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비공화국’ 서울, 대안은 자전거

이버들의 에코에너지 2.0 이버들l승인2008.04.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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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원 확대도 함께
“정책결정자 선택에 미래 걸려”


에너지관리공단
쓰레기매립지역으로 이름 높았던 난지도를 공원으로 조성한 하늘공원에는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해 소형풍력발전기 5기가 설치됐다.

지방에 사는 어릴 때의 속내로는 서울처럼 근사한 곳이 없다. 서울만 가면 좋아하는 연예인 오빠를 당장이라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고, 커다란 고층빌딩과 백화점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드라마에 나오는 서울의 주요 명소에서 데이트를 할 거라고 상상한다. 그러다 노는 것조차 지치면 원래 현대인들은 외롭다는 독백과 함께 마치 왕가위 감독의 영화 주인공이라도 된 듯 서울 도심 속을 누비고 다닌다….

산업화가 활발했던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나 같은 세대들에겐 서울은 지금의 뉴욕이자 파리다. 산업화의 성장속도와 비례해서 서울의 몸집은 부풀려져왔고, 대중매체의 활발한 보급으로 서울의 속살은 가감 없이 공개되어 왔다. 정치와 경제, 행정과 문화 등 사회의 제반 요소들이 모두 집중되어 있는 기형적인 거대 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서울은 점차 화려해졌지만 기형적인 부와 권력, 인구의 집중으로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지역들은 잠식당해야만 했다. 국가적인 국토 관리에 관한 행정 철학이나 도시계획이 부재했기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서울 형성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성도시와 신도시를 급하게 건설했고, 에너지수급을 위한 발전시설이나 보관시설도 주변 도시들로 옮겨져서 서울의 양분을 공급해왔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0.6%

서울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발전소는 마포 화력발전소이다. 수도권대기질보전법에 의해 발전소 건설은 수도권 이남으로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대기질보전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건설된 마포 화력발전소가 서울의 유일한 화력발전소다. 마포 화력발전소는 지역난방 열 공급을 위해 열병합 발전소를 신설하였으며, 2014년까지 지하로 옮기고 지상에는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화력발전소 폐쇄를 요구하고 있어 주민과의 갈등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서울이 자립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무척이나 빈곤하다. 최근 서울시에서 의욕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급계획을 세우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쓰레기매립지역으로 이름 높았던 난지도를 공원으로 조성한 하늘공원에는 지난 2002년에 월드컵을 기념하여 소형풍력발전기 5기가 설치되었다. 20kw의 작은 규모이나 하늘공원과 잘 어울려 장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가로등 220개와 안내소 전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는 서울 숲 뚝섬 정수장사업소에 설치된 300kw 태양광 발전이다. 아껴 쓴다면 100개 가정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대용량 태양광 발전이다. 정수장사업소의 유휴면적을 활용해서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건설했다.

인공위성 사진으로 보는 서울의 밤
광진초등학교에도 작은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만날 수 있다. 30kw 규모로 정부가 70%를 지원하고, 서울교육청에서 30%를 부담해서 건설되었다. 광진초등학교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스스로 학교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기요금 절약과 교육환경 개선차원에서 서울교육청을 설득해 지원을 받았다. 학생들에게 지구온난화와 에너지절약교육을 할 수 있고, 에너지절약실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교육 시설의 신재생에너지 설치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자립을 위한 작은 사례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 시민들은 에너지를 소비하기만 뿐 에너지의 생산과 유통에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서울의 신재생에너지 이용비율은 0.6%로 전국에서도 하위권이다. 이마저도 쓰레기소각으로 다이옥신 논란을 가지고 있는 공공부문의 폐기물 사업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승용차 비중은 높기만 하고

연도별로 에너지사용 추이를 살펴보면, 서울의 에너지사용량은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96년에는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13.4%를 서울이 사용했지만 2005년엔 8.9%를 사용했으며 앞으로도 서울의 에너지사용량은 줄어들 것이다.

이는 서울이 에너지절약을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순 없고,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에 생겨난 표면적 수치다. 대신 서울을 받들고 있는 경기도의 인구와 에너지사용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니 서울 중심주의가 결코 바뀐 것은 아니다. 여전히 서울은 에너지다소비 도시다.

