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국가 순위는?

환경운동연합 장재연 공동대표의 미세먼지이야기-17 장재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l승인2019.02.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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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수치 중 하나가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1만 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1백만 명이 넘는다’라는 사실과 함께 거론되기도 한다.

▲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결과가 국민 겁주기 결과가 될 수 있다. ytn뉴스 캡처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사망진단서에 사인으로 기록되거나 또는 개별적으로 진단이 내려졌다는 것이 아니고(뒤에 설명하겠지만 학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미세먼지 오염도와 질병별 사망률 등 몇 개의 변수를 이용해 통계적 계산 방법으로 추정한 수치다.

따라서 진짜 사망자 숫자로 착각하거나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사용하면 오해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수치는 미세먼지 저감의 보건, 경제, 사회적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의미 해석 없이 그저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1만 명이 넘는다는 식으로 말하니, 국민들은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 미세먼지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갖게 된다.

▲ ytn뉴스 캡처

국민소득이나 행복지수, 출생률과 자살률 등 온갖 지표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 통계값은 국제적인 비교를 통해 그 수준을 평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와 전문가, 그리고 언론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치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 국민들은 매우 나쁘구나 하는 느낌 이외에는 정작 그 의미가 무엇인지 또는 국제적으로 어느 수준에 해당하는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길이 없다.

다른 나라 통계값은 몰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국제적인 비교를 통해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치는 과거 학자들이 추정한 자료들이 들쭉날쭉해서 많은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2018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183개국의 2016년의 추정값을 정리해 발표했기 때문에 국제적인 비교가 가능해졌다.

아래 표는 미세먼지(PM 2.5)에 의한 각국의 조기 사망자 추정값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중국이 약 115만 명으로 1위였으며, 인도가 약 109만 명으로 2위였다. 우리나라는 15,825명으로 세계 33번째로 높았다. 이 수치는 최근 우리나라 환경부가 추계한 것보다 약 4천여 명이 많은 값이다.

▲ PM 2.5 로 인한 조기 사망자(명)

미세먼지 오염이 높은 국가로 알려진 나이지리아(3위)가 약 14만 명, 파키스탄(4위)이 약 12만 명, 방글라데시(7위)가 약 8만 2천명, 이집트(9위)가 약 6만 7천명 등이었다.

그런데 세계에서 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이 약 77,550명, 일본은 약 54,780명으로, 우리나라 보다 무려 5배와 3.5배나 높았다. 그뿐이 아니다.

역시 미세먼지 농도가 우리보다 훨씬 낮은 유럽 국가들인 독일은 37,085명, 이탈리아는 28,924명, 영국은 21,135명, 프랑스는 16,294명으로 모두 우리나라보다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숫자가 훨씬 많다. 어찌 된 일일까?

미세먼지 오염도가 같더라도 인구가 많으면 피해자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일본, 그리고 앞에서 예를 든 유럽 국가들은 인구수가 우리보다 많다는 점이 이런 결과가 나오는 첫째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인구수를 보정해서 계산해야만 제대로 국가 간 비교를 할 수 있다. 물론 세계보건기구 역시 인구 10만 명당 조기 사망자 숫자를 제시하고 있다.

아래 표는 주요 국가의 인구 10만 명당 미세먼지(PM 2.5)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인구수를 보정하니 미국은 인구 10만 명당 조기 사망자 숫자가 24명으로 우리나라 31명 보다 작았다. 그러나 영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은 여전히 우리나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 PM 2.5 로 인한 조기 사망자, 2016년(인구 10만 명당 )

아래 그림은 183개국의 수치를 크기순으로 열거한 것이다. 그나마 영국은 71위로 우리보다 약간 뒤처진 순위이지만, 일본은 110위, 독일은 120위로 한참 아래이고 세계 순위에서도 하위권이었다. 이런 결과는 인구수만 보정하는 것으로는 국가 간 비교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제기구나 학계에서 합의된 미세먼지가 인구 집단의 사망률이나 병원 내원율 등을 높이는 기전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환자들이 상황이 악화돼서 사망이 앞당겨지거나 병원을 찾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 수치는 미세먼지 오염도만이 아니라 미세먼지로 인해 악화되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나 유병률 등을 함께 고려한 계산식에 의해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 인구 비중이 높거나, 해당 질병 사망률이나 유병률이 높은 국가 등은 미세먼지 오염이 낮더라도 건강 피해가 크게 산출된다.

