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개혁의 로드맵

[시민기자석] 한석현l승인2008.04.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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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적 해석을 빌 것도 없이 인간이 추구해야할 모럴 가운데 으뜸가는 덕목으로 손꼽혀지는 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조물주의 창조목적에 부합되는 바른 선택의 길이다. 낙후된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이끌어 올리고자 함에 있어서 당연히 가야할 길이라 함에 이론을 달수가 없다. 우리는 이를 극명히 보여주는 많은 조짐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본시 사람은 감성동물의 한계를 벗어남이 없어 세상에는 인간을 경쟁과 각축의 대상으로 보고 “생존경쟁에 승리하지 않으면 자연도태를 면치 못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는 진화론의 신봉자와 인간을 사랑의 대상으로 보듬는 보편적 가치의 신봉자 등 두 부류로 나뉘고 그 연장선 위에서 정치적으로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사활 관건을 걸고 건곤일척의 쟁패를 벌이고 있다.

볼세비키 혁명이 단초를 제공한 후 피로 얼룩졌던 지난 세기 중 쟁패의 제일라운드는 ‘보수’의 일방 승리로 막을 내렸다. 공산주의 실험의 실패는 소련체제와 동구권의 붕괴, 사회진영의 시장 경제 원리 도입 등으로 극명히 드러났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실패는 오늘날 인류사회에 큰 경종을 울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주제와는 다르지만 국가백년대계라 일컬어지는 교육현안을 잠시 짚어 보기로 한다. 교육은 말하자면 공의로운 판단기준의 대변자인 국가의 인재 양성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신성하여 인간의 사사로운 이기적 욕망이나 탐욕이 끼어들거나 그 난무장이 돼서는 안 되는 금단의 성채라 함이 이 거창한 프로젝트에 대해 내려져야할 정의(定義)인 것으로 믿어진다. 우리는 그 개념적 혼돈이 야기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장 한복판에서 살아가고 있다.

보장 제도가 완비되고 사회안전망 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진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기독국가들은 교육비 전액을 국고지원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하여 수업료의 대부분을 학부모에게 분담시키는 우리나라와는 천양지차임을 알 수 있다.

교육 시스템을 선진국 형으로 운영하면 후진적 상황을 극복하고 학교에서 공공기능을 살릴 수 있으며 허리가 휘어질 정도로 중압감을 느끼는 학부모의 짐을 덜어주는 이점도 있다. 이 같은 환경조건이 조성되면 국리민복의 증진은 절로 이루어질 것임이 분명하다.

근자 학교에서 빈발하는 자살이나 폭력 사건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 문외한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 같은 사태진전의 근본 원인 분석에서 선생님이나 학교의 관심이 온통 소수 엘리트 학생에 기울고 그들만을 위해 종을 울리는데 대한 반발심의 작동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환경이 그러하니 그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소외감이야 오죽하겠는가. 예측 불허의 행동반응을 보이리라 함은 십분 내다보이는 일이다.

이는 교육현안의 해법을 찾기 위해 충분히 논의 되고 신중히 검토돼야할 사안이 아닐까. 근본 문제의 성찰을 빠뜨린 채 교육 당국자들이 예방책으로 제시하는 것이 고작 학원 내 방법 순찰과 처벌의 강화 등 대증요법 적 치유책이라는데 이르러서는 어안이 벙벙해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한국 교육의 모순은 어디 있는가. 활성화시켜야할 공교육 기능을 마비시키고 사교육 장려 분위기에 젖어드는 와중에 학생들을 선택의 여지조차 없이 과외열풍에 휘말리도록 부추기는 그릇된 교육관행이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선수 양성 프로그램에는 어려서부터 신체적 조건, 소질, 적성 등에 대한 종합 검증을 거쳐 대상을 선발하여 집중 훈련을 시키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정착돼 있다고 들었다. 이는 비운동권 학생, 특히 각급학교학생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할 원칙이라는데 아낌없이 동의한다. 그 시스템의 개발노력이 이제보다 절실한 때를 맞은 적이 없었다.

교육이 완전히 국가 관리에 놓이게 되면 오늘날 고소득층 학부모들이 과외를 시키는 따위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악폐는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학교에서는 이따금 고소득 계층 부모의 로비에 걸려 무자격자를 선수로 기용하거나 대학입시에 영향을 끼치는 등 선수 선출 권을 남용하는 교사 이야기가 나온다. 그 물의가 팀의 전력(戰力)을 얼마나 약화시키고 전체 학생에 위화감을 심어주었던가. 5공화국 때처럼 강권으로라도 과외열풍을 차단하지 않는 한 학교전반으로 확산돼 학원분위기를 삭막함으로 일그러뜨리는 모순을 시정할 길은 없을 것이다.

릴레이나 마라돈 경기에서처럼 능력의 우열을 옳게 평가하려면 학생 전원을 같은 출발선 상에 세워 “준비 땅”을 해야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액과외로 실력을 다지는 게 어떠냐?”는 등 공동체 의식을 저버린 몰상식한 망언 자들에게 말려든다면 사회에서 조화의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국력의 쇠락과 산성화를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 의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오늘의 교육정책의 문제는 대학입시 요강이나 영어교육의 효율화에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


한석현 신앙에세이 ‘하늘나라 영광나라’ 저자

한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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