아온 보노짓 후세인(Bonojit Hussain), 그리고 인도네시아 출신 활동가 누르 콜리스(Nur Kholis) 세 사람이 지난 12일 ‘아시아 시민사회포럼’ 형식으로 작은 논문발표회를 가졌다. 필리핀에서 온 제시카 씨는 민주화 이후 필리핀 사회의 문제점들을 정치적 맥락에서 살피면서 경제발전이 촉발시킨 민주화가 결국 인물, 엘리트 중심의 과두제적 성격의 정치구조(정치적 후원주의)와 사회운동의 파편화 경향을 낳았다고 경고했다.

인도 델리대 역사학과 출신의 보노짓 씨는 ‘인도 동북부 식민주의의 잔재와 식민주의 이후의 갈등’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인도에서 흔히 “인도의 몽골인종적 주변”이라 불리는 동북부지역(아쌈, 아루나찰 프라데쉬, 마니푸르, 메갈라야, 미조람, 나가랜드, 트리푸라의 7개 주로서 인도와는 단 14km 길이로만 붙어있는 반면 중국, 버마, 부타난드, 방글라데시와 방대한 접경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220여 부류의 선주민이 살고 있다)이 안고 있는 군사화 문제, 다양한 민간 폭력사태 등을 역사문화적, 사회정치적인 맥락에서 상세히 고찰해보여 주목을 끌었다. /필자

-성공회대의 메인즈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그리고 여러분의 경험을 들려준다면.

모히유딘 아마드
방글라데시 출신 사회운동활동가
모히유딘 아마드(모하유딘)=보람찬 한 해였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우린 모두 다양한 배경과 사고를 갖고 있고, 그래서 이런저런 많은 국제회의를 통해 잠깐씩 만나지만 모두 스쳐지나가는 경험들일 뿐이다. 그러나 메인즈 프로그램은 다르다, 1년 동안 한군데 눌러앉아 생각을 교환하고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내 경우만 들어도, 인도 동북부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다. 버마와 미얀마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제껏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몽골지역에 대해서도 징기스칸 밖에는 아는 게 없었다가 몽골에서 온 학생 덕택에 많은 걸 알게 됐다.

말레이시아도 그동안은 다양한 민주제 사회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온 학생을 통해 국내보안법(Internal Security Law)의 폐해를 알게 됐다. 또 방글라데시에서 주로 노동자들에게서 한국이 안좋다는 얘기만 들어왔는데 다양한 한국인들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는 메인즈 과정 교수진이 아직 진용이 안갖춰졌고, 급여도 낮다는 것이다. 커리큘럼도 아직 한참 미완성이다. 그래도 공간과 기타 시설을 제공받으니 괜찮은 편이다. 사회운동가들에게는 1년 안식년 내기가 정말 어렵고, 오랜 기간 지나서 다시 공부하기도 힘들다. 1년만에 학업 성취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유럽 기준의 엄격한 아카데믹 학업요건을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제시카 소토(제시카)=어제 새삼 생각했다. 바로 엊그제 같은데 모든 게 너무나 빨리 일어났고, 제대로 반추할 시간이 부족했다. 하도 바빠 안식년 같지도 않다. 모히유딘 선생 의견에 동의한다. 일반적 코스가 되어선 안될 것 같다. 한국 시각으로 동북아를 접함으로써 동남아를 더 잘 알게 됐다. 다양한 학생들이 모인데다가, 학기별로 너무 분위기도 달랐다. 여름학기엔 다들 흥겨웠고, 겨울엔 거의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보노짓 후세인(보노짓)=전반적으로 흥미로운 한 해였다. 매일매일 희비가 교차했다. 다양성이 살아 있어 좋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부분은 바로 거기서 방출되는 에네르기였다. 제시카가 ‘아시아를 새로 발견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는데, 나는 정반대로 ‘아시아를 비발견’(unfinding Asia)하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메인즈 과정이 펼쳐졌던 현장(성공회대)도 썩 흥미로운 공간이다. 내가 아마 메인즈 학생들 가운데 캠퍼스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낸 사람일 것이다.

메인즈 과정의 특수성

-재작년 성공회대가 주관한 ‘아시아시민사회교육포럼’이 생각난다. 여기서의 결론이 결국 메인즈 과정 신설로 이어지게 됐는데.