일본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인구 고령화가 매우 높은 국가들이다. 노인 연령층일수록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산출에 적용하는 질병들인 뇌졸중과 심장 질환, 그리고 호흡기 질환이나 폐암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미세먼지 농도가 우리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사망자 수치는 높게 계산된다.

▲ 세계 각국의 PM 2.5로 인한 조기 사망자, 2016년(인구 10만 명당 )

이런 인구 집단의 연령 구조의 차이로 인한 오류 가능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보건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지만, 연령 표준화를 통해 통계값을 보정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현상이나 문제의 원인을 왜곡할 수 있고, 인구 구성이 다른 국가나 집단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과정은 필수적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미세먼지로 인한 인구 10만 명당 조기 사망자 통계도 당연하게 연령 표준화를 거친 값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 그림이 그 값의 크기순으로 배열한 것이다.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등이 예상대로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들이다. 또한 인구수만 단순 보정했을 때와 달리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우리나라보다 낮은 값을 보여, 합리적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률인 인구 10만 명당 18명 역시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로 따지자면 27위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고, 국민들의 건강 상태가 세계에서 수준급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수치는 일본의 인구 10만 명당 12명보다는 1.5배, 미국의 13명보다는 약 1.4배 높다. 영국보다는 약 1.3배, 독일보다는 약 1.1배 높은 수준이다.

▲ 세계 각국의 PM 2.5 로 인한 조기 사망률, 2016년(인구 10만 명당 연령 표준화 값)
▲ PM 2.5로 인한 조기 사망률 최저 국가들(인구 10만 명당 연령 표준화 값, 2016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 수준은 개발도상국가들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 입장에서는 부러운 수준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최상위권이다. 매일 같이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심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와는 너무나 다른 결과다.

이 세상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발생하며 그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난히 나쁜 나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믿을 수 없고,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자료는 유엔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이고, 분명하게 공식적으로 발표한 통계수치다. 지금까지 많은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자료만 골라 제시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볼 수가 없었을 뿐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가 선진국에 두 배 이상이어서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필자도 강연이나 글에서 매번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지표와 마찬가지로 비록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지난 30여 년 동안의 미세먼지 오염 개선 성과가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하게 만든 것이 객관적 사실이다.

물론 미세먼지가 과거보다는 개선된 지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들은 이런 환경에서는 살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런 인식은 매우 좋은 것이다. 지금까지 달성한 것에 조금도 만족하지 않고,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 PM 2.5 로 인한 조기 사망률 최고 국가들.(인구 10만 명당 연령 표준화 값, 2016년) OECD 국가들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

다만 지금처럼 미세먼지 오염의 원인과 대책이 터무니없고 괴담 수준의 논의에 머물러서는 도약은 불가능하다. 최근 5년 동안 중국발 미세먼지 탓과 마스크와 공기청정기에만 매달리다가, 이웃나라는 40퍼센트 가까이 오염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세월을 낭비했다.

자기 주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 문제가 개선될 것을 바라는 것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것(연목구어)과 같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다가는 상황은 점점 악화될 것이다. 현재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오염 수준에 비해 조기 사망자 수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것은 일본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아직은 고령 연령층 비율이 낮고, 뇌심혈관질환과 폐암 등의 사망률 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세먼지 오염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향후 고령화와 관련 질환 유병률 증가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건강 피해 역시 급속도로 커질 수 있다.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상위권 국가들이 누리고 있는 환경의 질을 우리도 가지려면, 우리 사회의 에너지, 교통, 산업, 시민의 환경 인식과 실천, 그리고 환경 정책의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 사회를 저에너지 고효율의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함께 하는 것만이 미세먼지 문제도 해결하고, 온실가스 문제도 해결하고, 에너지 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삼조의 정답이다.

▲ WHO의 세계 각국의 PM 2.5 로 인한 조기 사망률, 2016년(인구 10만 명당, 연령 표준화 값)

장재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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