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보다 철저한 보상, 재발방지가 먼저”

참여연대, 통신공공성 확대 및 제대로 된 피해보상 촉구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8.11.2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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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보단 안전’ 통신불통 재발 방지 위해 점검 및 백업체계 강화 요구
소비자·자영업자·택배기사·대리기사 등의 영업상피해에 대한 보상마련 촉구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 통해 피해자구제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해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조형수 변호사)는 28일 KT 광화문 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KT불통사태와 관련하여 △통신불통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점검 및 백업체계 강화 등 통신공공성 확대 △소비자, 자영업자, 택배기사, 대리기사 등의 추가피해에 대한 보상안 마련 촉구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한 피해자구제 방안 강화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시민, 자영업자단체은 물론 2014년 SKT 불통사태와 관련하여 공익소송을 담당했던 법률전문가, 당시 공익소송을 주도했던 시민사회단체 실무자 등이 참석하여 KT의 책임감 있는 보상안 제시와 함께 통신공공성 확대를 위한 이동통신사, 정부, 국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자신을 고양시 덕양구에 거주하는 피해시민이라고 소개한 한 기자회견 참석자는 “본인 외에 남편, 아이까지 모두 KT 망을 쓰고 있어서 주말 사이 가족 모두가 전화,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시민은 “동네 병원, 약국, 상점들 모두 카드단말기 결제가 되지 않아 모두 현금으로 지불해야 했다”며 “본인은 마침 현금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현금이 없었던 다른 시민들의 경우 굳이 은행ATM기기를 찾아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한 “온 가족이 우리 가족처럼 모두 KT휴대폰을 쓰고 있다보니 제때 119구조 전화를 하지 못해서 결국 70대 어르신 한 분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방송에서 봤다”며 “우리 가족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 너무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찔했고 가족들끼리 통신사를 분산해서 써야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이번 KT아현지사 화재로 일반시민들의 피해도 컸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 중 하나가 바로 자영업자와 중소상인들”이라며 “KT가 약관상 손해배상 외에 영업상 발생한 손해도 반드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광 의장은 “자영업자·중소상인들에게 주말 장사는 매우 중요한데 이번 사고로 카드결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손님들은 물론 중소상인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며 “특히 배달주문이 많은 업종의 경우 주말 오후 시간을 통째로 날리면서 매출이 3분의1 가까이 줄었다는 가게들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또한 “한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를 통한 전화, 온라인 주문 시스템 운영을 위탁받은 업체가 KT아현지사 구역에 있어서 해당지역의 점주들 뿐만 아니라 전국의 점포들이 모두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며 “이 문제는 단순히 서울 일부 지역의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도 KT가 면밀히 피해사례를 접수하여 이에 맞는 보상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2년에 한번씩 이러한 대규모 통신불통 사태가 반복되고 있지만 그때마다 통신사들이 앞에서는 영업상 피해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고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러한 보상 문제를 이통사에 맡겨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도 적극 나서 구체적인 보상안을 협의하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560만명이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금은 1인당 2-3천원에 불과했던 SKT 불통사태 당시 참여연대, 전국대리기사협회,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회원 등 18명의 원고와 함께 SKT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공익소송을 담당했던 조형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통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확인됐다”며 “통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얼마나 큰 재난이 오는지 그리고 통신사들이 막대한 마케팅비용 지출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지를 위한 대비와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들이 알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신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하는지는 그 누구보다도 통신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막대한 수익을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는데 쓰지 않았는데 여기에는 통신사들이 엄청난 수익을 가져가면서도 그 책임은 약관상의 책임 등으로 제한하여 피해를 국민들에게 전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형수 변호사는 향후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통신사들이 이익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통신재난으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과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백업 및 이중화시설, 화재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등의 강화와 철저한 점검은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특히 소상공인 분들이 입은 피해를 제대로 배상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소비자 피해구제를 확대하기 위해 이미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집단소송제 도입 법안에 소비자분야를 반드시 포함하여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공익소송의 실무를 맡기도 했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동통신서비스는 민간사업자를 통해 공급되고 있지만 가입자가 우리 국민 수보다 많은 6천만을 넘어 보편적 서비스라고 봐야한다”며 “일상적인 연락 뿐만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서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그에 걸맞는 시설설치와 관리,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KT불통사태로 인해 일반시민, 자영업자, 중소상인들 뿐만 아니라 택배기사, 대리기사, 퀵서비스, 콜택시, 음식배달업 종사자 등 통신서비스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피해를 봤다”면서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보상을 통해 다시는 통신사들이 이러한 사태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지난 2014년 SKT 불통사태 공익소송 당시를 언급하며 “당시에도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이 택배나 콜택시 등 사업자들의 피해사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며 사과했지만 결국 이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4월 SKT 불통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철저하고 적절한 보상이 필요한 이유는 단지 피해보상 차원을 넘어 이윤추구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통신사들이 평소에도 만일을 위한 점검과 예방적 조치를 다 하도록 하는데 있다”면서 “만약 지난 불통사태 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졌다면 통신사들은 보상액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미리 시설투자와 점검을 강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이용약관상 피해보상 마련, 개인 및 소상공인 등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 추진, 통신재난 대응TF 구성, 통신재난 방지 및 수습 대책 수립, D급 통신시설까지 종합점검 추진, 화재 방지시설 설치 확대, 재난시 통신사간 협력체계 구축 등의 대책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철저히 이행해야 할 당연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KT가 영업상 피해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피해보상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만약 이번에도 제대로 된 보상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재정신청, 공익소송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에는 통신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후속조치와 함께 유사한 피해가 발생했을 시 효과적인 피해구제 수단을 마련하고 기업들의 예방적 조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소비자 집단소송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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