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국토종단…가습기 피해자들 호소 알린다

가습기넷, 자전거 국토종단 출발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9.07.0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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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넷 김기태 공동운영위원장, 자전거 타고 7/2~12 부산-광주-목포
‘전신질환 인정, 판정기준ㆍ피해단계 구분 철폐, 대통령 면담’ 등 요구

2019. 6. 28.기준 접수 피해자 6,459명 (2명↑)ㆍ이중 사망자 1,415명 (2명↑)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은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넷 김기태 공동운영위원장의 자전거 국토종단 출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습기넷 김기태 위원장은 ▲전신질환 인정ㆍ판정기준 대폭 완화 ▲피해단계 구분 철폐 ▲문재인 대통령 면담 등 피해자들이 외쳐 온 핵심 요구사항을 내걸고 자전거로 청와대 앞에서 출발해 부산, 광주, 목포를 거쳐 오는 12일 오후 2시에 청와대 앞으로 도착해 638km 국토종단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주십시오"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넷 김기태 공동운영위원장의 638km 자전거 국토종단에 앞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범정부적 가습기살균제 피해 TF팀 구성ㆍ정례보고회 개최 ▲정부 차원의 피해자 추모 행사 개최ㆍ문재인 대통령 참석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열흘간의 자전거 국토종단을 통해 주요 거점과 휴식처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거나 해당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기자회견을 갖는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현실과 피해자들의 호소를 알리는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독성보건학회 등이 환경부에 제출한 용역보고서를 비롯,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이미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하고 있는 일부 질환 외에도 전신에서 다수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지난 1년 동안 ‘전문가들의 ‘연구’, ‘검토’,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고 합의를 도출해 나갈 예정’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 "피해단계 철폐, 입증책임 전환" 피해자 김태종씨가 폐 기능이 13% 밖에 남지 않은 중증 질환 피해자인 부인의 고통을 이야기하며, 정부가 제대로 된 피해 구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

가습기넷은 “지나치게 엄격한 ‘의학적 확실성’에만 바탕을 둔 지금의 판정기준과 피해단계 구분은 전면 재구성돼야 한다. 국가ㆍ사회 재난인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는 물론 재발 방지 대책 마련까지 첫 단추부터 현행법의 틀에서 벗어나 특단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피해 구제 등을 더는 환경부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피해자들은 매월 첫 주 화요일마다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7월 폭염에 638km 자전거 국토종단에 나서는 까닭-가습기넷 김기태 공동운영위원장이 638km 자전거 국토종단에 앞서 피해 구제 대책 마련과 대통령 면담을 호소하며 각오를 밝히고 있다.

▣ 기자회견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한시가 급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답해 주십시오

지난 6월 28일 현재, 환경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6,459명, 사망자 1,415명…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김기태 공동운영위원장은 이 무거운 숫자를 가슴에 품고 638km 의 길을 자전거로 달리기에 앞서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7월 폭염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구제가 모두 해결됐다, 가해기업들 처벌이 마무리되었다'고 잘못 알고 계시는 시민들께 참사의 진상과 피해자들이 처한 현실을 알릴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에 우리 피해자들의 호소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7일 바로 이 곳 청와대 앞에서 박수진ㆍ이재성 두 분의 피해자께서 눈물을 흘리며 삭발을 하고, 청와대에 공개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피해자들은 근거 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환경독성보건학회 등이 환경부에 제출한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인정 및 판정기준 개선 연구’ 용역보고서를 비롯해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이미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하고 있는 일부 질환 외에도 전신에서 다수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지난 1년 동안 '전문가들의 '연구', '검토',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고, 합의를 도출해 나갈 예정'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환경부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관련 부처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환경부에만 내맡겨진 문재인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대책은 앞선 정부들에서 만들어 놓은 틀을 전혀 넘어서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부는 소엽중심성 폐섬유화를 동반한 간질성 폐질환 외에도 태아 피해와 천식을 정부가 지원하는 구제급여 대상으로 추가하긴 했으나, 아동ㆍ성인 간질성 폐질환, 폐렴, 기관지확장증, 독성간염 등 상당수 질환들을 아직도 특별구제계정에 묶어두고 있습니다.

특별구제계정 대상으로 묶인 질환들도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능성이 높거나 일정 정도 연관성이 인정되는 질환들임에도 연구용역보고서가 제출된 지 1년이 넘도록 구제급여 대상 질환으로 전환된 경우는 전무했습니다.

지나치게 엄격한 '의학적 확실성'에만 바탕을 둔 지금의 판정기준과 피해단계 구분이 전면 재구성되지 않는 한, 피해자들을 지원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오히려 가해기업으로부터 민사상 배상을 받을 길조차 가로막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계속되는 꼴입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는 물론, 재발 방지 대책 마련까지 첫 단추부터 현행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세계 최악의 바이오사이드 참사이기 때문입니다. 국가ㆍ사회 재난인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인한 문제의 해결도 특단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환경부에만 맡겨둘 일이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챙기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나서 주십시오. 피해자들에게는 오늘도 한시가 급합니다. 

오는 8월 31일이면 참사의 원인이 머리 맡에 두고 늘 쓰던 가습기살균제 때문임이 드러난지 만 8년째를 맞습니다. 이는 8년이 지나도록 우리 사회가 아직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음을 뜻하기도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배상액 상한 없는 징벌적 배상법과 소비자 집단소송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들의 법제화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등이 벌이고 있는 진상 규명 과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이 순간에도 우리 국민들이 안전불감증과 기업들의 탐욕 앞에서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음을, 적어도 이같은 법제도조차 갖추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참사를 절대 막을 수 없음을 대통령께서도 잘 알기에 지난 대선 때 약속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사를 미리 막지도 피해를 구제하지도 못한 정부의 무능함은 앞선 정부들에서 끝내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오늘 또다시 청와대 앞에 서 있습니다. 

1. 정부는 피해자 전신질환 인정하고 판정기준을 대폭 완화하라! 

2. 정부는 현행 판정 근거를 명확히 밝히고, 피해단계 구분을 전면 재구성하라! 

3. 범정부적 가습기살균제 피해 TF팀을 구성하고, 정례보고회를 개최하라! 

4. 정부 차원에서 피해자 추모 행사를 개최하고, 대통령님께서 참석해 피해자들의 간절한 호소에 귀기울여 달라! 

2019년  7월  2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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