모히유딘=난 그때 없었는데, 메인즈 프로그램 비슷한 것이 논의되었다고는 들었다. 아레나가 어차피 ‘지역학교’란 것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건 아시아 이곳저곳에서(인도, 중국 등) 시민사회 캠프 엇비슷한 단기 코스 프로그램인데, 이걸 한 1년으로 늘려 정식 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보자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였다. 성공회대로 아레나사무국이 들어왔고, 아레나 자원을 동원하는 게 가능했다. 처음엔 이 모든 ‘이전’에 대해 한국 펠로우들이 많이 걱정했었다고 들었다, 책임도 무겁고, 등등. 아레나는 총회 당시 메인즈 과정 신설에 큰 관심을 보였고, 10명 가량의 펠로우들에게서 오케이를 얻어냈다. 이후부터는 일이 너무 빨리 진행되었고, 펠로우들 가운데 아무도 교수로 와줄 사람이 없었다. 1월 말까지 아무도 올 사람이 없다는 것이 확실해지자 내가 승낙했다.

-‘아시아시민사회교육포럼’을 언급한 이유는 매우 흥미롭고 가치 높은 비전이 제출됐었기 때문이다. 대충 이런 것이었다. 어떻게 우리가 모여 교육에 있어서의 사회재생산 메카니즘을 만들어낼 것인가. 바로 아시아에서의 교육에서 유럽중심성의 해체 문제였다. 이 과정이 단순히 아시아 활동가들이 한국에 와서 한 1년 안식년 갖고 재충전하는 프로그램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모히유딘=문제는 그런 비전이 단 한 번도 문서화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제시카=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문서화하면 되는 거 아닌가.

모히유딘=문서화되지 않았고 따라서 스태프, 코스, 커리큘럼, 교육정책 등 측면에서 명확히 결정된 것이 전혀 없었다. 영문 브로셔와 웹싸이트가 전부였다. 내게 한 코스만 맡아달라고 요청해서 그럼 ‘세계화와 사회운동’을 맡겠다고 했고, 도서관에서 내 스스로 필요한 자료들을 찾아 모아왔다. 성공회대와 아레나의 공동프로젝트인데도 문서화되어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두 번째 문제는 메인즈 과정에서 관련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레나에서는 보통 프로그램 하나를 운영할 때 프로그램 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한다. 메인즈 경우 단지 아레나 펠로우들 가운데 몇몇이 교수진 명단에 오른 것뿐이었다.

제시카 소토
국제엠네스티 필리핀지부 활동가
제시카=메인즈는 굉장히 독창적인 이니셔티브니까. 어떻게 우리가 여기 이미 만들어놓은 관계를 아시아에서의 새 운동(activism)으로 만들어낼까 고민해야한다고 본다. 메인즈에서 앞으로 어떤 운동이 생산될 것인가? 메인즈 출신들은 어떤 활동을 해나가야 할까? 단순히 ‘자격증’만 따고 끝내는 그런 코스가 되어선 안된다고 본다. 이 과정 전체를 그 다음의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킬까를 고민해야 한다. 내 우려는 성공회대가 앞으로 이 과정을 활동가 자격 프로그램 정도로만 생각해서 전문적이고 학문적 기준만 강화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그러니까 딜레마가 있다. 엄격한 학문적 기준과 성취도에서 전혀 못미쳐선 안되지만 동시에 메인즈가 애초에 뿌리박은 비전도 충족시켜야한다는 것이다.

모히유딘=메인즈가 새 사회운동가 세대 양성해내려면 첫째, 커리큘럼이 중요하다. 어떤 쪽으로 네트워크하고 교육시켜 자격화할까이다. 둘째는 학생 선발이 중요한데, 엔지오에서 왔다고 다 사회운동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는 지속적인 네트워킹이다. 제시카가 말한 것처럼 한번 자격증 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적으로도 일정 수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면서 기타 지원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워야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가령 브락, 프로쉬카 등 몇몇 큰 엔지오이 유럽의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그쪽 박사과정에 활동가들을 보내 교육시키고 있다. 다들 명성 있는 학교이고 프로그램들이다. 사람들은 그런 대학들의 조건과 성공회대 프로그램을 늘 비교할 것이다. 특히 교수진이 중요한데, 한국교수진은 훌륭하지만 아직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험이 좀 부족한 듯하다.

-4~5년 계속하면 앞에서 언급한 비전을 현실화하는 게 실제로 가능하지 않을까.

