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원자력 정책

이버들_에코에너지 [42] 이버들l승인2008.03.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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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과 퐁네뜨 다리, 몽마르뜨 언덕 등 예술과 낭만, 문화와 민주주의의 꽃으로 곧잘 프랑스가 대표되곤 한다. 오랜 기간동안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운동이 이어져왔고, 유럽식 사회주의의 전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저항하며 ‘자유 프랑스의 깃발을 놓아선 안 된다’고 호소하던 드골이나, 스페인내전 때 프랑코 왕당파를 비판하며 총을 든 앙드레 말로 등 양심적 지식인들이 프랑스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군사’ 문제에 관한 한 프랑스는 그간의 이미지와 상충된다. 세계적인 군사문제 연구기구인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공개한 ‘2007년 군비 군축 및 국제안보연감’에 따르면, 프랑스가 지출한 군비는 531억 달러로 세계 3위에 달하며,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는 348개에 이른다.

핵무기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프랑스는 꾸준히 핵실험을 진행시켜 왔으며, 지난 1985년에는 핵실험에 반대하는 그린피스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비밀요원을 통해 폭파시킨 불법행위를 벌여 국제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예전에 만났던 프랑스 그린피스 활동가는 프랑스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미친 짓’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전력생산의 70%를 원자력이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2위로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가지고 있다.

겨울철 난방도 원자력을 이용한 심야전기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 계절별 부하 중 겨울철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최종에너지인 전기를 다시 열로 바꿔 사용하는 만큼 효율이 낮은 에너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원자력이나 군사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프랑스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우리나라 국가보안법처럼 강경한 법을 통해 반대목소리를 제한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웃국가인 독일에서 프랑스 핵실험을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가 끊이질 않는다.

필자가 만났던 그린피스 활동가도 독일인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로 건너가서 반핵운동을 하고 있었다. 매년 프랑스에서 재처리된 목스 연료가 독일로 이동하는 때에는 반핵운동가들이 철로에 몸을 묶는 비폭력시위를 하고 이 과정에서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프랑스의 경우 원자력이 전체 전력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원자력 발전으로 낮은 전기요금의 유지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지식경제부 또한 원자력비율을 전체 전력생산량의 60%까지 끌어올리겠다면서 신규 원전건설에 열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에너지원에 집중하는 현상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우라늄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발전소 사고로 전력공급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에너지믹스는 에너지정책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다른 정책들은 미국이나 일본을 베끼는 한국 정부가 프랑스의 훌륭한 노동정책이나 시민의견 수렴절차는 들여다보지도 않으면서 독선적인 원자력정책만 받아들이겠다는 태도가 참으로 우려스럽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차장

이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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