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생태평화 삶터를

서울을 평화도시로[1] 김승국l승인2008.03.24 11:0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지난 1994년 5월 29일 세계도시계획 헌장인 ‘메거리드 헌장’이 발표되었다. 이 헌장은 21세기의 평화와 과학의 도시를 위해 다음과 같은 10가지 원칙을 천명했다.(국토정보 155호)

△도시와 자연: 도시환경과 자연환경의 균형유지는 미래 도시의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의 근본토대이다.

△도시와 인간: 미래의 도시는 여러 인종의 시민이 함께 살며, 서로 교류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미래의 도시는 각 인종별 지역공동체의 특성과 문화적 차이점을 존중하며, 모든 시민들에게 만족스러운 수준의 생활을 제공하여야 한다.

△도시와 시민: 미래의 도시는 모든 시민이 어떠한 장소나 서비스, 정보에도 최대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한 각기 다른 집단마다 자신들의 특수한 요구를 자유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재화와 용역, 시설 및 쾌적성(Amenity)의 공급은 실제적인 수요와 일치해야 한다.

△도시와 이동: 미래도시에서의 이동은 주로 집합적인 교통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은 도시구조와 조화를 이루면서 개인적 이동의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보행과 자전거 통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도시와 복합성: 미래의 도시는 전체로서의 도시체계와 각 부분체계를 포함하며, 물리적 체계에서 인식체계까지, 기능적 체계에서 제도적 체계까지, 건축의 체계에서 지역의 체계에 이르기까지 복합적 요소들을 망라하여 관리해야 한다.

△도시와 기술: 기술혁신, 특히 텔레마틱스(전화와 컴퓨터를 결합한 정보서비스 시스템)는 미래도시를 관리하고, 도시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활용되어야 한다.

△도시와 재생: 새로운 건물을 구상할 때에는 먼저 기존 건물을 재생시켜 새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여야 한다. 이는 지역성(locality)의 의미를 존중하는 것이다.

△도시와 안전: 도시계획 전략은 도시를 보다 안전하게 하고, 물리적으로 융통성이 있으며, 접근과 퇴장이 용이하도록 수립되어야 한다. 도시에 도달하고, 도시 내부에서 이동하며, 도시를 떠나는 것, 이러한 방식으로 도시를 공유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도시와 미(美): 새로운 건축은 단순히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건물로 만족하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건물과 공간을 생산하여야 한다. 새로운 건축은 물리적인 요구를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도시민의 내적 세계를 반영하는 아름다운 도시를 창조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사람들의 여러 가지 형태의 표현을 해석하고 이것들을 중시해야 한다.

△도시와 시간: ‘21세기의 도시, 평화와 과학의 도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도시 안에 면면히 형성된 역사와 문화를 표현해야 한다.

미래의 평화도시를 위한 위의 10대 원칙의 요점은 시민들에게 만족스러운 수준의 생활을 제공하는 지역공동체, 지속가능한 개발, 지속가능한 생태평화 도시, 지속가능한 순환형 도시, 쾌적성에 있다. 이들 요점들 사이의 연동성이 높아질수록 평화도시의 10대 원칙을 충족시킬 수 있다.

시민사회신문DB
미래의 평화도시를 위한 조건은 시민들에게 만족스러운 수준의 생활을 제공하는 지역공동체, 지속가능한 개발, 지속가능한 생태평화 도시, 지속가능한 순환형 도시, 쾌적성에 있다. 지난해 9월 차없는 종로거리 만들기 행사 모습

따라서 요점별로 설명한 뒤 요점들 사이의 상호 연관성이 평화도시로 연결되도록 하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한편 이 작업을 서울시를 중심으로 진행하면 훨씬 더 현장감이 있을 것이다. 서울시를 평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요점들의 상호 연관성’을 생각하며 이 작업에 임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역 공동체

대표적인 지역 공동체인 도시와 마을 중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의 평화가 급선무이다. 도시라는 지역 공동체의 평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 개개인의 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

지역 공동체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지역을 공동기반으로 하는 특수한 공동체를 의미한다. 지역 공동체는 단지 일정한 지역의 공유에 의한 연대감만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 가치의 공유를 통해 연대감을 갖고 있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지역 공동체는 비교적 넓은 지역에서 많은 주민들이 특정한 이념이나 신앙의 장벽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공유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생활 전 영역에 걸쳐 지속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공동체가 된다는 것은 지역 내에 다양한 공동체 모임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 공동체들이 서로 연계하며 교류한다는 것, 그 공동체들이 서로 지역 안에서 공동의 유대감을 갖고 공동의 목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오혁진, 2006)