모히유딘=4~5년씩이나 걸리진 않을 것 같다. 지난 첫해는 아직 준비가 안된 셈이고 올해도 아마 강의요목이 여전히 조금 열악할 것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괜찮은 코스 교육이 가능하리라 본다.

한국사회의 모순된 이미지와 위기

-제시카와 보노짓은 더 남아 한국 시민사회를 위해 일할 것이라 들었다. 한국 시민사회에 대한 기대, 또는 그동안 갖고 있었던 생각 중 변한 것이 있다면.

보노짓=오기 전까진 한국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중국, 일본은 늘 관심이 있었고 공부하고 싶었지만 한국은 빠져 있었다. 그런데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온 것이 훨씬 좋았다고 생각한다. 원래는 스페인 대학에 가려고 했는데, 한국에 오길 잘했다. 유럽 쪽의 교육환경은 웬만큼 짐작가능 했으니까. 한국 민중 역사를 배우고 더 알고 싶은 흥미가 생겼다.

지난 40~50년 동안의 한국에서 있었던 독재, 억압과 민주화 사이의 모순은 앞으로 풀어보고 싶은 숙제이다. 양자가 너무 상반되고 어떤 근본적인 절단지점이 사이에 있다고 여겨질 정도인데, 아직 그 지점을 찾지 못했다.

제시카=메인즈 시작하기 바로 2주 전 알고 지원해서 급하게 오게 됐다. 그 전에 한국 사회에 대해 들은 몇 가지는 이런 거다. 첫째로는 민주화, 강한 사회운동. 두 번째로는 필리핀 안에서 유명해진 한국의 이미지인데, 굉장히 난폭하고 사람들을 착취한다는 거다. 지난해 12월에 미 클라크 기지 근처에 사는 우리 사촌집에 놀러갔을 때 들었는데 ‘필리핀인들 금지’라고 내건 한국식당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는 한국인들의 남을 존중할 줄 알고 친절한 이미지와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아쉽게도 필리핀 안에서는 이미 한국인들에 대해 이런 식의 부정적인 시각이 대세인 것 같다. 한국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같이 모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 내에서의 한국 기업 활동을 모니터하는 그룹은 국제민주연대 등이 있다.

제시카=기업 감시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이따금 질문하는 점이기도 하다. 바로 속속들이 스며든 문화만 놓고 보면 한국 사회는 아직 민주화가 안됐다는 것이다. 가령 한국 농촌사회에서의 말단문화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을 황금시절이라 말한다든지 등이다.

제시카=필리핀도 똑같다. 마르코스 시절이 더 좋았다고도 하고, 부정부패는 여전히 심하고.

모히유딘=아시아 사회 대부분이 갖고 있는 문제겠지만, 일단 군부독재가 길었다. 그리고 산업화 기간이 한 30년 정도로 굉장히 짧았다. 서양하고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이에 비해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천천히 바뀐다.

인도에도 유럽과는 달리 계몽된 극소수 엘리트 계층이 있을 뿐이다. 한국도 그럴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후진적이다. 정치적 민주주의와는 다르게 사회문화는 아직 위압적, 권위적 유교주의에 물들어 있고, 독재적이고 모순적이다. 이것이 한국 사회의 위기일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은 이미 부유사회에 진입했다. 새 이명박 정부는 더할 것이다. ‘부유한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즉 부유한 사회는 그런 사회 나름의 정치적 프레임 워크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가 더 발전할수록 더 많은 모순을 낳게 되고 더 복잡한 문제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면 이후 민주화 운동은 더 팽창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더 팽창된 민주주의로 귀결되게 된다. 한국은 지금의 동유럽처럼 개방, 사회주의, 봉건주의가 다 같이 섞여 있다. 현재 젊은 한국인 세대가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주류가 되면 아마 달라질 것이다.

제시카=‘성공회대 세대’가 주류가 되면 말인가?(일동 웃음)

