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발제 요약

경희대 NGO대학원 공동기획 특집좌담_정부, 시민사회 그리고 거버넌스 이향미l승인2008.04.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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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1-거버넌스를 위한 국가와 시민사회 역할

“주민참여과제 제도화 거치며 퇴색”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


지방자치 차원에서의 거버넌스에 대해 오관영 시민행동 사무처장이 먼저 발제에 나섰다.

“지난 10년간 지방자치는 1998년 정보공개법 도입을 시작으로 최근 주민소송제도 도입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이 지역운동을 통해 스스로의 권리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주민참여운동의 과제들이 제도화를 거치면서 실질적 주민직접참여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하나 마나한’ 제도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정보공개법, 주민투표, 주민소송, 주민소환, 주민참여예산, 주민발안, 주민감사청구 등 주민참여제도의 문제점은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그 예로 주민감사청구는 1년 동안 전국적으로 40여건에 그쳤고, 주민투표도 주민청구에 의한 실시사례는 1건도 없다. 핵폐기장 주민투표와 같은 관주도의 주민투표뿐이었다. 활용도가 낮은 이유로 오 처장은 청구요건의 엄격성과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점을 지목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주민감사청구는 1명이라도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백명의 서명을 받아야 가능하다. 또 주민이 직접 감사를 청구해볼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를 넘어 실제 감사를 통해 문제가 시정되고 책임자가 문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주민참여제도의 개선방향과 관련해 가장 필요한 조치는 지나치게 높은 청구요건을 완화하고 국민신뢰를 높이기 위한 실효성을 확보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주민운동을 수년간 해왔던 오 처장은 “운동의 과제가 제도화될수록 공론의 기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며,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도화된 통로를 통한 공론화와 거버넌스보다는 비공식적인 공론화의 과정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시민사회 관계, 사회적 합의 필요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


경실련에서 오랫동안 몸담아온 고계현 정책실장은 국가(공공영역)와 시민사회(시민단체)의 바람직한 관계와 역할 정립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행안부의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에 정치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지원하고 있고, 개혁적인 시민단체에 대한 배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NGO의 관계도 어느 영역에서는 동원해 이용하고, 정치 성향이 다른 세력은 배제하는 형태가 반복된다.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국가와 시민사회, 정부와 시민단체의 관계도 재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실장은 “현 단계 우리 사회 시민단체와 공공영역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을 빚는 시민사회 인사의 정관계 진출, 정부기관 자문위원회 참여, 정부 재정지원 문제 등에 있어서 공공영역과의 책임관계가 어떠한지 또 관계모델에 따라 시민단체, 정부기관, 정당이 지켜야 할 책임성의 내용이 무엇인지 사회적 합의를 만들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 실장은 “시민단체들도 기존 시민운동의 모델과 방법론에 대한 검토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사회개혁’이라는 시민운동의 목표와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역할간 균형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 수행에만 집착한 나머지 우리사회를 운동의 대상과 주체로 나눠 ‘적과 아’라는 이분법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운동의 대상이 야당으로 설정될 경우 운동적 목표와 NGO본래의 역할 간에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면서 본래 역할에 대한 의구심과 더불어 정치편향성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둘째로 ‘아마추어리즘’을 지적하며 “운동이 갖고 있는 도덕적 동기와 공공선을 너무 강조할 경우 운동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의제화되며 정치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공공성과 정치적 현실인식의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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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2-참여정부와 시민사회 관계 회고적 고찰

단체 능동참여와 정책 견인 부족
이동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

참여정부 초기 국무총리자문 시민사회발전위원회(시민위) 위원을 지낸 이동희 박사는 참여정부와 시민사회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시민사회단체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연구,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위는 참여정부의 수많은 위원회 중에서 시민사회와 정부의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대표, 언론, 기업, 학계, 법조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최초의 공식기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위의 활동 중 가장 큰 성과로 시민단체 활성화를 위한 기부금 개선을 꼽았다. 그 외에도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3대 목표 10대 과제를 설정,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시적인 국무총리실 자문기구라는 한계와 시민사회를 정부 정책을 위한 여론 옹호자로 생각하는 경향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회 공화국’이라 할 정도로 참여정부에서 ‘거버넌스’의 측면이 강조되면서 정책적으로 참여 및 협력의 채널이 늘기는 했지만, 시민사회의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참여는 여전히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각종 위원회의 위원들의 인사 비율이 관료들에 치우친다거나 시민사회 명망가 위주로 들어가 공정성과 대표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동희 박사는 “참여하는 위원 선정 과정에서 시민사회 나름대로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운용에 있어서는 시민사회의 역량강화를 통한 견인 역할을 강조했다. 시민사회가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책 입안과정에서부터 시민사회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대의민주주의에 ‘대의’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회에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간 갈수록 대립·갈등 심화
전성환 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기획실장


전성환 정책실장은 참여정부의 다양한 거버넌스 기구에 참여한 경험을 갖고 있다. “거버넌스는 공동의 ‘솔루션’(해결책)을 만드는 것”이라 규정하며 “정부와 시민사회가 각각 자신의 정책을 토론하고 조율해 공동으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가장 높은 차원의 거버넌스”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정부조직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 거버넌스의 경험이 실제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는지,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 어느 정도 투입됐는지는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조목 조목 짚어나갔다.