위의 요점에 대한 설명을 서울시에 적용하면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서울시도 지역을 공동기반으로 하는 지역공동체인데, 왜 지역공동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기괴한 거대도시(metropolitan)라는 생각만 떠오를까? △서울시에는 지역의 공유에 의한 연대감이 없다. 서울시민들이 공동의 목표?, 치의 공유를 통한 연대감을 갖고 있나? △서울시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공유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생활 전 영역에 걸쳐 지속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공동체인가? △서울시민들은 그러한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나? △서울시 안의 다양한 생활 공동체들이 서로 연계하며 교류하고 있나. 공동의 유대감을 갖고 공동의 목적으로 협력하고 있나?

위의 문제 제기에 대한 확답의 정도에 따라 서울시의 평화지수가 결정될 것이다. 만약 서울시라는 지역공동체의 아노미(anomie) 현상이 심각하여 서울시민들은 전혀 공동체 의식을 갖지 않고 모래알처럼 흩어져 살고 있다는 답변이 나오면, 서울시의 평화지수는 바닥을 헤맬 것이다.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만족스러운 수준의 생활을 제공하는 지역공동체일지라도 공동체 안에서 지내는 시민들 사이의 소통, 개성이 부족하면 평화지수는 자연스레 떨어진다.

서울은 식민도시인가

현대적 의미의 도시계획과 도시관리는 태생적 기반에서부터 환경문제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즉 도시계획이라는 개념의 형성은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의 파급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문제의 발생 및 생활환경의 악화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기술적 관리방안의 모색에서 출발하였다.

환경과 도시개발을 조화하려는 실질적인 시도는 에베네저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전원도시(garden city)론이 중심이었고, 이는 20세기 초에 실제로 영국의 레치워스(Letchworth)와 웰윈(Welwyn)이라는 도시로 실현된 바 있다. 이러한 전원도시의 전통은 전 세계의 도시개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이는 환경문제의 대두와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으로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개발, 특히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 또는 도시에 대한 정의는 아직까지 명확한 개념적 합의를 이루고 있지 못한 상태이며, 또 실제 도시개발의 프로세스에서 정착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도시계획에 있어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개념이나 구체적인 개발방식과 지표설정 그리고 추진절차 등 실제적인 도시개발의 측면에서는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개념의 명확한 정의 없이‘Green City’, ‘Eco-city’, ‘Ecopolis’, ‘Zero-emission City’, ‘Livable City’, ‘Resourceful City’ 및 ‘Environmental City’ 등의 용어가 지속 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y)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김혜천, 2007)

요즘 ‘생태도시’ 혹은 ‘환경도시’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시가 개발되고 기능하는 실제의 모습을 보면 왜 생태도시인지, 왜 환경도시인지를 도무지 알기 어렵다. 공원을 몇 개 더 만들고 가로수를 조금 더 심는다고 생태도시이고 환경도시라고 할 수 있는가?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은 아니다. 생태도시는 구조와 시스템 자체가 친환경적, 생태적이어야 한다.(김혜천, 2007)

위와 같은 관점에 따라 서울시를 생태평화 도시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시가 생태평화 도시로 바뀌려면 도시구조와 시스템 자체가 친환경적, 생태적, 평화적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듯하다. 최근 서울시 당국이 생태도시로 거듭나려고 노력중이어서 과거 보다 친환경적인 요소가 증가한 것 같다. 그러나 평화도시로서의 면모는 전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서울은 지금까지 평화도시를 지향할 겨를이 없었다. 서울은 역사적인 수도로서 외세의 군대가 침략, 점령의 마수를 뻗친 최대의 거점이었다. 외세의 군대가 서울을 차지하면 한반도 전체를 관할할 수 있게 되므로 외국군대가 늘 서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19세기말에 일본군대가 진주하기 시작하여 20세기에 일본 군대, 미국 군대가 교대하면서 주둔하는 체제가, 21세기 벽두까지 지속되는 ‘종속의 역사’가 3세기 동안 이어지고 있다.

3세기 동안 외국군대가 서울에 주둔한 사실을 군사적인 측면에서 재평가하면 ‘서울은 식민도시’라고 규정할 수 있다. 서울을 식민도시로 삼은 종속의 역사는 끝내 동족상잔의 전쟁인 한국전쟁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을 제공했다.

이처럼 종속-식민도시화의 결과가 전쟁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서울시가 식민도시, 종속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이 평화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식민도시 ‘서울’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다음 호에서 이어진다.

김승국 평화만들기 대표

김승국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승국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