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법 개정을 통한 신문, 방송 겸영 허용과 공영방송 민영화 방침에 이어 지난 13일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의 신문고시 재검토 발언으로 언론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은 규제완화와 시장논리 도입을 통해 신문, 방송에 대한 자본통제력을 강화시켜, 이로 말미암아 소수 거대 언론사만 이득을 볼 것이라는 게 언론단체의 주장이다.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언론사의 매출은 매년 감소 추세다. 이에 각 언론사는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해 여러 활로를 모색 중이다. 신문법 개정, 공영방송 민영화, 신문고시 재검토를 통한 신문, 방송의 규제완화정책이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게 언론단체의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의해 조사된 10개 중앙일간지 재무제표(2001~2007년)를 보면 조선일보는 2003년부터 4년 연속, 중앙일보는 3년 연속, 동아일보는 5년 연속 매출 감소를 보였다. 조선, 중앙, 동아의 2002년과 2007년 매출을 비교해보면 조선은 4천817억 원에서 4천31억 원, 중앙은 4천1백74억 원에서 3천4백19억 원, 동아는 3천749억 원에서 2천802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신문법 개정을 통한 신문, 방송 겸영 허용에 가장 적극적인 언론사도 조선, 중앙, 동아일보이다. 지난 1월 7일 조선은 사설을 통해 “신문악법 폐지 신속할수록 좋다”는 주장을 펼쳤다. 중앙은 지난 1월 9일 “새 신문법은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의 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라는 사설을 실었다.
영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신문, 방송 겸영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2003년 제정된 커뮤니케이션법에 따라 시장점유율 20% 이상인 언론사는 지방 및 전국 지상파 방송 면허, 또는 해당 방송사 지분 2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민영방송에 참가하는 개인이나 법인이 전국 시청자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 한도 내에서만 방송사업자가 방송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정배 언론개혁시민연대 기획실장은 “신문, 방송 겸영과 공영방송 민영화를 통해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MBC, KBS2의 지분을 소유하려는 속셈”이라며 “이를 통해 여론독과점을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가 시민사회 영역에 속한 방송을 끌어들여 소수 언론자본에 예속시키려 하고 있다는 게 언론단체의 주장이다. 언론단체는 공영방송 민영화로 방송이 공익적 측면보다 상업적 측면으로 흐를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언론, 방송의 규제완화는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들만 여론을 독점하여 여론 다양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에 대해 찬성 입장이다.
지난 14일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 주최, ‘방송통신정책 대토론회’에서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은 △공영방송 민영화 △방송계 좌파적 인사 퇴출 △보수 성향 인사 여론주도 △신문, 방송 겸영 허용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김순기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한나라당과 보수단체가 미디어 장악을 통해 보수여론을 형성시키고 보수정권의 장기집권을 노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연 인턴기자
김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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