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는 진퇴양난

이버들_에코에너지 [43] 이버들l승인2008.03.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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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물가 안정대책이 발표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공공요금 동결에 이어 52개 생필품 품목을 선정해 가격을 집중 관리하는 등 물가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대통령이 칼국수나 라면값 상승을 직접 언급할 정도이니,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민심이탈이 여당에 걱정스러움을 안기는 모양이다.

고유가 또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잠잠해질만 하면 치솟는 유가는 최근 이라크 송유관 파괴로 더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유가 상승세를 반기고 있는 산유국들은 새로운 석유 증산 계획을 세울 리 없다. 1리터당 200달러까지 도달할 거라는 전망도 예측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유가가 뛰니 철근 값도 뛰고 시멘트 값도 뛴다. 나쁜 일이 닥칠 때에는 한꺼번에 온다더니 그런 모양이다. 연쇄적인 물가 상승에 레미컨 업체들의 파업도 투정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연일 고유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게 고유가대책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유가는 치솟고 석유 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석유 소비증진을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으니 말이다. 출퇴근길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나 유류세 10% 인하는 자가용 운전자들을 위한 편의제공이다. 오히려 자가용 이용을 부추긴다는 평가다.

게다가 업체 남발로 수익성이 하락한 주유소를 대형 마트에도 허용하겠다는 정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고속도로나 국도 건설로 인해 증가한 주유소 사업은 겉보기에는 사업성이 좋아 보이지만 실속은 그렇지 못하다. 지식경제부 고시로 공개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치열할뿐더러 정유사들의 입김이 막강하기 때문에 정유사 직영 주유소가 아닌 영세 주유소들은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다. 과점 형태인 정유사들의 기름을 받지 않고는 물량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 마트가 주유소 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책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배타적 공급 계약’을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유소는 배타적 공급계약에 의해 한 정유사의 기름만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정유사들의 주유소 시장 장악을 유도해왔고, 직영 주유소 비중이 늘어왔다. 한 예로 서울의 경우 직영 주유소 비율이 50%를 넘어설 정도다.

주유소들이 정유사를 선택할 수 있고 해외 석유수입사들의 가격이 더 저렴할 경우 국내 정유시장의 과점체계는 어는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뿌리 깊은 시장 점유방식이 있는 만큼 정유사들의 과점형태를 깨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반면 해외 수입상들의 무차별적 국내 시장 점유도 반길 일만은 아니므로 이 역시 쉬운 길은 아니다. 고유가 대응은 여러모로 진퇴양난이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차장

이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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