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권 내려놓기부터"

경실련, 잘못된 관행과 제도 바로잡을 ‘의견서’ 제시 노상엽 기자l승인2019.06.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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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활동시한이 이번달 말에 만료될 예정이다. 정개특위는 지난해 7월 26일 선거제도 개편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논의하기 위해 신설됐다.

정개특위는 오랜 공전 끝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논의하고 이를 신속처리안건(패스스트랙안)으로 지정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논의는 거의 진척된 바가 없다.

이런 가운데 10일 경실련은 “국회가 정개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하고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시급히 논의해 정치개혁의 초석을 다질 것”을 촉구했다.

▲ 10일 경실련은 제15대부터 20대 국회까지 국회의 불합리한 제도와 잘못된 관행에 대한 특권 실태를 토대로 20대 국회에 특권 내려놓기 의견을 제시했다.

국회의원 특권이란 잘못을 저지른 국회의원을 비호하고 국회의원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는 불합리한 제도와 잘못된 관행을 말한다. 20대 국회에서는 유독 국회 내 잘못된 관행과 불합리한 제도로 인한 국회의원들의 특권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에 경실련은 제15대부터 20대 국회까지 국회의 불합리한 제도와 잘못된 관행에 대한 특권 실태를 토대로 20대 국회에 특권 내려놓기 의견을 제시했다.

특권 1.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47건 중 5건(10.6%)만 가결

사학비리, 채용비리 등 각종 비리 혐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제15대 국회부터 제20대 국회까지 제출된 체포동의안은 총 47건인데 이 중에 가결된 것은 총 5건(10.63%)에 불과했다. 20대 국회의 경우 총 5건의 체포동의안이 상정됐는데 홍문종(사학비리 혐의)와 염동열(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고 나머지 3건이 계류되고 있다.

비리 국회의원에 대해 봐주기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가결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해 비리 혐의 의원들을 보호하는 방탄 국회가 되지 않도록 개정해야 한다(국회법 제26조 개정사항). 또 체포동의안, 석방요구안에 대한 표결은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기명 표결로 하도록 해야 한다(국회법 제112조 제5항 개정사항).

특권 2. 국회의원 징계안 232건 중 128건(55.2%) 임기만료 폐기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일삼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15대 국회부터 제20대 국회 현재까지 제출된 전체 의원 징계안 232건 중 처리를 무기한 연기해 결국 임기만료로 폐기된 징계안이 총 128건(55.17%)에 이른다.

제20대 국회의 경우 현재까지 윤리특위에 상정된 징계안은 43건이고 철회 3건, 심사대상 제외 2건을 제외한 징계안 38건이 아직도 계류 중이다. 징계안 43건 중 막말이 22건, 괴담과 선동이 8건, 국회의원 내부 정부 이용 재산증식과 직권남용이 5건으로 많았다.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 외부 인사만으로 구성된 윤리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적절하지 않은 발언과 행동을 조사토록 하고 징계안을 의결, 권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조사위가 권고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에 제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처리를 완료하도록 해야 한다. 또 의원 징계에 대한 회의를 원칙적 공개로 개정해야 한다(국회법 제158조).

특권 3. 국회의원 셀프 ‘세비’ 결정…2년 연속 인상

국회의장이 국회 내부 규정인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규정을 고치는 방법으로 수당을 인상해오고 있다. 2018년 국회의원 세비가 1억4994만원으로 인상된 데 이어 2019년에도 1억5176만원으로 인상됐다.

또 2019년 기준 국회의원 보수는 월 735만9000원에 해당하는 수당, 월 136만8000원에 해당하는 상여금, 월 392만원에 해당하는 활동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가 비과세되어 편법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국회의원 세비를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제외한 외부 인사로 구성되는 독립적인 기구(국회의원보수산정위원회)에서 국회의원의 세비를 결정하고 이 권고안을 국회가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무원의 보수를 법률로 정하고 관보에 게재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과 같이 국회의원 세비의 항목을 모두 법률로 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입법활동비에 관해 규정한 제6조와 특별활동비에 관해 규정한 제7조 ‘국회의원 수당에 관한 법률’에서 삭제함으로써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항목을 삭제해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제20대 국회 초반인 2016년에 논의된 이후 아무런 진척이 없다.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은 2016년 7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원칙적으로 국회의원이 배우자 또는 4촌 이내의 혈족·인척을 보좌직원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최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인태 사무총장이 국회 개혁 방안으로 정보공개 확대, 국외 출장 심사 강화 등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정치개혁을 논의해야 할 정개특위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경실련은 “현재 국민 사이에서 팽배해진 정치 불신은 사실상 국회 내 특권적 관행과 이를 오남용하는 국회의원들의 행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없이 제대로 된 정치개혁을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국회 내 특권적 관행은 사회적으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관행이 바뀌지 않고 선거제도만 바뀐다고 해서 정치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다. 선거제도가 바꿔서 새로운 정당이나 인물이 국회에 들어간다 해도 잘못된 제도와 관행이 그대로라면 새로운 변화가 아닌 기득권이 될 뿐이다. 똑똑하고 유능한 정치인이 국회에 들어가고 나면 기성 정치인이 된다는 것을 국민은 안다. 20대 국회가 선거제도 개혁과 더불어 불합리한 제도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힘써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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