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라인, 기본권 가를 순 없다

작은 인권이야기[37] 양혜진l승인2008.03.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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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전북 도청 앞 에서는 임실 두만 마을 건설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도청에서 이에 대한 행정심판이 있던 날이다.

주민들은 식수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건설폐기물 처리시설은 안된다며 집회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격분한 주민들은 폴리스라인을 넘었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 완산경찰서는 도내 최초 폴리스라인 침범시위자 김 모 씨등 3명을 사법처리 하겠다고 했다.

폴리스라인의 법적 근거는 지난 1999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부터이지만 폴리스라인 침범에 관한 처벌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대한민국 헌법 21조가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집회시위의 자유는 온전히 보장되지 않았다. 집회는 신고제임에도 불구하고 허가제로 운용되어 왔고,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의 개정 및 경찰에 의한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규제들은 오히려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요즘 법질서 확립을 내세워 폴리스라인을 근거로 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고 있어 우려가 된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으로 공권력에 대한 도전 여부를 가리겠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즈음 하여 경찰은 불법집회시위에 대해 엄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 시작하더니 집회시위현장에 폴리스라인 후방에 7~8명 규모의 검거조를 배치해 이를 넘는 사람들을 연행 하겠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어청수 경찰청장은 지난달 11일 취임식 이후 연 전국 경찰 지휘관 회의에서 즉결심판 제도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불법 집회, 시위 참석자와 집회 중 경찰의 폴리스라인을 넘는 사람들에게 즉결심판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스라인으로 공권력에 대한 도전여부를 가리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곧 국민의 기본권을심각하게 침해할 수밖에 없다. 경찰이 상위법인 헌법에 나와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무시하고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만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폴리스라인은 집회시위 참여자들과 거리의 시민들을 격리하는 효과를 만든다. 집회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이 아닌 법질서 훼방꾼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집회에 차벽을 세워 집회 시위자들을 고립시키기까지 하는 경찰의 태도가 이를 입증한다. 폴리스라인 설치부터가 민주사회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는 것이다.

집회시위의 현장에서 이야기 되는 내용들은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알려져야 한다. 왜냐하면 집회시위야 말로 힘없고 말할 공간이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거리의 정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권은 최소한으로 적용 되어야하며,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폴리스라인에 대한 법 적용을 강화시킨다는 것은 집회시위 참가자들의 심리를 충분히 위축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고, 더군다나 즉결심판에 회부 하겠다는 것은 신공안탄압의 국면을 만들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것이 아니라면 경찰은 너무나도 경거망동 하는 것이 아닌가 되돌아봐야 한다.

갈수록 사회가 양극화되어 빈곤이 넘쳐나고 차별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실이 바뀌어지지 않은 한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오는 불만은 더 많아지고 집회횟수도 늘어만 갈 것이다. 그러나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집회시위 참가자들에게 위압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면 시위대와 경찰간의 마찰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경찰이 폴리스라인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가르겠다는 발상보다는 헌법에 나와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갈 때 민주사회는 더욱 더 발전될 것이다.


양혜진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상근활동가

양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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