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첫 시행되는 부산시교육청의 수학여행비 지원사업이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시의회 윤지영 의원은 18일 시정질문을 통해 “부산시교육청의 현재 수학여행경비 지원정책은 ‘보편적 복지 시행’이라는 근본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또한 전반적인 수학여행경비가 인상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지원방식에 대한 다각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수학여행비 지원’은 김석준 교육감의 공약사항으로 지난해 11월 부산시교육청이 발표한 ‘고교 수학여행비 지원계획’에 따라 올해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중학교, 후년에는 초등학교까지 지원이 확대된다.

이와 관련 2019년 기준,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최대 324,000원의 경비를 지원하며, 초·중학교는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각각 170,000원, 173,000원의 경비를 지원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수학여행경비 지원을 위해 올해 총 11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이라는 취지와 달리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비가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고등학교의 ‘국내’ 수학여행 최고경비는 529,000원으로 324,000원을 지원한다 해도 205,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며, △해외로 수학여행을 간 경우에는 지난해 평균비용이 1,093,000원으로 77만원에 달하는 경비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학교 및 초등학교 역시 40만원을 넘어서는 제주도 경비를 고려하면 충분한 지원(지원기준액 각각 173,000원, 170,000원)이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참고로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학생이라면 국내 여행만큼은 마음 편하게 다녀올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저소득층 학생에게 ‘초·중·고’ 구분 없이 ‘40만원 이내’의 실비를 지원하고 있다.

윤지영 의원은 “‘324,000원 한도에서 실소요경비로 지원’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의 경비지원이 학생과 학부모로 하여금 적어도 최대지원액 이상의 여행지를 선택하게끔 하는 심리를 촉발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시교육청이 이번 달 각 학교로부터 취합한 ‘2019년 고등학교 수학여행 예정계획’을 보면, ‘해외’ 및 ‘제주도’를 선정한 여행팀이 지난해 대비 각각 3.2%p, 4.8%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영 의원은 “그동안 일부 학교의 고액수학여행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대책도 없이 수학여행비 전체지원으로 전반적인 경비 인상 등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정책이 아닌, 누구나 만족하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지원방식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현진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