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피해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달라”

청와대 공개서한에 대한 환경부 답변에 크게 실망 양병철 기자l승인2019.06.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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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러물산 김 모 대표 보석 허가한 1심 재판부에 항의 피켓팅 뒤 재판 방청 

5월 31일 기준 접수 피해자 6,429명(7명↑)ㆍ이 중 사망자 1,409명(2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지원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달라며 면담을 요청했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이날 오후 2시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법정 출입구 앞에서 필러물산 김 모 대표의 1심 공판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재판부가 김 대표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인 것에 항의하는 피켓팅을 벌인 뒤 재판을 방청했다. 

▲ “문재인 대통령님께 면담을 요청합니다”, “전신질환 인정하고 판정기준 완화하라” 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이성진씨(왼쪽)와 산소호흡기를 찬 조순미씨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난달 7일 박수진ㆍ이재성 두 피해자들의 삭발식 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공개서한을 전달했으나 그에 대한 환경부의 답변에 크게 실망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전신질환 인정ㆍ판정기준 완화 ▲피해단계 구분 철폐 ▲정부 내 가습기살균제 TF팀 구성 ▲월 1회 피해자 정례보고회 개최 등 피해자들의 요구사항을 재확인하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피해자들은 특히 지난달 7일 전달한 서한에 대한 환경부의 답변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전신질환 인정 및 판정기준 대폭 완화 요구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현재 관련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환경독성보건학회가 지난해 5월에 이미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인정 및 판정기준 개선 연구’ 용역보고서 등에서 기존에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하고 있는 질환 외에도 다수의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환경부는 피해자들에게 “판정기준 변경을 위해서는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고 전문가 검토 및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리라고 판단된다”며 “인문ㆍ사회ㆍ법학ㆍ의학 분야 전문가들의 합의를 도출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어떤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지 피해자들에게 속시원히 밝히지 않고 있다. 피해단계 구분 철폐와 판정근거를 명확히 밝히라는 피해자들의 요구에도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질병 발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가 진행 중이며,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국가ㆍ사회적 재난인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나서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피해단계 구분 철폐하라” 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이성복씨(오른쪽, 산소호흡기 착용)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피해자들은 이날 오후 2시에 필러물산 김 모 대표에 대한 1심 재판부의 보석 허가에 대해 항의하고 3시부터는 서울중앙지법 서관 509호 법정에서 열린 김 대표의 공판을 방청했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가습기살균제를 납품한 필러물산 김 대표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해야 한다고 판단했던 법원이 스스로 그 사유를 뒤집어 지난 5월 30일 김 대표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피해자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은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에 대해 김 대표 공판에 앞서 항의의 뜻을 담은 피켓을 들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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