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적 통치’ 새 정부 가능성 타진

경희대 NGO대학원 공동기획 특집좌담_정부, 시민사회 그리고 거버넌스 이향미l승인2008.04.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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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는 ‘대화와 협상, 조정을 통한 문제해결 방식’을 뜻하는 ‘협력적 통치’, 줄여서 ‘협치’라고 한다. 세 차례의 민주정부를 거쳐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도 환경, 복지, 노동, 교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거버넌스적 접근이 시도됐다. 세계화, 지역화시대를 맞아 국경을 넘나드는 거버넌스 활동 또한 점차 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민관협치’는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한 기제로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시민사회신문>운 경희대NGO대학원과 공동으로 ‘정부·시민사회 그리고 거버넌스’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지난 23일 진행했다. 앞으로 ‘거버넌스’가 어떤 형태로 구축되고 전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편집자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시민사회와 여러 갈등관계가 빚어지는 상황에서 ‘거버넌스’는 여전히 가능한 것인지, 사회갈등해소와 거버넌스 구축이 가능하려면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지, 그리고 정부나 시민사회 각자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토론회는 톺아보고자 했다.

이 자리에는 ‘거버넌스를 위한 국가와 시민사회 역할’에 대해 오관영 시민행동 사무처장과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이, ‘참여정부와 시민사회 회고적 고찰’에 대해 전성환 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기획실장, 이동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가 발제를 했다. ‘새 정부 갈등해소와 거버넌스를 위한 시민사회 제언’에선 황상규 환경연합 정책처장과 정상호 한양대 교수가 발표했다.

현 정부와 시민사회 전망=이명박 정부에서 사회갈등해결의 기제로서 ‘거버넌스’는 유효한 것일까.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부분‘이명박 정부의 독주로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네트워크라는 거버넌스의 본질적 의미는 퇴색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정부를 거쳐오면서 실험되어 온 다양한 거버넌스의 형태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양대학교 정상호 교수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회, 공론장을 장악한 이명박 정부는 입법독재를 통해 ‘MB노믹스’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민사회수석실 폐지, 시민사회단체 인적풀의 협소성, 정부위원회 축소 등 ‘민주화 10년’에 대한 보수 세력의 반격 속에 관료(정부)중심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은 ‘한반도 대운하’를 위시해 각종 개혁후퇴조치들이 발표되면서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황상규환경연합 정책처장은 “환경부의 수장이 기존 환경법 체계를 부정하며 환경부가 앞장서서 한반도운하 추진에 나서는 등 거버넌스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방자치 차원의 거버넌스는 어떻게 될까. 주민참여를 통한 거버넌스가 가능할지에 대해 오관영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행정 패러다임의 변화로 일정정도의 주민참여 거버넌스는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가치의 지나친 강조로 인해 공공성 훼손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혁신도시 전면 재검토를 들고 나왔다가 반발에 부딪혔듯 지방자치의 흐름 자체를 바꾸거나 주민참여를 후퇴시키는 모습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시민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시민단체를 ‘동원과 배제’라는 틀로 이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을 진행할 때도 이러한 동원과 배제가 있었다고 예를 들었다.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NGO와의 관계도 동원과 배제 현상이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시민단체와 정부와의 관계를 상호 역할 속에서 ‘사회적 합의’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거버넌스의 비판적 검토=전성환 YMCA 정책실장은 “참여정부는 시민사회가 자신들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욕있게 추진한 일을 대안없이 비판만하며 발목잡는다고 섭섭해 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시민사회의 의견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인 양 먼저 결정하거나 저지르고는 여론의 추이를 보고 철저히 무시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시민사회와의 관계 재정립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위원회 등을 축소해왔다. 올 하반기 공무원 정원 조정을 하면서 정부예산이 축소되면 실질적인 일을 못하게 되고, 공무원들은 더욱 복지부동하게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정부가 각종 갈등사항들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만 확인하는 위원회만 구성할 경우 문제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호 교수는 “거버넌스를 국정운영의 기본원리로 채택하라는 것은 정권의 성격을 고려해 무리한 요구지만 사회적 갈등 해소의 제도적 메커니즘으로서 거버넌스를 사고하고, 기능적 필요성이라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역량확대 통한 견인=거버넌스는 ‘누가 운용하느냐’ 주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동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정부의 인식을 변화시켜줄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역량이 없으면 시민사회를 동원 내지는 절차적 정당성을 얻기 위한 들러리 세우기에 이용할 수 있다”며 “정부를 견제하면서도 견인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책입안 과정에서 시민사회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견인해야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선 각계 시민단체와 학계 등에서 큰 관심과 참여가 있었지만 정작 정부측의 ‘공무원’은 많이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거버넌스(민간협치, 협치)란=거버넌스(Governance)는 전통적 국가통치행위를 의미하는 거버닝(Governing)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국민국가라는 한정된 범위가 아니라 정부조직과 기업, 시민사회, 세계체제 등 이들 모두가 공공서비스와 관련해 네트워크(연계, 상호작용)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거버넌스'라는 용어는 정부의 의미 변화, 또는 공적인 업무의 수행방법의 변화를 지칭한다. '정부(governant)'는 공식적인 권위에 근거한 활동을 지칭하는 반면, '거버넌스'는 공유된 목적에 의해 일어나는 활동을 의미한다. 거버넌스의 중요한 특징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정치적·사회적 단체, NGO, 민간조직 등의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이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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