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보다 느린 운하 반대"

물의 날 기념 거북이 가족 걷기 한마당 이향미l승인2008.03.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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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반대 여론 총결집…시민 2천여명 참가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에 뜻을 모으기 위해 지난 22일 물의 날을 맞아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연안의 시민들이 강가에 모였다.


전국 36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운하백지화국민행동(국민행동)이 한강이 있는 서울 뿐만 아니라 낙동강변에 위치한 부산, 마창, 대구, 금강이 있는 대전, 영산강이 있는 광주에서 물의 날 기념행사로 ‘거북이 가족 걷기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민행동이 마련한 ‘거북이 가족 걷기 한마당’ 행사에 참가해 강을 따라 걸으며 물의 소중함을 느끼며 운하 계획에 반대하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강 둔치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약 2천여 명의 시민들이 한강시민공원 럭비구장에 모였다. 박용신 국민행동 상황실장은 “운하가 추진될 예정인 4대강은 온 국민의 식수원이자 삶의 터전”이라며 “국민의 60%이상이 운하에 대해 반대하는데 국민이 몰라서 그렇다고 여기는 오만한 태도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나서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열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총집합했다. 환경연합과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뿐만 아니라 참여연대, 여성민우회, 문화연대 등의 각계 시민단체들, 공공운수연맹 등의 노동운동단체들도 동참했다. 각 단체들은 한강 럭비구장 주변으로 체험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쳤다. 여성환경연대는 ‘천연치약 만들기’,‘생태미술체험’을 진행했고, 참여연대는 ‘즉석사진찍기’ 행사를 벌였다.

걷기 대회에 앞서 이영자 국민행동 공동대표(환경정의 공동대표, 가톨릭대 교수)는 “후보시절 대운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는 밖으로는 여론 수렴 없이는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안으로는 국토해양부 산하에 운하지원팀을 만들고 내년 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를 뒷걸음질치게 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운하’에 대한 내용을 대표공약에서 뺀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서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걷기 대회가 시작됐다.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은 서강대교 남단에서 당산철교까지 4km 구간을 걸으며 대운하 반대 행렬에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이철수 판화가의 '산으로 간 배는 오도 가도 못하고‘라는 글씨가 새겨진 손수건을 받아 머리나 목에 둘렀다. 또 “왜 하니 운하”, “한강은 흐른다”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거나 ‘난 운하 반댈세’라고 쓴 박스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걷기 행렬에는 가창오리, 구렁이, 맹꽁이 등 멸종위기동물의 인형과 운하 반대를 알리는 키다리 아저씨 등도 눈에 띄었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박스맨 분장을 하고 걷기대회에 참가한 김종우 (경서중학교 1학년&서울 가양동) 군은 “운하를 파면 국민들의 세금만 낭비하게 돼서 서민경제는 더 안좋아질 것 같다”며 “운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늘 처음으로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앞으로 환경을 지키고 소중히 가꾸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이번 행사에 참가한 노혜숙(광명생협 회원) 씨는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 운하를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강의 물길을 막으면 생태계 파괴는 불보듯 뻔한 것 아닌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강을 운하를 파서 망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걷기대회에 이어 2부 문화 한마당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한강의 생명을 위한 울림’이란 주제로 고르 예술단의 북춤이 울려퍼졌고 바닥소리팀이 ‘한강이야기’ 판소리 공연으로 대운하를 풍자했고, 가수 연영석씨가 ‘한강아, 놀자’라는 주제로 공연을 펼쳐 운하 건설 백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하나로 묶어냈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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