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형 현장실습 대신 제대로 된 노동교육 보장을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개악안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l승인2019.02.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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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달 31일 ‘규제와 검증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학교의 자율성에 맡기겠다’며 발표한 ‘직업계고 현장실습 개선안’은 현장실습생 중대사고 때마다 규제를 강화했다가도 여론이 잠잠해지면 폐지해왔던 악순환 반복이다. 친기업적 내용으로 실효성 없이 오히려 위험을 가중할 수 있는 이번 개선안 대신 양질의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기업 필요에 따라 시시때때로 현장실습 제도를 변형해 운영했다. 현장실습생 고 이민호 님이 2017년 제주 생수업체 공장에서 기계에 목이 끼인 채 사망한 이후 모든 파견형 현장실습은 현장실사로 선별해 규제가 가능한 선도 기업에서 학습중심 현장실습으로 운영했지만, 정부는 이번에도 현장실사 부담으로 참여하는 기업체 수가 줄어들었다며 다시 방향을 바꿨다.

전담노무사 확보와 1인 기계공정에 현장 교사를 투입하겠다는 방안은 실효성이 없다. 모든 공정에 교사를 파견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것을 허락할 기업도 있을 리 만무하다. 노무사 확보만으로는 권리 침해에 대한 실질적 구제책이 되지 못한다.

현행 노동현장 실습은 엄밀히 말해 교육으로서의 실습이 아니다. 교육당국은 현장실습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지, 본인들이 학교에서 행하는 교육은 어떠한지 검토하려 하지 않는다. 취업률 올리기에 혈안인 학교에 자율성을 주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기업 대부분은 실습생들에게 양질의 직업훈련을 제공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조사보고에 따르더라도 전체 기업 가운데 교육훈련시설을 운영하거나, 교육훈련 전담 부서를 두고 있는 기업은 각각 1%, 4.9%에 불과하다.

결국, 현행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은 말 그대로 실습이라는 이름을 가장한 착취에 불과하다. 기업들의 저임금 노동력 확보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현실 속에서 실습생들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업무를 전일제로 감당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일할 기회’로 포장해 저임금 불안정 비정규직 일자리를 고착시키고 있는 현행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를 요구한다. 정부는 현행 현장실습 대신 청년들을 위한 현실적 구직 수당과 더불어 양질의 직업 훈련, 파견시장 규제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불안정 노동을 현장실습으로 둔갑시키며 직업계고 학생과 입시생으로 양분하는 교육 양극화 현실을 바꿔야 한다.

민주노총은 학력차별과 위계가 없는 일터, 제대로 된 직업 훈련을 보장하고 위험한 순간에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는 일터, 불안정 비정규 노동이 즐비한 전쟁터가 아닌 법과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일터를 위해 싸워가겠다. (2019년 2월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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