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반대 뜻 생명평화 울림으로”

주부·학생·회사원 참여 ‘지식 두레’ 이향미l승인2008.04.0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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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잘모’ 발족식, 자발적 시민모임 주목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목소리로’ 운하를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나섰다. 모임의 이름은 ‘운잘모’. 말그대로 ‘운하를 안하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한반도운하를 반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하를 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기 위한 ‘지식 두레’다.

한반도운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무엇이, 왜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운잘모는 ‘운하를 하지 않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50가지 방법’(현암사)이라는 책을 권한다. 이 책은 각 장마다 문답식의 압축된 설명과 그림, 참고자료를 곁들여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지난 3일 서울 아현동 현암사 북카페에서는 운잘모의 발족식과 함께 책 발간 ‘축하의 시루떡 나누기’ 행사가 조촐하게 열렸다. 이 자리에는 운잘모 1기 회원들을 비롯해 운하에 반대하는 종교인, 환경단체 활동가, 출판인, 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생명평화순례 100일 대장정에 나선 종교인을 대표해 운잘모 발족을 축하하러 온 지관스님은 그 자리에서 명예회원이 됐다. 50일간의 경부운하 예정지 답사를 끝낸 지관 스님은 “모임의 발족을 축하해야 한다고 할지, 어찌 이런 모임이 만들어졌는지 한탄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그동안 종교인들이 경부운하 예정지를 50일 동안 걸으면서 내린 결론은 찬반 논리를 떠나 국민들이 운하에 대해 알았으면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운하 공부를 통해 어떤 일이 우리에게나, 우리 자손들에게 좋은 일인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운잘모가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운하 안하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운잘모)이 지난 4일 아현동 현암사 북까페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모임의 첫 제안자인 황상규 환경연합 정책처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 시절부터 물밑으로 진행되는 운하건설 계획을 걱정하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지인들과 공부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 회, 두 회 모임을 이어가면서 참여자들도 늘었다. 회사원(조은실), 대학생(이수길), 시인(김자현), 언론인(강보향), 시민운동가(오유진), 교수(이창현), 주부(정은선), 출판인(형난옥)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으로 운잘모 1기가 꾸려졌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 운잘모 카페(cafe.naver.com/unjalmo)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7차례의 학습 모임 끝에 이들은 “한반도에 운하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운하의 허와 실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출판 전문가인 형난옥 전무가 이 일에 발벗고 나섰다. ‘지구를 살리는 50가지 방법’과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우리꽃 백가지’ 등 다양한 환경관련 책을 내는데 전력해 온 형 전무는 “20년전 발간된 ‘지구를 살리는 50가지 방법’이란 책은 일반인들이 환경문제를 인식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경험하게 해주었다”며 “페놀사건으로 온 나라가 놀랄 즈음 발행된 이 책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데 크게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형 전무는 최근 운하 문제를 접하면서 그가 펼쳐온 ‘출판운동’이 헛물을 켠 건 아닌지 반추하며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가치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감동 컨텐츠를 만드는 게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일이 아닌가 한다.”

이창현 국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운하를 반대하기 위해 모였다기보다 생명평화의 새로운 세상 만들기를 시작하는 지혜를 나누는 두레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지난 수십년간의 사회발전상을 돌아보면 토건국가, 건설국가로의 발전이 우리 삶의 질을 결코 나아지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운잘모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면서 생명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한다”고 모임의 방향을 설명했다.

앞으로 운잘모는 카페를 통해 새로운 회원들을 모으고 두레 모임을 활성화해 운하 안하고도 잘 사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출판물의 인세 등 수익금은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위한 책 보급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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