참여정부는 청와대 내 국민참여수석실과 시민사회수석실을 두기도 했지만 초창기 노 대통령과 야당의 공방으로 정국이 주도되면서 이들 기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대통령자문기구인 국정과제위원회를 두면서 국가미래전략과 관련된 의제들을 생산, 추진코자 했는데, 국정과제위원회들은 ‘관·민·전문가’의 공동 의사결정이라는 목표를 가진 집행기구 성격을 가지며 거버넌스 기구에 가깝게 운영됐고 밝혔다.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사회적 대화기구로는 ‘저출산고령화대책연석회의’를 꼽았다. 제사회계층, 각 분야 대표들이 함께 참여한 폭넓은 사회적 대화기구의 모양새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는 어느 정부보다 사회적 갈등 이슈가 많이 제기됐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외교·안보·통일분야에서는 이라크, 아프간파병을 둘러싸고 시민사회와 격돌했고, ‘대추리’로 상징되는 평택미군기지 이전문제는 참여정부와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완전히 차단시키는 결과를 빚었다. 환경분야에서도 새만금개발사업의 계속추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갈등, 한탄강댐건설, 방사성폐기장 선정 등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환경비상시국회의’가 구성될 정도로 극단적인 대립을 맞게 됐다. 경제노동분야나 사회정책 분야에서도 한미FTA 체결을 위시해 신자유주의 전면적 배치로 소통의 내용과 목표를 상실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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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3-갈등해소와 거버넌스를 위한 시민사회 제언

“거버넌스 구축할 준비 돼있나”
황상규 황경연합 정책처장


한반도운하를 비롯해 인수위 시절부터 시민사회와 다양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거버넌스 이해수준에 대해 황상규 정책처장은 “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국정운영전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반도 운하 문제는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사회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며, 국민 80%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라 지적했다.

황 처장은 “거버넌스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과제에서 거버넌스 방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운하와 관련해 환경보전 정책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환경부 수장이 기존 환경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하는 등 환경부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상수원 규제 완화로 식수원을 위협하는 일이나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대한 미온적 태도,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몰이해 등 환경정책과 관련해 환경단체와 이명박 정부의 공감대는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온실가스감축 등의 환경정책들은 세계적인 이슈로 거버넌스를 구성해야 하는 사안들이며 정부와의 환경단체간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황 처장은 “몇가지 사례를 두고 볼 때 아직 거버넌스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어느 정부에서든 시민단체는 자기 내용을 가져야 한다. 시민사회 자율의 틀로 스스로 관리하고, 대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나가는 것이 거버넌스를 잘하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성급한 논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처장은 “거버넌스는 이해관계자 상호간의 필요에 의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지 일방으로 규정하거나 거버넌스를 해달라고 구걸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퇴행조짐 우려 속 성과 창출 기대
정상호 한양대학교 제3섹터연구소장


정상호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정부와 시민사회의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지만 사회갈등해소의 제도적 메커니즘으로서 거버넌스에 대해 기능적 필요성이라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거버넌스에 대한 미시적 사회경험을 토대로 나온 학자들의 결론은, 거버넌스가 지속되리라는 합의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퇴행하고 있는 거버넌스의 현실’의 근거로 “거버넌스는 시장 논리와 효율성만을 앞세우는 정부 하에서 양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시민사회수석실의 폐지와 정부위원회 축소 등 민주화 10년에 대한 보수세력의 반격 속에 관료 중심의 전통적 계층제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MB노믹스의 독주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와의 충동가능성까지 내재되어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운동이 일상화되고, 제도화된 운동이 일상 정치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는 ‘운동사회’의 도래 가능성을 들었다. 서구사회에서는 사회운동이 제도와 운동의 영역을 드나들면서 그 사회의 본질적 요소로 정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명박 정부가 성공한 보수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합리적 중도보수 정책기조와 리더십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성과를 창출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 “책임정치와 국민정치의 조화를 통해 반대세력과 이념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새로운 거버넌스 제도를 신설하고 실험하기보다 국가인권위와 같은 기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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