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 타령

고춘식 연재 칼럼[7]_어둠을 파다, 꿈을 캐다 고춘식l승인2008.03.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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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이념의 시대가 가고 실용의 시대가 왔다고 나팔을 불어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이념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가 아리송하다. 좌파 이념이라는 게 뭐며, 노무현 정권이 무슨 좌파 이념으로 국정을 어떻게 했다는 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실용을 부르짖는데 당장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세계 경제가 말이 아닌 상황이니 이명박 정권인들 어쩔 도리가 없기도 할 것이지만, 잘 살게 해 주겠다고 큰소리 쳤으니 뭔가를 보여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단박에 경제 살려 대박 잔치 벌이겠다
급박하게 몰아치니 참 절박한 ‘실용’정권
큰 소린 떵떵 쳤네만 쪽박 세상 다 됐네


이명박 정권의 특색은 버전만 있고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 버전, 장사꾼 버전, 과거 회귀 버전, 시대착오 버전, 1% 갑부 버전, 불도저 버전은 있는데 국가의 미래상이 어떤 것인지 큰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잘 살게만 해 주겠다는 것인데 잘 살아서 뭐하겠다는 것인지 말이 없다. 국민의 의식 수준을 높인다거나 나라의 격을 높이는 데는 관심이 없이 경제만 살리겠다는 것이다. 인간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 없다.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그리고 참다운 삶의 질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철학이란 게 없다.

비전은 하나 없이 각박한 경제 타령
장사꾼 머리빡으로 통빡만 굴려대니
순박한 이 나라 산천, 구박 받는 국민들

경제가 위기라며 이명박 정부가 한 달도 안 돼 국민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이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낼지 그 누가 짐작이나 했으랴. 불법(?) 시위를 막기 위해 체포조까지 만들겠다고 한다. 너무나 기가 찬 국민들은 당연히 시대착오라면서 지독한 조롱을 퍼붓고 있다.

법 질서 내세우며 협박하고 핍박하니
기박한 궁민(窮民)들은 누구를 원망하랴
찍은 손 타박만 하네, 주렁주렁 ‘조롱’박


한나라당의 공천 쇼도 볼 만하였다. 영남 공천을 보자. 친이계 12명, 친박계 10명을 탈락시켰다면서 형평성을 위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빈자리를 누가 차지했는가. 친이계들이 다 차지하지 않았는가. 당권 장악을 위해 자기들끼리도 이렇게 속여대니 국민 속이는 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김영삼 씨는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주어야 한다고 했고, 친박계 탈락자들은 ‘친박 연대’를 만들겠다고 앙앙불락이다.

피박에 광박에다 멍박까지 씌우면서
친박(親朴)을 몰아내니 공천 도박 쌈박하다
싹쓸이 쾌재를 부르나 자승자박 어쩔꼬

속임수에 이골이 난 천박한 나으리들
호박에 줄을 긋고 수박이라 박박 우겨
세금을 꼬박꼬박 낸 국민들만 처량타


요즈음 이명박 당선인이 쏟아내는 말들은 거의 공해 수준이다. 취임 전에 이미 기대를 접었으면서도 혹시나 하면서 희망을 걸었는데 기대를 건 사람들만 민망하게 되었다. 장관이나 실무자들이 해야 할 말까지 독차지하여 쏟아내니 귀를 막고 싶은 것이다. 세상에 한 나라의 대통령이 날마다 이렇게 많이 떠들어대는 나라가 또 있는가? 많은 국민들은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아예 일찍 자버리거나, 늦도록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다.

박덕한 나라님이 박력 하나 뽐내면서
박복한 백성들을 박절하게 박대하네
석 달 전 박수갈채가 박살날까 두렵소



고춘식 한성여중 교사·본지 편집위원

고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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