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공개재산, 시세의 국토부 57.7%에 불과

경실련, <고위공직자 부동산 재산을 해부한다>시리즈 통해 밝혀 양병철 기자l승인2019.07.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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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재산증식 방지 및 공직자 윤리강화 위해 도입된 공직자 재산공개제도,
낮게 조작된 공시가격, 허술한 심사로 재산축소 공개되어 입법 취지 퇴색

경실련이 국토부와 인사혁신처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재산공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신고한 재산의 시세 대비 반영률이 국토부는 57.7%, 인사혁신처는 5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는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과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공정한 공무집행을 위해 도입됐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의 재산공개를 시작으로 본격화되어 지금까지 26년째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퇴,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 낙마 등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끊이지 않는 등 재산공개제도의 취지가 유명무실해졌다.

▲ 경실련이 국토부와 인사혁신처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재산공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신고한 재산의 시세 대비 반영률이 국토부는 57.7%, 인사혁신처는 5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직자윤리법 제4조에 따라 4급 이상 공직자는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관보공개는 1급 이상 공직자로 제한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법과 달리 공시가격 기준으로 신고하고 있다. 공시가격 제도는 토지공개념 실현을 위해 1990년 도입, 재산세 부과기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경실련 조사결과 시세반영률이 토지가 34%, 아파트는 65%로 매우 낮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따라서 공직자 대부분의 부동산 재산이 축소되고 있다. 국토부는 관련 정책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공직자들의 정확한 재산공개를 방해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재산신고 내역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할 인사혁신처도 허술한 심사와 관리로 공직자들의 불로소득 증가 등 부정적 재산증식에 일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실련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책임지고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공직윤리를 감시하는 인사혁신처 소속 1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개된 부동산 가액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비교 분석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신고된 국토교통부 1급 이상 공무원 30명과 인사혁신처 1급 이상 공무원 7명이 대상이다.

▲‘국토부 및 산하기관’ 1급 이상 30명의 부동산 재산을 분석한 결과, 1인당 부동산 신고가액은 평균 12억4607만원이었으나 시세는 21억5981만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신고가액과 시세 차이가 9억1374만원으로 신고가액은 시세의 57.7%에 불과했다.

▲‘인사혁신처’ 1급 이상 7명 공무원의 경우, 1인당 부동산 신고가액은 10억2040만원이었으나 시세는 19억5928만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신고가액과 시세 차이가 9억3888만원으로 신고가액은 시세의 52.1%에 불과했다.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도 신고기준 73%였지만 시세 기준 83%로였다.

시세 기준으로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공직자는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118억1160만원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70억2460만원 △박종준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위원 56억2146만원 순이었다. 상위 5위 모두 아파트, 주상복합, 상가창고, 전답 등 다량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주상복합, 상가, 전답 등이 많아 신고가액과 시세의 차액도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그 밖에 남동균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배우자가 소유한 건물면적 930.8㎡ 상가를 2억7000만원(건물연면적 기준 74만원/평)으로 신고했다.

범어동 일대 상가들이 건물연면적 평당 1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낮은 금액이지만 대지를 전체 중 일부 지분(23.7㎡)만 소유하고 있어서 신고액도 낮았다.

1983년 공직자윤리법이 도입된 공직자 재산등록은 군사정권 하에서 10년간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다. 1993년 2월 27일 김영삼 대통령의 본인 재산공개를 시작으로 한 당정 고위 인사들의 재산공개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재산등록 및 공개대상을 협소하게 설정하고 공직자 재산등록, 공개 및 심사제도가 사실상의 실사가 불가능하게 설정되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

이에 경실련은 2005년에 공직자 재산공개 실태를 분석 발표하며 실거래가 공개 및 시세 기준 신고, 재산 형성과정 소명 의무화, 고지거부 조항 폐지 등을 요구했다. 이후 2006년 부동산 실거래 신고 의무화 및 실거래가 공개가 이루어졌고 같은 해 12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기준도 공시가격 또는 실거래가 공개로 바뀌었다.

따라서 법 개정 이후로는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공시가격이 아닌 정부가 공개한 실거래가 기준 재산신고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2007년 법 개정 이후 지금까지 13년간 공시가격 기준으로 신고되면서 재산축소 공개를 지속했다.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상승으로 공직자들의 재산공개가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언론 보도로 공직자들의 재산관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제야 행안부는 2018년 6월 시행령을 개정,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높은 금액을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이를 감독하고 심사해야 할 인사혁신처는 오히려 “실거래가는 취득가격을 의미하는 것이지 시가가 아니다”라는 법취지에 위배 되는 해석으로 시세와 동떨어진 가격신고를 정당화시켰다.

재산신고 거부도 문제다. 김현미 장관, 남동균 공항공사 사장 등 국토부 10명, 인사혁신처 4명이 공직자 부·모·자·손자 등 가족들이 독립생계 유지, 타인부양 등을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직계가족의 추가 소유 가능성도 있으나 장남의 재산 고지거부, 주소 미공개 등으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 <자료=경실련>

이처럼 고위공직자들이 관련 법과 달리 실거래가가 아닌 낮게 조작된 공시가격 기준으로 재산을 신고하고 있으나 인사혁신처는 허술한 심사 등으로 재산축소 신고를 조장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불로소득이 근로소득보다 많다는 사실이 은폐되고 있다. 이런 불공정한 제도로 인해 부정한 재산증식이 우려되고 공직자 윤리 강화라는 재산공개의 취지도 훼손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당장 불공정한 공시가격이 아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재산을 다시 신고하고 제대로 신고를 했는지 철저히 심사함으로써 정확한 재산공개를 유도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토부가 15년째 가격을 낮게 조작 불로소득을 숨기거나 감추고 60여 종류의 세금 등을 탈세토록 유도하는 행위를 개혁하도록 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정축재를 방지하기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도 이루어져야 한다. △재산등록을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모두를 신고토록 의무화하고(제4조 등록재산 가액 산정방법), △재산신고 시 해당 재산의 취득 일자·취득 경위·소득원 등 재산형성 과정을 의무적으로 심사하도록 하고(제8조 등록사항의 심사), △직계존비속의 고지거부를 불가능하게 해 재산 은닉의 통로를 차단해야 한다(제12조 성실등록 의무).

경실련은 “불공정한 공시가격 개선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관련 법 개정 없이도 국토부와 인사혁신처의 의지만 있으면 공시가격 개선, 실거래가 기준 신고가 가능해지고 정확한 재산공개를 유도할 수 있다”고 5일 주장했다.

한편 경실련은 앞으로도 <고위공직자 부동산 재산을 해부한다>를 시리즈를 통해 입법부인 국회, 검찰과 사법부 그리고 청와대 등 주요 공직자 재산공개현황을 분석, 지속해서 발표하고 국민의 올바른 알 권리 보장을 위한 본격적인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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