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은 위법한 조달행정 농단을 즉각 중단하라

경실련l승인2019.05.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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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조달개혁 기회를 포기한 조달청의 조달독점을 조사하라

감사원은 2019년 4월 30일 ‘조달청의 예정가격 초과 입찰 관련 공익감사청구’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기술제안입찰은 예정가격(이하 예가) 작성 제외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예가를 낙찰자 선정기준으로 해야 한다면서, 조달청(청장 정경무)의 예가초과 낙찰자결정이 위법하다는 것이다. 조달청의 위법한 법집행은 예산낭비를 필연적으로 수반했기에, 이를 지적한 감사결과의 의미는 크다. 그런데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이 5월 10일 2017년 7월에 발주된 「한국은행 통관별관 건축공사」공사입찰 취소공고를 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발생시켰다. 차순위 입찰자의 낙찰자결정 일반원칙을 입맛대로 무력화시켰고, 근거로 든 ‘신규입찰’ 관련 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근저에는 조달행정에 문제제기한 자(업체)에 대한 “괘씸죄”가 발동된 듯하다.

1순위 무효시 차순위자의 낙찰자결정은, 독점 조달행정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장치다

공공사업에 대한 입·낙찰 진행절차는 위 [그림]과 같다. 1순위자 입찰이 무효인 경우, 차순위자가 낙찰자로 결정하는 것이 일반원칙이며{공사입찰유의서(계약예규) §18 ⑥}, 모든 입찰참여자들에게 낙찰자 결정을 예상토록 하는 입찰질서의 기본이다. 타 분야와 달리 건설산업은 이해당사자 이외에는 관련 문제제기가 유달리 어렵다. 때문에 낙찰가능한 차순위자의 문제제기가 없다면, 부당·불법한 1순위자 결정이 세상이 드러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1순위 입찰 무효일 경우 차순위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것은 일종의 내부자고발에 대한 합법적 기회를 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조달행정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조달청이 이를 무력화시킨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만약 차순위자를 낙찰자로 결정하지 않고 조달관료의 자의적 입찰취소를 가능케 한다면, 매년 수십조원에 달하는 건설사업 조달행정은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한다. 오히려 조달관료의 갑질 영향력만 커질 뿐이다.

조달청의「한국은행 통관별관 건축공사」입찰취소 판단은 위법행위이다(참고 #1 참조)

조달청은 입찰취소 사유로 “감사원 조치요구사항, 기획재정부 유권해석을 반영”이라고 하였으나, ① 「국가계약법」 등 관련 법령 어디에도 조달청이 언급한 사유로 입찰취소 할 수 있는 규정이 없으며, 나아가 ② 감사원·기획재정부의 언급내용 어디에도 입찰취소란 용어는 없다. 2019. 5. 10.자 입찰취소공고는 조달청의 자의적이고 위법한 판단임으로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일괄입찰 등의 공사입찰특별유의서」 제31조에 입찰취소 규정이 있으나, ‘발주기관의 예산사정, 공공사업계획의 변경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발주기관의 사정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발주를 완전 또는 잠정적으로 철회되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이다(설계보상비를 지급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 또한 입찰취소가 합법적일 때에만 적용된다).

공정위는 조달청의 조달행정 독점화를 즉각 조사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이「한국은행 통관별관 건축공사」에 대한 합법적 차순위자를 제쳐두고 ‘입찰취소→신규입찰’로 조달행정 위법을 강행한다면, 이는 조달독점자로서의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 아울러 문제제기 차순위자에 대한 “괘씸죄” 발동이자, 사실상 향후 잠재적 입찰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길들이기와 선전포고이다. 하여 공정위는 조달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조달청에 대하여 즉각 조사에 임해야 한다.

경실련은 제도개선 중심으로의 활동전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개「한국은행 통관별관 건축공사」에 대하여 지속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금번 사안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턴키·기술제안입찰의 문제점들을 대표적으로 노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참고 #2 참조). 모쪼록 금번 사안으로 인하여 조달청의 독점적 조달행정이 개혁되기를 바라며, 예산낭비·평가로비·조달관료횡포 등 고질적 골치덩어리로 전락한 기술형입찰 개혁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2019년 5월 14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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