동남아시아 프로세스들

보노짓 후세인
인도 풀뿌리 사회운동가
-한국은 동남아와는 거의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이 살아왔고 따라서 동남아에 대한 공부는 한국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 지역주의를 비롯한 아세아의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최근 데이비드 헬드의 ‘민주주의의 모델’이란 책을 갖고 세미나를 했는데, 마지막 장에서 헬드가 ‘코스모폴리탄 민주주의’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 봤다. 그 중 거버넌스 부분에 장기과제로 ‘국가 권력을 지역적, 글로벌 권력에 점차 이양한다’는 언급이 있다. 이런 그림에 학생들은 큰 자극을 받는다. 한국은 더욱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다.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모히유딘=아세안,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SAARC) 등은 반중국 블록 형성이라는 공통목표를 갖고 추진된 것이다. 간정부 조직이라 할 수 있고, 인도와 파키스탄 갈등 때문에 실제로 제대로 뜨지는 못했다.
이제 인도는 아세안에 들고 싶어 하고 있고 방글라데시도 버마, 태국 등의 멤버와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SAARC가 여전히 큰 이슈라고 한다면 남아시아에 아직도 식민주의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많은 언어, 문화가 혼재되어 있어도 역시 복식, 음식, 사회관계 등 공통의 역사, 공통 문화랄 만한 것이 있다. 다만 사회체가 그렇다는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아세안 같은 공동체로 발전하지 못했다. 아세안에는 반공주의라는 뚜렷한 정치적 동의 기반이 있었다, SAARC는 사정이 다르다. 허나 아세안과 SAARC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갈수록 서로 가까워지고 있다.

제시카=SAARC에 대해 덧붙이자면, 주로 무역, 또 국경 문제 논쟁 해결을 위해 생겨난 기구이다. 이런 기구들을 더 진보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비슷한 다른 그룹이 더 생겨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시민사회가 이런 네크워크를 더 진보적인 것으로 만드는 데 개입하고 공헌해야 한다고 본다. 아세안 헌장만 해도 15년에 걸친 프로젝트였지 않나. 이런 프로세스에 더 좋은 사람들 투입해 진보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버마-타이 등의 관계 등에서 SAARC 내 갈등 해소 노력이나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제시카=버마-타이의 경우, 국가 간 갈등은 역시 역사에서 오는 것 같다. 말레이시아하고 인도, 싱가포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필리핀은 말레이시아와 약간 갈등을 겪고 있긴 하지만 그다지 심각하진 않다, 가령 안보문제는 아니다. 동일한 아젠다 갖고 자주는 모이는데 각 정부가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컨센서스가 모여지기 힘들다.

모히유딘=SAARC는 정치적으로 균일한 블록이 되어가고 있다. 자원도 풍부하다.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은 또 전체 15억 인구를 가진 큰 시장이기도 하다.

-인도가 대국으로 그려진지 오래다. 특히 국제뉴스통신사 인터프레스서비스(IPS)를 보면 투자와 관련해 인도와 중국이 아프리카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연일 나오고 있다.

김레베카
지도를 놓고 아시아의 경계와 개념을 논의 중인 참석자들

모히유딘=경제대국은 높은 차원에서만 그렇다. 낮은 데로는 전혀 내려오고 있지 않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도 마치 60년대 한국 같은 그런 구조다. 선진기업 아니라 가족 중심의 재벌 경향이 강하다.
1997년 아시아 덮친 위기가 인도에도 곧 닥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서양 미디어가 ‘경제 기적’으로 인도를 자꾸 그리는데, 가령 2020년 정도면 유럽을 능가하리라는 것이다. 헌데 저들이 그걸 용인할까.

보노짓=‘기적’은 없다. 적어도 바닥에서는 말이다. 기적이 반드시 있어줘야 하는 영역이 하나 있다면 바로 교육개발 분야다. 이게 개선되지 않으면 분명 한 15년 안에 숙련노동자 고갈위기가 닥칠 것이다.

모히유딘 아마드(Mohiuddin Ahmad)=모히유딘 아마드는 경제학을 전공한 방글라데시 지역문화운동가이자 저술가이다. 지난 1980년 다카에 공동체개발도서관(Community Development Library, CDL)을 설립, 1996년부터 지금까지 회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CDL은 자료화와 정보교환, 연구, 정책개발과 제안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아마드는 또한 빈곤타파를위한남아시아연대(South Asian Alliance for Poverty Eradication, SAAPE)를 창설했으며, 부채와 개발을 연구하는 남아시아-태평양 주빌리 운동의 회장을 맡고 있다. 1977년부터 아시아 개발문제에 천착해오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여러 유엔 회의에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참석했으며, 방글라데시수자원개발기구(Water Resources Planning Organization of Bangladesh)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구보고서 ‘토지 없는 자에게 토지를’(Land to the Landless, 1991)과 에세이집 ‘하류지역 홍수’(Deluge in the Delta, 1989), 그리고 20여 권의 시집을 펴낸 왕성한 시인이자 저술가이기도 하다.

김레베카 객원기자(성공회대 민주주의와사회운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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