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 "김기덕 3억 손배소, 미투운동에 대한 백래시"

민선희 기자l승인2019.03.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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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엔젤라홀에서 열린 '영화감독 김기덕 3억 손해배상 청구소송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은나 기자

영화감독 김기덕씨가 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에 대해 3억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은 "피해자와 지원단체를 협박하는 김 감독에게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김 감독의 손해배상 소송을 미투운동에 대한 백래시"라고 비판했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7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 많은 피해증언에 대해 단 한 마디 사과나 성찰 없이 역고소로 대응하는 김기덕의 행보에 분노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달 김 감독은 민우회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유바리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김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 대해 민우회가 영화제 초청을 취소해달라는 성명을 내서 본인을 성폭력 범죄자로 낙인찍었고, 이로 인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주장이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김 감독 자신"이라며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고, 반성이나 사과 없이 피해자와 진실을 규명하려는 언론과 단체를 고소하는 행위야말로 스스로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도 "지난해 미투운동으로 인해 성폭력 피해를 겪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말하기가 이어지고 있고, 김 감독의 성폭력도 피해자들의 고발로 드러났다"며 "김 감독의 성폭력 혐의는 수사과정에서 대부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지만, 증거불충분이 성폭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이 자신의 성폭력 사안을 다룬 PD수첩 제작진을 비롯해, 피해자들, 이번에는 연대단체에까지 소송을 남용하고 있는데 그 어떤 금액으로도 피해자와 함께 연대해 맞서려는 정의를 막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유바리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남순아 한국독립영화협회 성평등위원은 영화제 측에 "귀 영화제의 초청 결정이 영화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숙고하길 바란다"면서 "그 결정이 부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가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아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촬영장에서 여배우를 폭행하고, 베드신을 강요한 혐의로 지난 2017년 피소됐다. 검찰은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하는 한편, 베드신을 강요한 혐의(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지나 공소권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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