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서울시의 ‘오버’

작은 인권이야기[42] 나현필l승인2008.04.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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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하철을 타면 서울시가 내보내는 광고가 나온다. 외국인에서부터 아이들까지 춤을 추며 서울의 신나는 봄바람을 즐기자는 내용인데, 보면서 영 마음이 편치 않다. 가뜩이나 뉴타운 덕에 시끄러워서 서울시의 개발위주 정책이 맘에 들지 않는 중에 27일 올림픽 성화가 오는 것에 맞추어 계획된 올림픽 축하 콘서트 때문이다.

서울올림픽 이후에 20년 만에 아시아, 그것도 이웃에서 열리는 북경올림픽을 축하하고자하는 마음이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지금 북경올림픽 성화가 세계 곳곳에서 수난을 당하는 와중에서 펼쳐지는 축하행사는 한마디로 오버다.

서울시의 이러한 오버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티베트에서의 인권탄압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서울시의 민망한 행동들이다. 성화 봉송 구간을 비공개로 한 것에 이어 성화주자들 마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쪽에선 축하하겠다고 서울시청에서 콘서트를 여는 마당에 한쪽에선 비밀리에 성화를 봉송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지난23일 계획되었던 성화주자들 예비모임마저 취소하면서 서울시의 민망함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서울시 축하행사 취소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순수한 취지에서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강행하겠다는 서울시의 답변을 감안하면 일련의 행동들은 인권변호사 출신 오세훈 시장의 굴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경찰은 올림픽 성화를 보호하기위해 1만명이 넘는 경찰병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병력과 경찰차로 둘러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올림픽 축하 콘서트가 열리면 참 흥이 나기도 하겠다. 날씨 좋은 봄날에 가수들 공연한다기에 서울시청을 찾은 시민들마저 답답한 경찰차에 떠날 판이다.

물론 성화를 보호한답시고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오성홍기를 들고 수천명이 운집한다고 하니, 외신에는 북경 올림픽을 지지하는 국제도시 서울의 모습이 확실하게 부각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티베트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하는 세계인들에게 서울시의 축하행사가 어떻게 보일지는 둘째로 하더라도 올림픽이란 타이틀만 걸면 무조건 흥행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서울시의 단순한 계산은 이미 어긋나고 있다. 언론의 관심이 성화 봉송이 무사히 이뤄지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서울시는 축하콘서트에 출연하는 가수 명단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축하 콘서트 중 곳곳에서 터져 나올 티베트 평화의 목소리와 이를 막으려고 예상되는 경찰의 과잉진압은 북경올림픽에 대한 비판여론을 확산시킬 것이다.

서울시가 정말로 지구촌 화합의 축제 올림픽에 동참하려면 이 너무나도 민망한 축하행사부터 취소하는 것이 옳다.

정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열고 싶다면 지금도 서울 시청 앞에서 계속되고 있는 시설 장애인들의 처절한 요구부터 귀 기울이길 바란다. 장애인들이 장애보호시설에 감금당한 채 갖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축하행사를 여는 것은 국제도시 서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국제도시 서울은 뉴타운 개발이나 올림픽 축하 콘서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이 되어야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국선수단의 선전 운운하면서 인기가수들 모아놓고 박수를 유도하는 시대는 갔다.

올해 서울에선 인터넷의 미래를 논의하는 OECD장관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티베트의 아픔을 함께 하려는 서울시민들이 자발적으로 27일에 서울시청 앞으로 모인다고 한다. 정 서울을 자랑하고 싶다면 올림픽 축하행사가 아니라 인터넷이 만드는 이러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내세우기 바란다.

OECD 국가의 수도정도라면 티베트 인권에 대해 지적은 못할망정 민망한 축하행사는 취소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다. 서울시 스스로 부끄러워서 극비리에 진행되는 올림픽 축하행사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는 부끄러운 오버이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상임활동가

나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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