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매입 규모·시기 ‘엇박자’

상속재산 주장 배치 “지분율 변동 경위 밝혀야” 심재훈l승인2008.04.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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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삼성특검 반발 “경제위기론 결국 엄살”

삼성이 이건희 회장 퇴진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이 회장의 영향력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면죄부 특검수사’에 이은 ‘지배구조 변화 없는 경영쇄신안’ 발표로 삼성의 근본적인 개혁은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검, 과연 삼성 마비시켰나=99일간의 특검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삼성의 경영실적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재계의 특검 조기종결 요구는 결국 ‘이건희 일가 구하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전경련, 대한상의 등 재계와 보수단체들은 특검의 장기화가 삼성그룹과 협력업체, 국가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하다며 특검 기간 연장을 반대했었다.

재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특검 기간이던 1~3월 삼성전자 등 주력계열사의 경영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호전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공기한 올 1분기(1~3월) 경영실적은 매출액 17조1천73억원, 영업이익 2조1천540억원, 순익 2조1천876억원이었다. 당초 증권가 추정치는 매출 16조8천435억원, 영업이익 1조6천841억원, 순익 2조174억원 수준이었다. 금융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주 발표된 공시에서 올 1분기 매출액이 15.6% 상승한 2조5천716억원,영업이익은 21% 상승한 911억원을 기록해 지난 2년간 부진에서 벗어났다.

이번 실적발표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면피성 수사에 그친 특검이 삼성그룹 경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일각에서 주장하는 ‘삼성위기론’은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은 특검과는 무관하다”며 “특검 수사가 미진했음에도 보여주기식 엄살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당장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가 돼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특검 후폭풍을 강조했다.

한편 주요외신들도 이 회장 퇴진선언이 이후 향후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만 주목했지 삼성전자의 향후 경영실적에 대해선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건희 전 회장이 대주주로 남아있는 한 과거 행사하던 영향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명계좌→상속재산 결론 ‘잘못’=특검팀은 삼성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7년 이병철 전 회장이 사망한 후부터 상속받은 재산이라는 삼성측의 주장을 인정,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980년 삼성계열사들의 출자현황을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수사결론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전체 차명주식의 차명 시점과 경위에 대한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경제개혁연대가 한국신용평가정보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87년 말 당시 신세계와 제일제당이 갖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은 52%였다. 반면 1988년 이건희 회장이 인수한 삼성생명 지분(16%)과 에버랜드가 인수한 지분(18.42%)에다 이번에 특검이 상속재산이라고 밝힌 차명계좌 지분 16.22%까지 합치면 51.75%에 이르렀다. 삼성특검 수사 결과로는 1987년 삼성생명 주주들의 지분율의 합계가 103.75%가 되는 셈이다.

이는 특검수사가 틀렸거나 최소 3.75%의 삼성생명 지분은 이 회장이 상속받은 것이 아니라 87년 이후 다른 자금으로 보유했다는 것이 된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1988년 9월 삼성생명 유상증자 때 신세계와 제일제당이 실권을 해서 26%의 실권주가 발생했는데, 이를 이 회장이 실명 또는 차명으로 매입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분율 변동을 보면 실권분 26.0%는 이 회장 등이 22.3%를 인수하고 나머지 3.7%를 차명화했거나, 아예 26.0% 전부를 임원 명의로 차명화했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이는 차명주식을 1987년에 이미 차명화된 형태로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유상증자시점에서 차명화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1988년 9월 발생한 26.00%의 실권주를 포함한 전체 차명주식의 차명 시점과 경위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해당지분에 대해 납득할만한 처리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의 미래는 ‘보험지주회사체제’=시민단체들은 삼성이 경영쇄신안에서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지주회사 전환은 20조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차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험업법 개정에 따라 금산분리 원칙이 대폭 완화된다면 ‘삼성생명’의 보험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기존의 지배·승계구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이 내놓은 경영쇄신안을 “특검수사에 삼성에버랜드 CB, 삼성SDS BW 인수를 통해 얻은 이재용 씨의 불법이득과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하는 출자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삼성의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산분리 원칙이 대폭 완화된 비은행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발표한 만큼 현재 순환출자의 중심축인 에버랜드를 대신해 삼성생명을 보험지주회사로 전환, 현재의 출자구조의 근본적 변화없이도 그룹 지배권을 유지, 승계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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