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콜록콜록…기업들은 배출조작?

환경연합 “구멍숭숭 미세먼지 정책 전면 개혁하라” 노상엽 기자l승인2019.04.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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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환경운동연합은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허술한 대기오염물질 사업장 관리 시스템을 규탄하고 미세먼지 정책 전면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더하여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은 ▲배출조작 범법기업에 대한 처벌강화 ▲미세먼지 관리·감독 시스템 개혁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 강화 등을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사무총장은 “미세먼지로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을 때 기업들은 미세먼지 배출 조작을 통해 그 책임을 회피하기 바빴다”고 규탄하고 “기업의 자가측정 자료를 즉각 공개하고 전국 오염배출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에너지기후국장은 “기업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조작은 과거에도 불거졌던 문제”라며 “이러한 문제가 오늘날까지 개선되지 않은 이유는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과 기업 봐주기식 행정처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지언 국장은 “현재 과소 산정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근거한 대기개선 정책은 구멍이 숭숭 뚫린 누더기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현재 미세먼지 정책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4월 17일 발표된 환경부 보도에 따르면 235개 여수산단 배출사업장이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4년 동안 총 1만3천건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수치를 조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날 발표한 감사원의 산업시설 대기오염물질 배출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도 산업시설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중 무려 11만톤이 환경부 배출량 자료에서 누락되었으며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의 60%는 미세먼지 개선대책에서 제외돼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굴뚝자동측정장치(TMS) 정보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제 등도 이제껏 관리·감독이 소홀했다고 밝혀져 전체적인 미세먼지 관리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미세먼지 정책의 전면 개혁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성명서 전문>
시민들은 콜록콜록 기업들은 배출조작?
구멍 숭숭 대기 정책, 기초부터 다시 짜라!

기업들이 배출조작을 통해 오염물질을 과다 배출하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데다가 정부와 지자체는 실태파악도 못한 채 관리감독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는 최근 조사 발표는 많은 시민을 깊은 혼란과 분노에 빠뜨렸다. 미세먼지로 인해 모두가 신음하는 동안에도 대기업을 비롯한 수많은 기업은 집단으로 배출조작까지 공모하며 법을 비웃고 시민을 기만했다.

최대 미세먼지 배출원인 산업시설에서 지금까지 측정 기록된 오염물질 배출 자료가 심각히 조작되고 누락됐다는 사실은 미세먼지 정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다. 환경운동연합은 오염물질 배출 기업에 대한 전수조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제도 개혁을 통해 사상누각이었던 부실한 미세먼지 정책의 기초부터 바로세울 것을 촉구한다.

이번에 부분적으로 드러난 오염물질 배출조작 범죄는 일부 기업만의 일탈 행위가 아닌 현행 대기오염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한계를 드러냈다. 배출 기업들은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허위 조작하고 배출부담금을 회피하는 등 부당이득을 취했다. 기업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을 과다 배출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고한 시민에게 전가됐다. 기업들에게 배출 오염물질을 자가 측정하도록 맡겨만 놓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와 지자체의 직무유기는 문제를 방치하고 악화시켰다.

여수 산단 지역의 엘지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무려 235개 배출 사업장이 4년간 배출조작에 가담했다고 일차적으로 밝혀졌지만, 이는 제한된 조사를 통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뿐, 배출기업의 위법 실태가 전국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만연했다는 것은 이미 보고된 사례에서도 충분히 나타났다. 기업의 자가측정 자료를 즉각 공개하고 전국 오염배출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집단 범죄의 전모와 구조적 문제를 규명해야 한다.

2013년 울산공단 폐기물 처리업체 염화수소 배출조작 사건, 2016년 경기도 측정대행업자의 허위 성적서 발행 등 과거에도 불거졌던 문제는 오늘날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솜방망이 처벌, 기업 봐주기 행정처분의 관행으로 기업은 법을 비웃거나 처벌을 무서워하지 않고 대담하게 배출조작을 반복해왔다. 불법 허위측정과 배출조작을 만연하게 만든 업계의 유착관계를 근절하기 위해선 ‘셀프측정’에 기반한 현행 오염관리 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수술을 단행하고 범법 기업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조작과 누락으로 과소 산정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근거한 대기개선 대책은 구멍이 숭숭 뚫린 누더기 정책이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환경부는 산업시설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연간 39만 톤으로 발표했지만, 제철소 고로가스 등 누락된 배출량이 무려 11만 톤에 달했다. 게다가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의 60%는 미세먼지 개선대책에 아예 빠져 관리 사각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세먼지 정책의 본보기라고 하는 수도권 대기개선 정책도 허점투성이긴 마찬가지였다. 환경부와 경기도는 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한 사업장에 대해 고발 등 제재도 하지 않았고, 사업장 배출총량을 과다 할당하는 등 관리 당국 스스로 법률을 위반했다. 심지어 굴뚝자동측정장치(TMS) 디지털 정보 관리마저 소홀해 미세먼지 통계 신뢰도에 흠집이 생겼다.

감사원이 한 달 남짓 10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환경부와 산하기관 그리고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제한된 조사만으로 총체적 문제의 단면이 드러났다. 미세먼지 정책이 이렇게 누더기가 될 동안에 환경부는 대체 뭘 했는가. 미세먼지 관리 정책에 대한 권한이 제약적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던 지자체가 정작 지역 내 사업장 배출원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한 책임에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오염물질 관리 소홀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자기 성찰을 통한 진지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 환경부와 지자체에 보이지 않는다.

감사원이 이번 달부터 대기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에 대한 추가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기오염관리 시스템이 안고 있는 총체적 문제를 규명하고 제도 개혁까지 이끌어낼 정책 의지가 과연 있는지 심각히 우려된다. 감사원은 대대적 감사를 통해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와 지자체의 미세먼지 정책의 관리 사각과 직무유기를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

국회는 미세먼지 대책에 1조5천억 원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미세먼지를 7천 톤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미세먼지 정책의 허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국회 내의 진지한 대책 논의를 찾아볼 수 없다. 국회는 초유의 산업시설 배출조작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미세먼지 대책을 바로 세우라는 시민의 요구에 응답하길 바란다.

– 구멍 숭숭 뚫린 대기개선 정책, 기초부터 다시 짜라!
– 빙산일각 범죄행위 전수조사 실시하라!
– 셀프측정 개혁하고 유착구조 근절하라!
– 불법배출 범법기업 처벌규정 강화하라!
– 미세먼지 관리사각과 환경부의 직무유기, 대대적 감사 실시하라!
– 지자체는 오염물질 관리감독 책임져라!

2019년 4월 25일
환경운동연합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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