서울의 분야별 에너지 사용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은 대부분 가정 상업(55%)과 수송(31%)에 사용하고 있다. 전국적인 분야별 에너지사용실태는 산업(56%)과 수송(21%), 가정 상업(21%)으로 집중되는 것과는 구분된다. 그만큼 수송 비중이 크다는 점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의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보면, 수송 분야의 오염배출 비중은 더욱 커진다. 에너지소비로 인한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은 약 3천만톤으로 이중 수송은 약 1천200만톤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난방이나 산업, 발전 등 수송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반면 수송 부분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질 정도다.

2005년말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총 자동차 수는 약 280만대로, 최근 20년간 매우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승용차 비율은 78.7%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버스(7.3%)나 트럭(14.0%)에 비해 높은 비중이다. 서울 교통수단 분담도 승용차가 27%를 차지하고 있어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주차장 확보 전쟁

승용차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서울은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또한 주차장 부족으로 인해 골목길마다 주차된 차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전국적으로 차량대수는 1412만1천대인데, 주차 면적은 1077만8천면으로 주차장 확보율은 76.4%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은 안 봐도 눈앞이 훤할 정도다. 서울의 골목길은 무단 주차와 주차 분쟁으로 보행 및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며, 집집마다 각종 도구를 활용하여 주차장 확보에 소리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웃간 주차 분쟁으로 소송까지 가는 사례도 많아 서울시는 거주자우선주차장 제도를 신설하는 등 분쟁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야간 주차 공간 확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약 4천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고질적인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2008년부터 250억원을 들여 25개 구마다 2개씩 총 50개의 소규모 주차장을 만들기로 했다. 주차장당 평균 5대 총 250대의 자동차가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또한 학교운동장을 야간 개방해 9천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그린 파킹(주택가 담장 허물기) 사업을 통해 6천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원과 학교 지하에도 주차장을 만들어 2천500여대의 주차공간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1천21억원을 투입해서 서울시 전역에 1만8천620면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를 포기하지 못하는 만큼 높은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자동차 1대를 구입하는 것은 쉽지만 그에 따른 사회 비용은 천문학적인 것이다. 에너지사용부터 주차 공간 확보까지, 이렇게 많이 비용이 소요되는 것인지 아마 다들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자동차 중심의 도로 정책

보행자 통행과 자전거 이용 등 녹색 교통수단을 위한 시설 기반도 취약하다. 차도의 폭원은 넓으나 보도 및 자전거도로의 공간은 미흡하여 교통사고 중 보행사고의 비율이 43%에 이르는 등 걷다가 다치는 교통사고가 많다. 이는 미국 11.2%, 독일 12.8%, 일본 29.1% 등 선진국의 2~3배에 달할 정도다.

관광지로 이름난 인사동이나 삼청동, 덕수궁 돌담길에도 차량이 진입해 좁은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서울시와 종로구가 1년이나 공을 들여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한 별궁길도 주차표시판이 만들어지면서 주차 차량으로 인해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별궁길은 안국동 사거리에서 북촌길로 이어지는 400여미터의 길로 인근 갤러리와 한옥 가구들로 인해 정겨운 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보행을 위해 만들어진 거리에 거주자우선주차장이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불법 주차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겨 주고 있다.

또한 보행자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졌던 대로의 횡단보도도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다. 종각 역 인근의 횡단보도를 자주 이용해왔는데 어느 샌가 없어져버렸다. 시민들의 보행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선언했지만 뿌리 깊은 자동차선호는 쉽게 바꿀 수 없는 모양이다.

결국 대안은 자전거

수송 분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버스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로 바꾸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적이 높진 않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수단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수송 부담에서 자전거는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덴마크 18%, 네덜란드 27%, 가까운 일본도 14%에 이를 정도다. 최근 프랑스 파리가 자전거를 타기 위한 최적한 도시로 거듭나는 것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되지 않는 자전거가 또다시 대안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전거 비중은 2.4%로 이중 레저나 운동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비율을 제외한다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치다.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사회적 배려가 없기 때문에 구호로만 그치는 대안인 것이다.

자전거는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도심에서 특히 효과적인 대중교통 수단이다. 승용차 과다 이용으로 인한 혼잡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이며,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아 대기오염이나 소음 발생은 물론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도 있다.

또한 이용자들에게는 운동의 기회를 제공하며 어디든지 자전거 이동이 가능하므로 접근성도 좋다. 따라서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이 좋기 때문에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해야 한다.

서울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별로 없다. 난방의 경우, 이미 도시가스 보급률이 96%에 달해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은 수송에서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이고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하느냐에 달려있다. 구태의연하다고 치부하지 말고, 자전거를 바라보자. 정책결정자가 선택하는 순간, 서울의 미래가 달라진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차장

이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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