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시민단체·일반민·종교계 반대 직접행동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강행된다면 이를 백지화하기 위한 헌법소원 및 법적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 민변환경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생태지평, 환경운동연합 환경법률센터 소속 변호사와 법학자들은 지난 6일 ‘한반도대운하를반대하는법률가모임’(법률가모임)을 구성하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법률가모임에는 조국 서울대, 한상진 건국대 법학과 교수 등 전국 대학 법학과 교수 76명과 이덕우, 조성우 변호사 등 변호사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향후 새 정부의 대운하 관련 특별법 제정에 맞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등을 벌인다면 새만금 소송 이후 최대의 환경법률소송이 전개될 전망이다.

법률가모임은 “한반도 대운하가 21세기에 과연 필요한 사업인지도 판단 받아야겠지만 추진세력들이 최소한의 국민검증도 받지 않은 채 특별법 만능주의로 추진하려는 것은 큰 문제”라며 “환경보전은 국민의 의무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대운하의 법률적 문제점을 사전에 규명하고 사업을 철회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법률가모임이 지목하는 법률적 문제점은 헌법 등이 보장한 국민의 생명권, 생존권, 환경권은 물론 물과 물길 관리에 대한 국제규범 등이 포함돼 있다. 헌법 9조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국가의 의무’임을 명시하고 있다. 또 대운하 사업을 민간자본으로 추진한다면 헌법 9장의 ‘경제’ 부문을 사실상 폐지하는 위작적 헌법개정에 해당한다고 법률가모임은 지적했다. 국토와 자연환경, 문화를 담보로 특정기업에 과도한 개발특혜를 주고 국공유 재산에 대한 처분권을 시장에 넘기는 것은 국가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만일 4월 총선 이후 국회에서 특별법 통과가 시도된다면 헌법소원은 6월경 이뤄질 전망이다. 법률가모임은 향후 대학교수 및 법률가의 참여 확대와 운하건설계획이 현행 법률과 상충되는 점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또 독일운하와 관련해 활동해온 국제 법률가를 초청, 심포지움도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종환 신임 국토해양부 장관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운하 건설 추진계획을 명확히 밝힌 가운데 한반도 대운하 반대 목소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반도대운하반대서울대교수모임은 10일 반대 성명 발표와 공개 반박 강연을 진행한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22일 한강 및 4대강 일대에서 ‘거북이도 운하보다 빠르다’는 슬로건의 거북이 가족걷기대회 및 문화마당을 벌인다.

일반시민과 네티즌들의 모임인 대운하반대시민연합은 오는 30일 서울역 등지에서 반대 국민행동과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불교, 기독교 등 종교계에서도 각종 종교행사 등을 통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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