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깨다

강상헌의 한자, 인간의 맛/개벽의 시대(上) 강상헌 논설위원/우리글진흥원장l승인2019.06.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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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품은 BTS와 이강인 팀, 그리고 ‘팀 대한민국’

‘비틀스를 넘어섰다’고 해외 언론들은 말한다. 방탄소년단(BTS) 얘기다. 그들의 언어와 미소, 풋풋한 몸짓이 청소년층을 비롯한 세계 (거의) 모든 지역의 젊은 마음들을 설레게 한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난리다. BTS도, 갈채 보내는 열정도 아름답다.

하나 더, 이강인을 비롯한 우리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던지는 파문은 충격적이다. 유럽 남미 등 ‘그들만의 리그’ 오랜 울타리를 깬다. 이제 세계 정복(征服)을 노려본다. 더 팽창할 저 자신감, 굳이 크기를 가늠할 필요가 있을까?

예전 생각으로 이 상황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미 고전(古典)인 비틀스의 ‘이매진’과 ‘예스터데이’에 지금도 설레는 이 마음은 BTS로 인해 또 기쁘고 벅차다. 36년 전 청소년 축구 4강전 중계 듣느라 직장에 지각했던 기억 새롭다.

▲ 어머니의 장독대 정한수(정화수 井華水) 비나리를 그린 김봉준 작 ‘신화의 나라’ 부분도 (2019년 5월 광주광역시 메이홀 ‘김봉준-5월의 붓굿’ 展)

우리 청춘들이 이제 막 승기(勝機)를 잡고 있다. 큰 스승 백범의 말씀처럼 ‘문화의 힘’이다. 인류 이끌 착한 아름다움이 승리(勝利)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은 한참 아랫길이다. 핵무기가 아니고 스텔스전폭기 아니어서 ‘힘’ 아니라면, 이는 인류사의 맥을 한참 놓친 것이다.

이 때 예술의 기법 ‘낯설게 보기’가 필요하다. 시와 희곡을 짓는 데만 쓰는 도구가 아니다. ‘나’를 새삼스럽게 들여다보자. 그리고는 인류 속 ‘대한민국’, 또 이를 마련하는 저 젊음들을 새 잣대로 톺아내자. 다음은 저들이 멋지게 해내게 도우면 된다. 최소한, 훼방은 놓지 마라.

‘당신’은 이 전의 멋진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지금 낡고 음험한 기운 못 떨친 ‘나만 살자’는 삿된 생각을 왜 정의라고 주장하는가? 천하고 추하다. ‘당신’이 애송이로 여기는 저 젊음을 낯설게 보라. 지금은 저들이 주인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어른이 되자.

좌(左)니 우(右)니 하는 서양식 현대사 이데올로기로 저들을 틀 지우지 마라. 그 안이 텅 빈 줄은 100년 여의 공부로 모두 알게 됐지 않는가, 지금, 저 젊음들이 주는 이 벅찬 보람을 스스로 훼손하면 안 된다, 기회가 가고 있다. 저들의 간곡하고 정중한 얘기를 경청하자.

돌아보니, 지금은 개벽(開闢)의 시대, 우리 젊은이들의 저 큰 걸음은 세상 새로 열리는 다음 시대(후천 後天)의 시그널일세, 저들이 잡고 흔드는 승리의 깃발을 바로 볼 것.

박달임금 단군 할아버지의 홍익인간(弘益人間)은 당시에도 획기적인 사상이었겠다. 우리는 그 때부터도 귀신이나 벼락이 아닌, ‘사람’을 향한 마음의 겨레였던 것이다. ‘첫 개벽’이라 본다. 이는 근대사 동학(東學) 등의 인내천(人乃天)과 맥(脈)이 하나다. 두 번째 개벽일 터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 천군만마와 핵무기가 이보다 힘이 셀까? 공자와 칸트의 속이 더 클까? 인간 바탕 체덕지(體德智)의 핵심인 덕성이다. 인류를 보듬은 겨레는 감히 하늘(天)을 파트너 삼아 춤추는(舞) 무천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舞天은 우리 상고시대 예(濊)의 제전이다.

물질문명의 ‘서양’이 몰려올 때 우리는 ‘사람이 곧 하늘이니’라고 외쳤다. 우주의 원리와 인간의 삶이 등을 지고 벋선다면 사람이란 무엇인가? 그 사상 중 한 대목, 여성(女性)성과 모성(母性)을 바로 잡고자 한 시도만 하더라도 따로 인류사적으로 평가해야 할 위대한 주제다.

텍스트도 있지만, 워낙 우리 뼈와 피에 담긴 넋이다. 어쩌다 잊고 있었을까? (서양)철학에 한눈파느라 애먼 데만 보고 있었을까? ‘경제효과’쯤으로 푸는가, 언론의 인식은 더 초라하다.

마한 변한 등 삼한시대부터의 우리 특장인 가무(歌舞)는 BTS의, 한류의 노래와 안무로 격세(隔世) 유전됐다. 그 기운은 끝내 손흥민이 독일을 가라앉히고, 이강인이 세계를 넘보는 지경에 왔다. 활쏘기와 골프에서도 익히 본다. 당연한가, 빤히 보면서도 왜 그 뜻은 안 따지지?

혁명(革命)은 서구가 만든 정변(政變)의 개념이다. 우리 마음의 새 틀로 우주의 기운을 바루는 개벽과는 그 통의 크기와 성품(질)이 다르다. 비유를 들자. 혁명이 과학적이라면, 개벽은 과학의 한계 벗은 초(超)과학의 진리다. 서양에선 아인슈타인이 짐작했을 법한 개념인 것이다.

우리 젊음들의 승리의 깃발, 세 번째 개벽의 신호에 응답하라. 나를 개벽하라.

토/막/새/김

문명 퇴영(退嬰) 조짐 바로 보자

‘개벽’은 중국의 창세(創世)신화에서 비롯한다. 하늘과 땅이 나뉘지 않은 혼돈(混沌)의 상태를 열어 만물이 있도록 한 힘이다. 이 개념은 한반도 근대사에서 비로소 큰 의미를 빚는다.

인간의 마음이 인간을 향할 때 인간의 본디가 산다. 중국 같은, 이념 우선의 나라에서 인본(人本)의 마음이 기쁘게 피어날 수 있었는지 살펴보라. 축구도 그러리라. 효율을 앞세우는 자본주의의 틀 또한 인간의 마음 담기엔 흠결(欠缺) 너무 많다.

종교도 그렇다. 장독대 어머니의 순결한 염원 비나리는 종교의 틀이자 원리다. 어떤 종교들은 인간을 지배하고자 틀을 짜고, 감히 의심도 도전도 하지 말라고 물심(物心) 양면의 성(城)을 쌓는다. 한 인간의 마음들은 모든 인간의 제도보다 귀하다. 인간 존재의 무게다.

우주의 뜻일러라. 현대, 문명 퇴영(退嬰)의 조짐을 바로 보자는 뜻이 개벽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저 뜻이겠다. 사람이 하늘이다. (계속)

강상헌 논설위원/우리글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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